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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한 공기를 위한 절호의 기회, 놓쳐서는 안 된다
  • 임호동 기자
  • 승인 2020.07.10 10:48
  • 호수 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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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를 휩쓴 COVID-19(이하 코로나19)는 우리의 삶부터 주변 환경까지 많은 것을 변화시키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주목받았던 것은 인간의 활동이 줄어들면서 나타난 자연의 정화능력이었다. 특히 맑은 공기는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위안거리가 됐다. 그리고 우리는 이처럼 정화된 대기 환경을 코로나19 이후에도 유지되기를 바라고 있다.

 

코로나로 멈춘 세상, 미세먼지도 사라졌다

올해도 다를 바 없었다. 지난 겨울부터 지금까지 우리는 외부활동을 할 때마다 마스크를 필수적으로 챙겨야 했다. 하지만 마스크를 착용하는 이유는 달랐다. 올해는 지난 몇 년 동안 시도 때도 없이 발생하던 미세먼지 때문이 아니었다. 코로나19라는 유례없는 전파력을 가진 전염병 때문이었다. 이러한 전염병으로 인해 세상이 멈추자 우리를 괴롭히던 미세먼지는 신기하게도 자취를 감췄다.

지난 5월 2일 국회 예산정책처 분석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로 전국 17개 시도의 미세먼지 일평균 농도가 작년의 절반 가까이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예산정책처는 환경공단 자료를 인용, 지난 3월 17개 시도의 일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21㎍/㎥으로 작년 같은 기간(39㎍/㎥) 대비 46% 감소했다고 밝혔다.

예산정책처는 경제·산업동향 보고서를 통해 올해 1∼3월의 미세먼지농도는 작년 대비 양호했고, 특히 코로나19의 영향이 본격화한 3월의 개선 효과가 높았다고 밝혔다. 특히 1월부터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등 정책효과와 양호한 기상환경에 2월부터 집중 발병한 중국의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국외 영향이 줄어들었고, 3월부터는 국내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국내 경제활동이 위축된 것이 미세먼지 절감에 원인이 된 것으로 분석했다.

환경부 역시 지난해 12월부터 올 3월까지 국내 초미세먼지 배출량은 2016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2만 2000톤 감소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중국에서 강력한 봉쇄 정책이 시행되면서 수송과 경공업, 에너지 등의 분야에서 배출이 크게 줄어듦과 동시에 국내의 대기오염 저감정책과 미세먼지 특별대응 대책이 맞물리면서 국내외 요인이 크게 감소한 결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맑아진 대기환경은 그나마 불편을 감수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작은 위안이됐다. 하지만 위안도 잠시 최근 들어 코로나19 사태가 어느 정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중국은 지역 봉쇄를 해제하고 경제활동을 재기하면서 다시 대기오염물질을 생성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이 종료되면서 그만큼 활동성이 늘어나면서 다시 미세먼지가 나쁨을 기록하는 날도 발생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코로나19의 종식과 함께 초미세먼지라는 재앙이 찾아올지도 모른다.

 

잠깐 사라진 미세먼지, 잠재된 재앙

미세먼지의 위험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르다. 대기 중에 먼지는 입자의 크기에 따라 분류되는데 입자 크기가 큰 총먼지(TSP:total suspended particles)와 지름이 10㎛ 이하인 미세먼지, 지름이 2.5㎛ 이하인 초미세먼지로 나뉜다. 그 중에서 10㎛ 이하의 미세먼지는 사람의 폐포까지 깊숙이 침투해 각종 호흡기 질환을 일으킨다. 또한 미세먼지는 자동차, 굴뚝 등에서 발생하는 1차 미세먼지와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암모니아, 휘발성 유기화합물 등이 대기 중에서 서로 반응해 생성되는 2차 미세먼지로 나뉘는데, 2차 미세먼지는 한 번 사람 몸 속으로 들어가면 배출이 안 되는 초미세먼지로 변해 인체에 해를 입힌다.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먼지가 우리 몸에 치명적인 위협이 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3월 대한의사협회는 초미세먼지 노출로 인한 우리나라의 한 해 조기 사망자는 1만 1924명에 달하며, 초미세먼지가 10㎍/㎥ 증가할 때 폐암 발생률은 9%, 뇌혈관질환 사망률은 10%, 천식 증상 악화는 29% 증가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따로 있다. 대중에게 잘 알려진 미세먼지의 유해성과 위험성과 달리 미세먼지에 대한 정보는 아직 취약하다는 것이다. 미세먼지는 수많은 원인 물질이 존재하는 만큼 발생 요인을 명확하게 밝혀내기 어렵다. 물론 국내외 요인으로 구분하고 있지만, 이를 두고도 아직까지 설왕설래가 오가고 있는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안개 등 자연에 존재하는 액상 물질과 어떤 조건에서 반응하는지, 어떤 기압과 함께 이동하고 국경을 넘는지에 대한 정보는 아직 걸음마 단계에 가깝다.

