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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방만이 답인 산사태, 이대로는 안 된다
  • 임호동 기자
  • 승인 2020.09.10 10:09
  • 호수 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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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안성시에서 발생한 산사태(산림청)

주거지 근처 산이 위치해 있거나, 지반이 약한 지형에 주거지가 있는 사람들은 집중호우가 시작되면 수해 말고 걱정해야 할 것이 또 있다. 바로 산사태다. 토양이나 암석들이 산의 사면을 따라 갑자기 무너져 내리는 산사태는 언제 어디서 발생할지 모르기 때문에 큰 피해를 입혀왔다. 그나마 최근 기술 발전으로 이러한 산사태의 위험을 미리 측정하고 예보할 수 있다는 점이 위안이 되고 있다.

 

호우 속에 숨어있는 또 다른 위험, 산사태

자연적·인위적인 요인으로 인해 산지가 사면을 따라 갑자기 무너지는 현상을 뜻하는 산사태는 지진, 화산 등 자연재해가 원인이 되곤 하는데, 최근 발생하고 있는 집중호우 역시 산사태의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다. 특히 짧은 시간 많은 비를 내리는 경우 지반을 약화시킬 뿐만 아니라 토사가 액체처럼 액상화가 진행돼 산사태의 위협을 더 키울 수 있다.

이처럼 발생시 막대한 피해를 야기하는 산사태는 최근 들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산림청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산사태로 인한 피해면적은 연평균 226ha, 복구비는 연평균 436억원에 달한다. 특히 국지성집중호우로 인한 산사태로 인해 824ha의 피해면적과 1477억원의 복구비가 투입된 2011년 이후 산사태는 2015년까지 조금씩 줄어드는 듯했으나 2016년 피해면적 54ha(복구비용 187억원), 2017년 피해면적 94ha(복구비용 183억원), 2018년 피해면적 56ha(복구비용 164억원), 2019년 피해면적 159ha(복구비용 429억원) 등 조금씩 피해면적과 복구비용이 다시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최근 들어 산사태의 발생과 피해면적이 늘어나고 있는 이유는 기후변화로 인한 집중호우가 자주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오랜시간 특정지역에 많은 비를 내리는 집중호우는 결국 경사가 심한 산지나 지반이 약한 지형을 더 취약하게 만들어 산사태를 야기하는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실제 사상 최장이자 최악의 장마로 기록된 올해 장마기간 동안에 전국 곳곳에서는 산사태 소식이 들려왔다. 특히 갑작스럽게 많은 비가 내렸던 부산광역시에서는 7곳에서 산사태가 연이어 발생해 충격을 줬으며, 이어 경기도 용인시와 가평군, 전라남도 곡성군, 충청남도 아산시 등에서도 산사태가 발생해재산 및 인명피해를 발생시켰다.

지난 8월 12일 산림청에서 집계한 잠정적인 피해규모는 인명피해 사망·실종 9명(사망 7명, 실종 2명)과 부상 4명이며, 재산피해는 산사태 1548건(627ha), 산지태양광발전시설 12건(1.2ha) 등으로 피해액은 993억 3900만원에 달한다.

문제는 기후변화로 인한 강우 패턴의 변화는 올해와 같은 집중호우를 더 빈번하게 만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결국 집중호우에 의한 산사태도 대비가 필요한 부분인 것이다.

 

2011년 이후 가장 심각한 산사태 피해가 예상되는 올해(사진은 2011년 우면산 산사태 복구 현장)

미리 예보하는 산사태, 적중률을 높여야

산사태의 가장 큰 무서운 점은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언제 어디서 발생할지 몰라 무방비인 상태에서 산사태를 마주하기 때문에 피해범위와 복구비용은 물론 인명, 재산 등의 피해도 클 수밖에 없었다.

이에 산림청은 기상청의 강우예보와 권역별 산사태 토양함수지수를 분석해 ‘산사태 예측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먼저 전국을 강우분포(4개 권역)와 지질특성(3개 권역)을 고려해 각각 권역을 구분해 총 12개(강우분포 권역x지질특성 권역)권역으로 정리하고, 그중에서 지질 특성이 유사한 2개 권역은 통합해 총 11개 권역으로 구분한 뒤 권역별로 과거 산사태 발생 이력분석 결과를 토대로 토양 내 빗물의 양을 토양함수지수로 산정하는 방식이다. 권역별 토양함수지수 80% 도달 시 주의보, 권역별 토양함수지수 100% 도달 시 경보가 발령된다.

그러나 지역별 세부적인 토양특성을 모두 반영해 예측기준을 설정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하다. 현재 산사태 예측정보는 현지 기상 등을 고려해 산사태발생 우려지역 주민에게 예·경보 발령 및 피해예방 기초자료 정도로 활용되고 있다.

실제 이번 사태에 있어 이러한 산사태 예측정보는 무용지물에 가까웠다. 장마기간 동안 산사태의 우려지역에 예·경보가 발령됐지만 인명피해와 재산피해는 피할 수 없었다. 산발적으로 발생하는 산사태에 어떠한 대응도 하지 못했다. 결국 산림청은 지난 8월 8일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16개 시·도 산사태 위기 경보 최고단계인 ‘심각’을 발령했으며, 이는 장마가 끝난 뒤 순차적으로 낮아진 것이 대응의 전부였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산사태의 원인, 대응, 예방문제를 놓고 계속해서 논란이 발생하고 있는 중이다. 이에 대해 산림청은 지난 8월 13일부터 장마 기간 집중호우로 인해 발생한 산사태 등 산림분야 피해에 대한 중앙재난피해합동조사를 실시하고 복구 및 예방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다.

산림청은 산림피해 조사·복구 추진단을 구성해 오늘부터 행정안전부, 지자체, 민간전문가 등과 산림 분야 피해조사를 실시하고, 무인기(드론) 등 과학적인 조사 방법을 이용해 복구계획을 수립할 방침이다. 또한 중앙재난피해합동조사를 거쳐 견실한 복구 계획 수립과 향후 산사태 방지 정책 및 제도를 개선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산사태 취약지역 기초조사를 기존 5000개에서 2만개소로 확대하고 그 중 위험한 지역을 산사태 취약지역으로 지정하는 등 안전 사각지대 해소에 나설 계획이다.

이와 함께 산림청은 선제적으로 위험지역 주민들이 안내받고 대피 등 필요한 조처를 할 수 있도록 하루 전에 산사태 예보(주의보, 경보)를 발령해 산사태 우려 지역 내 주민들의 신속한 사전 대피가 이뤄질 수 있도록 국립산림과학원과 함께 개선할 방침이다.

박종호 산림청장은 “이번 기록적인 장마를 대처하며 산사태라는 자연 재난 대응에 있어 선제적인 대피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꼈다”며, “국민 여러분께서도 대피 안내가 있을 시 신속하게 안내에 따라주시길 당부드리며, 산림청은기존의 제도를 더욱 개선하고 새로운 체계를 발굴·구축하는 등 인명피해를 없애고, 재산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호동 기자  ihd333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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