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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금융, 코로나 시대 녹색전환 위한 견인차로 나서다
  • 박희정 기자
  • 승인 2020.07.10 10:42
  • 호수 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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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계는 코로나 사태로 인한 매출 급감과 유동성 악화로 인해 전례 없는 위기를 겪고 있다. 이를 회복하기 위해 경제위기와 환경위기를 동시에 극복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데 국제사회는 공감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정부차원에서 환경규제 관련 컨설팅이나 환경산업육성자금을 확대하는 등으로 경제사회 전반의 녹색전환을 꾀하고 있다. 코로나로 인한 전 세계 경제구조가 이전과 확연히 다른 급박한 변화를 겪고 있는 가운데, 이 위기를 녹색경제로의 전환을 위한 적기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변화의 과정을 좀더 유연하게 이끌기 위해 세계는 녹색금융의 중요성을 실감하고 있다.

 

유럽연합, 코로나19 회복 펀드로 7500억 유로 녹색 조건에 따라 투자

녹색금융은 국제적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유럽연합이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유럽연합은 녹색금융의 4분의 1의 지출을 기후활동에 할당했고, ‘do no harm’ 조항에 의해 환경적으로 피해를 주는 투자는 배제했다.

유럽연합은 7년간 1조 유로의 예산안을 업데이트하고 7500억 유로의 복구 계획을 녹색 및 디지털 전환에 맞출 것이라고 최근 공식적으로 밝혔다. 또 유럽연합이 코로나 바이러스 위기에서 연합국들이 회복되는 것을 돕기 위해 제안한 7500억 유로의 기금에는 녹색조건이 붙을 것이며, 모든 기금의 25%가 기후활동을 위해 적립될 것이라고 유럽위원회는 전했다.

예산 지출은 기후변화 완화 등 적어도 6개의 사전 정의된 환경 목표 중 하나에 기여하는 기술에 민간 투자를 하는 지속가능한 금융 분류법에 의한다. 그리고 이 분류법에 내재된 ‘do no harm’ 원칙은 오염 방지나 통제와 같은 다른 환경 목표를 저해하는 것으로 보이는 원자력 같은 기술은 원칙적으로 제외된다.

이번 발표는 기후변화에 관한 기관투자가그룹(IIGCC)의 연기금과 자산운용사들로부터 환영을 받았다. IIGCC는 녹색 회복이 앞으로 수십 년간 기후 위기를 부채질할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 투자를 피할 수 있는 유일한 선택이라고 평했다. 30조 유로가 넘는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IIGCC의 스테파니 파이퍼 최고경영자는 “녹색금융 분류체계와의 연계는 공적자금이 보다 깨끗하고 탄력적인 미래를 지원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환경론자들은 이 복구 계획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긍정적으로는 ‘do no harm’ 원칙이 코로나 이후에도 저탄소 경제를 계속 구축할 수 있게 할 것이며, 이는 우리 경제를 약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튼튼하게 해줄 것이라고 봤다. 반면, 일각에서는 기금에 대한 조치가 그 자체로도 충분하지 않을 뿐 아니라 유럽연합 예산에서 25%의 녹색쿼터는 도전의 규모를 감안할 때 너무 낮다고 지적한다.

 

유럽투자은행, 진정한 ‘기후은행’ 되려면 더 나아가야 한다

코로나19 대유행의 여파로 인한 경기 침체에 따라 일부 사람들은 지금이 녹색전환을 포기할 때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위기는 유럽연합이 코로나 바이러스 위기를 극복하려면 자원을 결집하고 탄소 이후의 사회에 대한 투자를 가속화해야 하며, 훨씬 더 심각한 생태학적 파괴와 기후 위기를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더욱 분명하게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유럽연합의 재정기구인 유럽투자은행(EIB)이 제시한 2021-25 로드맵에 의해 파리협정에 동조하는 데 필요한 개혁을 수용한다면 이 변화의 순간의 핵심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코로나19 비상사태 속에서 유럽투자은행은 이미 ‘유럽연합 기후은행’으로 변모하는 과정에 있다. 지난 몇 년간 기후행동약속에 대한 기준을 점차 높 여왔으며, 현재 기후은행 로드맵 2021-2025에 대한 공개협의가 한창이다.

유럽투자은행은 2019년 11월 시민사회운동에 이어 2021년 말까지 화석연료 산업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는 획기적인 결정을 내렸다. 이러한 움직임은 유럽투자은행이 유럽 그린딜의 금융 기관차가 되기 위한 조건으로 여겨졌다. 또한 유럽투자은행은 향후 몇 년 안에 은행 포트폴리오의 절반을 기후행동과 환경 프로젝트에 바치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들은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있다. 2013년과 2019년 사이에 새로운 석탄발전용량을 개발할 계획이었던 몇몇 석탄의존회사들은 거의 50억 유로의 유럽투자은행의 대출을 받았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경기둔화에서 반등을 위해 발버둥을 치면서 이미 유럽투자은행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유럽투자은행이 진정한 유럽연합의 기후은행이 되기 위해서는 산업, 교통, 에너지와 같은 탄소 집약적인 부문의 변혁을 촉진하기 위해 금융 압력을 사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좀더 구체적으로, 유럽투자은행은 이러한 분야의 고탄소 프로젝트에 대한 지원을 완전히 없애야 하고, 또한 탈탄소화 계획의 개발과 엄격한 시행에 대한 탄소 집약적인 기업의 투자에 대한 지원을 조건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2008년 금융위기 여파로 유럽 완성차 업체들에게까지 확장된 유럽투자은행의 자금은 악명 높은 폭스바겐의 디젤게이트 사건에서 오용된 바 있다. 조사 결과 폭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 계획과 관련해 사용된 유럽투자은행 자금은 기후조치로 분류됐다. 유럽투자은행이 취해야 할 가장 중요한 단계 역시 유럽위원회의 ‘do no harm’ 원칙을 따르는 것이 요구된다.

