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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 논란의 원전, 안전을 입증해야
  • 임호동 기자
  • 승인 2020.09.10 09:54
  • 호수 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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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계속된 의심과 불안을 이겨내기 위해 무수한 노력이 필요하다. 부실의혹을 받고 있는 한빛 원전에 이어지고 있는 지역주민을 비롯한 국민들의 불안은 사그라 들지 않고 있다. 이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은 이제 시작됐다.

 

구멍 뚫린 원전

지난해 5월, 전라남도 영광군의 주민들을 경악하게 만드는 소식이 있었다. 전라남도 영광군에 위치한 한빛원자력발전소 4호기 원자로 격납건물에서 커다란 구멍이 발견된 것이다. 원전 격납 건물은 방사능 유출을 막기 위해 원자로와 증기발생기 등 원전 핵심 시설을 둘러싼 콘크리트 돔 형태의 구조물로, 가장 안전해야 할 벽이었다. 이러한 벽에 무려 가로 331cm, 세로 38~97cm, 깊이 4.5~157cm의 구멍이 발견됐다.

격납건물은 총 두께가 167cm임을 감안하면 남아있는 10cm만이 방사선을 막고 있었다는 이야기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전남 영광주민, 환경단체,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한빛원전 민관합동조사단의 발표에 따르면 영광군에 존재하는 모든 원전에서 공극이 발견됐다. 민관조사단의 발표에 따르면 공극의 수는 한빛 1호기 14개, 2호기 18개, 3호기 94개, 4호기 96개 등 총 222개에 달한다.

원인은 하중 감축, 건설 시간 단축 등에 의한 부실시공이었다. 이러한 소식에 국민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조그마한 실수만으로도 한반도 전역을 위험에 빠트릴 수 있는 곳에서 부실시공 논란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에 국회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즉시 비상회의를 열고, 현재 가동 중인 모든 원전에 대한 점검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원안위는 한빛 4호기에서 문제가 된 직경 30인치를 초과하는 대형 관통부 하부 전체에 대한 전수 점검도 추진하는 한편, 한빛 4호기에 대해서는 구조물 건전성 평가를 오는 8월 중으로 실시하고 결과를 토대로 콘크리트 결함부위에 대한 보수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한빛 4호기에서 거대한 공극이 발견된 뒤 안전 대책에 돌입한 원안위는 한빛3·4호기 환경방사능 측정값을 측정 확인한 결과를 발표했고, 다행히 방사능 물질 누출은 없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러한 대책 발표와 안정성 검증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신뢰는 회복되지 않았다.

 

부실 논란에 가동이 중지된 영광군의 한빛 원전

신뢰회복을 위한 노력은 이제 시작

한 번의 실수로 한반도 전역을 위험에 노출시킬 수 있을 만큼의 위험성을 가진 원자력 발전에 있어 안전성 문제는 존폐 여부를 결정할 중요한 키와도 같다.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인해 입지가 적어진 상황에서 이러한 안전성 문제까지 발생한 원전에 비난의 화살이 쏟아진 것은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그나마 위안이라면 이러한 위기를 터닝포인트 삼아 안전성 문제를 되짚어 가고 있다는 점이다. 문제가 발생한 한빛원전 3·4기를 비롯해 한빛원전 5호기의 가동은 지금까지 중지된 채 정비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또한 원안위는 지난해 10월 한빛원전 3·4호기 사업자인 한국수력원자력, 시공자인 현대건설, 설계사인 한국전력, 원안위,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한국콘크리트학회 등을 구성원으로 하는 ‘한빛원전 3·4호기 격납건물 공극 현안 관련 협의체(이하 협의체)’를 구성 운영하고 있다. 원전의 부실 시공 사태의 반성과 책임, 그리고 발전적 대안 마련을 위해 마련된 협의체는 부실 시공 근본 원인 정보를 공유하고 한빛 3·4호기 안전성 확보를 위해 부실시공 에 대한 관련 업체·기관의 폭넓은 책임 인정과 비용 분담 등을 논의해 나가고 있다.

한빛원전민간환경안전감시위원회 역시 이들의 행보를 감시하는 한편, 방사능 유출 및 오염 여부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있다. 특히 위원회는 영광 지역에 유통되는 농·수산물의 방사능 오염에 대한 군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매월 방사능 분석을 시행하고 그 결과를 공개하고 있다. 최근 7월 유통된 농산물 분석결과 방사능 물질은 검출되지 않았으며, 전반기 분석결과도 최근 2~3년 조사결과 대비 특이사항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빛 원전 안전 문제에 대한 논의는 이처럼 다양한 방면에서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한빛원전에서는 계속해서 잡음이 들려오고 있다. 2017년 5월 18일부터 계획예방정비에 들어간 한빛 4호기는 당초 2020년 2월 정비를 완료할 예정이었지만 9월 30일까지 연장했다.

2018년 5월 11일에 정비를 시작한 3호기도 2020년 2월 25일 정비를 완료할 예정이었으나 정비 기간을 연장했다. 지속적으로 문제가 발생하고 있고, 검토에 대한 논의가 길어지면서 정비 완료기간은 해를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부실시공에 대한 책임과 보수를 놓고도 시공사인 현대·한국전력과 관리감독책임이 있는 한수원의 책임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돼 한빛원전의 재가동은 장기전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원자력 발전에 있어 안전성 논란은 반드시 해결돼야 하고 없어져야 할 문제다. 장기전이 되더라도 빈틈이 없도록 논의가 이뤄지고 정비와 보수가 완벽하게 이뤄져야 한다.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그동안 해온 노력보다 더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임호동 기자  ihd333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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