특히 미세먼지의 경우 국경을 넘는 월경성 오염물질이기 때문에 단 하나의 지역, 하나의 국가로 해결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결국 미세먼지에 대한 연구와 해결점을 찾기 위해서는 다양한 국가들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미세먼지도 함께 길을 찾아야

국내 대기오염원과 중국에서 유입되는 해외 대기오염원이 미세먼지 발생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해 3월 미세먼지 해결을 위해 중국 등의 국가간 대책을 마련하는 범국가적 틀을 만들라는 국민과 국회의 요구에 따라 문재인 대통령은 3월 21일 반기문 전 UN사무총장을 만나 범국가적기구 구성에 돌입했다. 그리고 약 한 달여가 지난 4월 29일 대통령 직속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국가기후환경회의’가 출범했다.

반기문 전 UN사무총장이 위원장을 맡은 국가기후환경회의는 사회 각계각층을 대표하는 42명의 위원으로 구성돼 미세먼지 문제 등을 국민의 눈높이에서 검토해 근본적인 해법을 정부에 제안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국무총리실 소속 미세먼지 대책 특별위원회가 정부 정책을 심의·조정하는 역할을 한다면, 국가기후환경회의는 국민의 여론을 모아 사회적 합의를 이루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특히 국가기후환경회의는 미세먼지 문제로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동북아시아 지역 국가들과 내실 있게 협력할 수 있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강구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국내에서도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중국과의 미세먼지 문제에 대한 공조를 고심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여론은 아직 중국과의 미세먼지 공조가 아닌 책임문제에만 주목하고 있다.

이에 지난해 반기문 위원장은 “미세먼지를 실질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선 오염원의 과학적 규명이 필요하고 결국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책임을 서로 미루며 실천을 망설여서는 앞으로 나갈 수 없다. 국가들끼리 서로 싸우지 말고 대기오염물질과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정부도 미세먼지의 배출량과 발생 시기 등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도록 원천기술 연구개발(R&D)을 추진하며, 동북아 지역 연계 초미세먼지 기술개발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지난 6월 1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미세먼지 R&D 추진전략(2020년∼2024년)’을 발표했다. 추진전략은 미세먼지 원인 규명 기초 연구 강화, 미세먼지 관리기반(측정, 예보, 배출량) 고도화, 미세먼지기술 R&D 성과 분석 및 원천기술 개발 등 3개 전략으로 구성됐다.

정부는 먼저 미세먼지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도출하기 위해 미세먼지가 생성되는 과정과 미세먼지의 물리·화학적 특성, 고농도 미세먼지 지속현상 원인 등 원인 규명을 위한 기초연구에 투자할 예정이며, 2020∼2024년 5년간 총 458억원을 투입해 ‘동북아-지역 연계 초미세먼지 대응 기술개발 사업’을 출범할 계획이다. 올해에는 45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동북아국가 연구자들이 국제협력 연구를 진행, 한국형 초미세먼지 관리 시스템을 마련하고, 지역별 초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지역 맞춤형 통합관리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2월 발사한 미세먼지 관측 위성 천리안 2B호와 항공기 등을 활용해 위성 데이터 처리 알고리즘과 항공 관측 기법 등을 개발할 예정이다. 이동통신사 등 민간기업의 데이터를 연계해 3차원 미세먼지 공간분포측정 기술을 개발하고, 위성·항공기·지상 등에서 관측한 데이터를 통합 제공하는 데이터플랫폼 고도화와 인공지능 활용 예보모델 고도화도 추진된다. 위성으로 미세먼지 농도를 측정해 미세먼지 배출량을 추정하는 기법도 개발할 방침이다.

마지막으로 그동안 추진해 온 미세먼지 R&D의 성과를 분석해 R&D 공백 영역을 도출하고, 향후 신규 미세먼지 R&D 사업 기획에 활용한다. R&D 성과가 미세먼지 문제 해결에 기여한 점을 국민들의 관점에서 이해하기 쉬운 형태로 제작할 예정이다.

특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출연연을 중심으로 배출 저감 및 인체 노출 최소화를 위한 원천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출연연 미세먼지 R&D 협의체’를 운영해 연구자 애로사항 등 현장의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며, 향후 확대 운영을 검토할 계획이다.

결국 적극적으로 미세먼지를 해결하는 데 국가간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한편, 미세먼지 관측, 관리, 해결기술을 개발해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는 것이 방침이다. 이를 계획대로 잘 이행한다면 미세먼지 해결은 물론 새로운 과학기술과 산업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경제적 타격을 극복하기 위해 중국의 대기환경 규제가 후퇴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시점에서 얼마나 미세먼지 대응과 국가 공조가 잘 이뤄질 수 있는지는 국가의 전략과 의지에 달려있다. 부디 지속적인 미세먼지 국외 공조와 기술개발이 이뤄져 맑은 공기가 코로나19 이후에도 이어질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임호동 기자  ihd333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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