 

자본 재분배 통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 녹색전환 자극할 수 있어야

국제통화기금(IMF)도 각국 정부가 녹색 부문에 긴급 대출을 투자하고 화석연료에 대한 보조금을 폐기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 대유행으로 피해를 입은 정부에 1조 달러를 빌려주기 위해 준비하면서 국제통화기금이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자금 사용에 지침을 내리고 있다.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한 여행 제한 속에 전 세계적으로 경제활동이 침체되면서, IMF에 긴급금융을 신청한 나라는 100여 개국에 이른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바 국제통화기금 총재는 최근 기후금융에 관한 온라인 회담에서 공중보건 위기 이후 재건할 돈은 화석연료에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고 녹색산업에 투자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 바이러스에 반응하면서 기후변화에 대한 조치를 ‘일시 중지’하는 것은 실수”라고 말했다. “우리는 지금 엄청난 규모의 재정 부양책을 배치하려고 하고 있으며, 동시에 두 가지 위기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방식으로 이를 수행할 수 있다. 세계가 이 코로나 바이러스 위기에서 더욱 탄력적으로 나오려면, 우리는 그것을 녹색 회복으로 만들기 위해 전력을 다해야 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국제통화기금은 각국 정부가 회복을 위한 수익을 높이고 민간 부문에 배출량 감축을 유도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을 촉구했다. 유엔 기후금융 특사인 마크 카니 차기 유엔 기후협상의 영국 주재 자문위원이 이 주제에 대해 설명했다. 영국은행 총재였던 카니는 기업들이 그들의 사업 모델에 기후와 관련된 위협에 대해 명확히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이니셔티브를 추진해 자본이 더 현명하게 투자될 수 있도록 했다. 경제가 코로나 바이러스 이후 상황에 적응함에 따라 “자본의 대규모 재분배가 있을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예를 들어 보건 및 교육 서비스는 온라인으로 전환해 벽돌과 박격포에서 통신사로 투자를 전환할 수 있다. 카니는 정부들이 “깨끗한 경제로의 전환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금융 틀을 구현하기 위해 이 기회를 이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국제통화기금 긴급구호 대상국으로는 석유수출국으로서 석유수요가 급감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나이지리아가 꼽힌다. 이 나라는 석유 파동이 더 넓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완화하기 위해 34억 달러의 융자를 받았다. 동시에, 정부는 비싼 휘발유 보조금을 폐지했다. 이러한 국제통화기금의 재정적 지원이 구속력 있는 녹색 조건의 요구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과제다.

 

경기 회생을 위한 녹색금융이 위기를 기회로 바꾸다

금융계에서는 녹색금융의 개념을 3가지 범주로 보고 있다. 녹색기술과 녹색산업의 육성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관련 산업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선도하는 금융, 기업과 개인의 생산과 소비활동이 친환경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녹색금융상품을 개발해 국가경제 전체의 에너지효율 개선과 환경훼손 방지를 유도하는 금융, 또 탄소시장 형성과 각종 환경규제 강화 등 산업환경 변화에 대응해 금융기업이 새로운 수익원을 적극 발굴하는 것이다. 즉 녹색금융은 새로운 금융규제가 아니라 기후환경 위험에 대응하고 기후환경적 충격에 대비해 외부충격에 대한 탄력성을 높이는 금융 경영전략이라는 점에서 중요성이 크다.

국내는 최근 코로나로 인한 경제위기 극복과 코로나 이후 시대 대비를 위해 2020년 제3회 추가경정예산안으로 6951억원을 증액 편성했다. 이중 5867억원을 저탄소 구조 전환과 녹색산업 혁신 등 그린뉴딜 사업에 투자하고, 디지털 뉴딜에 171억원, 고용위기 극복을 위한 직접 일자리 창출에 624억원, 기타사업에 289억원을 증액했다. 이를 통해 약 1만 7000여개의 일자리가 새롭게 창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추경은 기후·환경 위기와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크며 하반기에 즉시 착수가 가능한 사업들을 대상으로 편성했다고 정부는 설명했다.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서도 국내 금융산업과 환경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최근 ‘유엔환경계획 금융이니셔티브’의 지원기관으로 가입했는데, 유엔환경계획 금융 이니셔티브는 유엔환경계획(UNEP)과 금융기관 간 협력기구로, 금융기관이 지속가능성을 바탕으로 경영활동을 추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전 세계 300개 이상의 금융기관이 참여하고 있으며, 국내는 금융감독원, 신한은행, 하나은행, KB은행, DGB금융,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등 8개 기관이 가입했다. 환경부는 녹색금융의 기반이 되는 녹색분류체계를 확립하고 녹색산업 지원자금 확대, 환경기반시설 투자 활성화, 녹색금융 전문가 양성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한다.

국제적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녹색금융에 발맞춰 국내 금융권도 기업성장을 견인하는 고유의 금융 기능과 함께 환경적 측면의 전 지구적 리스크 해결에 적극 참여함으로써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마련함은 물론, 사회전반의 녹색전환을 이끄는 중요한 발판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박희정 기자  doban0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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