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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생명체 보호해주는 오존층, 북극도 뚫렸다
  • 박희정 기자
  • 승인 2020.09.10 10:03
  • 호수 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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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 상공에 구멍이 뚫리기 시작하면서 세계에 충격을 줬던 오존층 문제가 또다시 불거졌다. 이번에는 북극에 그린란드 면적의 3배에 해당하는 구멍이 뚫렸다. 사실상 열대지역을 제외한 지구 대기층 대부분에 구멍이 나고 있는 셈이다.

 

지구의 생사가 걸린 오존층

오존은 지구대기에는 미량으로 존재하지만 50km 상공의 오존층에서는 높은 밀도를 나타낸다. 성층권 상층에서 산소분자(O2)는 태양복사에너지 중 자외선을 흡수해 2개의 산소원자(O)로 분리되고, 다른 분리되지 않은 산소분자와 결합해 오존(O3)을 생성한다. 이로 인해 성층권에 많은 오존이 존재하게 되는데, 이 오존층은 짧은 파장으로 복사되는 강한 자외선이 지표면에 도달하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자외선은 거의 대부분의 생명체에게 치명적이다. 만약 오존층이 파괴되고 자외선이 지표에 도달하면 지구상의 생물체 대부분은 피해를 입을 것이다. 인체 피부암, 백내장 발병률이 증가하고, 많은 생명체에 유전적 결함을 일으킬 확률이 높아진다. 게다가 인체의 면역력이 약화돼 헤르페스, 말라리아 등의 전염병까지 발생하게 된다. 자외선은 식물의 생장에도 악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식물성 플랑크톤이 줄어들어 바다생태계가 균형을 잃는 등의 환경문제를 발생시킬 것이다. 오존층이 완전히 파괴돼 자외선이 그대로 지표면에 도달하면 인류는 지상의 생물들과 함께 바다 속으로 들어가거나 아니면 아예 지구를 떠나는 것 외에는 해결책이 없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게 될지도 모른다. 우리는 당장 뜨거운 여름햇빛에 노출된 피부를 봐도 자외선의 위력을 짐작할 수 있다.

1980년대 중반에 과학자들은 남극대륙 상공의 오존층에 주기적으로 구멍이 나타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런 곳의 오존층 밀도는 정상밀도에 비해 40~50% 정도 적었다. 이런 심한 부분적 감소는 자연적인 현상으로도 설명되지만 오존파괴물질에 의해 가속됐을 것으로 보인다. 오존파괴물질은 주로 ‘프레온’이라는 상품명으로 생산돼온 클로로플루오로카본이나 소화기에 들어가는 할론, 질소산화물들이다. 특히 클로로플루오로카본은 전자부품의 세척제, 냉장고의 냉매, 스프레이의 분사기체로 널리 쓰이는 물질로, 성층권에 도달한 이 가스는 자외선에 의해 분해돼 염소원자를 방출하는데, 이 염소원자 하나가 오존분자 10만개 이상을 파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화학물질은 대기 중에 50~100년 동안 남아 지구 오존층은 21세기가 끝날 때까지도 원래 상태를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암울한 진단이 나온다.

최근 유럽우주국(ESA)에 따르면 지난 3월 북극에서 최초로 오존 구멍을 발견했다. 이는 그린란드 면적의 약 3배에 이르며, 1982년 인류가 오존층 관측을 시작한 이래 북극 지역에서 발견된 구멍 가운데 가장 큰 것이다. 오존층 구멍은 주로 날씨가 더 추운 남극지역에서 대규모로 생성돼 이번 북극 오존층 구멍을 과학자들은 이례적이라고 보고 있다.

프레온 가스는 매우 안정된 화학물질 이어서 오존층이 있는 성층권까지 분해되지 않고 상승했다가 자외선을 만나 분해된다. 지상 근처의 공기를 상승시키는 극지방 소용돌이가 남극에서 더 자주 나타나기 때문에 오존층 구멍도 남극에서 크게 나타나는 것이다. 유럽우주국은 지난겨울 북극 지역의 기록적인 추위로 극지방 소용돌이가 많이 발생해 오존층 구멍도 더욱 커진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따라 북반구에 쏟아지는 자외선 양도 예년보다 증가할 전망이다.

 

강제성 없는 국제협약에 오존층 보호 취약

오존층 구멍이 대류에 의해 생성된 것이 아니라 화학물질에 의한 것임이 입증되자 전 세계는 프레온 가스와 할론 사용에 대한 규제를 만들어 이들의 제조를 계획적으로 감소시키고 있으며, 자동차의 배기가스에서 나오는 질소산화물의 허용량에 대한 규제도 생겼다.

이에 따라 1987년 몬트리올 의정서를 기점으로 프레온 가스의 사용이 전면 금지되기에 이르렀고, 그 노력에 힘입어 오존층이 서서히 회복되고 있는 중이다. 2010년부터는 오존층 파괴 물질의 사용을 완전 금지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오존량은 2010년 이후 점차 회복돼 한때 5%에 달하던 오존층 파괴율은 2012년 3.5%로 떨어졌다. 이대로 오존층을 잘 지켜낸다면 21세기 말까지 오존층의 구멍이 완전히 메워질 것으로 추정된다. 한 연구에 따르면 2000년 이후 오존층은 10년마다 1~3%의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연구진은 이 속도대로라면 북반구와 중간위도의 오존은 2030년쯤, 남반구의 오존은 2050년쯤, 극지방의 오존은 2060년쯤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앞서 말했듯이 최근 들어 프레온 가스의 비율이 다시 증가하면서 북극 오존층이 관측사상 역대 최악의 크기로 뚫려 경각심을 고조되고 있다. 국제 사회의 조사결과 갑작스러운 북극 오존층 파괴의 원인이 중국 내에서 광범위하게 재생산된 프레온 가스에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중국은 2010년대 이후 프레온 가스의 생산과 사용을 재개했고 갈수록 사용량을 늘려나가고 있었다. 게다가 중국은 그동안 프레온 가스 사용을 줄였다고 밝혀왔는데, 실제로는 오히려 더 썼다는 사실이 드러났고 이에 전 세계적인 비난을 받고 있다.

미 나사(NASA)의 연구에 의하면 프레온 가스가 규제 없이 계속 사용됐더라면 2060년경 전 세계의 오존층이 완전히 사라졌을 것이다. 더구나 프레온 가스 말고도 그에 버금가는 오존층 파괴물질들도 많다.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오존물질도 있지만, 인간이 만들어내는 오존층 파괴물질의 양은 85%로 절대적으로 많다. 이 때문에 전 세계가 합심하지 않으면 오존층 보호에 비상이 걸릴 수 있다.

오존층 보호를 위해 1987년 오존층 파괴 물질의 생산과 사용을 규제하는 ‘몬트리올 의정서’가 채택된 9월 16일은 세계 오존층 보호의 날로 지정돼 있다. 이날을 기념해 인간 생활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오존층을 보호하고 유해물질을 사용하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다가온 이날이 주는 메시지를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자연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정도를 지나친 현상에 대한 과학계의 경고에 귀기울이지 않아 빚어지고 있는 이상기후현상을 마주하는 요즘, 국제사회는 지구생명을 보호해왔던 오존층에 대한 경각심을 다시금 새롭게 가질 필요가 있다.

박희정 기자  doban0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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