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0.9.22 화 13:04
FUTURE ECO
상단여백
HOME 월간퓨쳐에코 이슈/진단 기획/이슈/진단
끔찍한 장마, 기후변화의 민낯을 마주하다
  • 임호동 기자
  • 승인 2020.09.10 10:15
  • 호수 132
URL복사
이번 장마에 침수와 산사태 등 많은 피해가 발생한 곡성군(사진 곡성군청

올해 장마는 정말 길고 길었다. 올해 장마는 역대 최장 기간의 장마로 기록됐으며, 전국 방방곡곡에 집중호우성 강우를 뿌리며 사상 최악의 피해를 입혔다. 기후변화로 인해 불규칙해진 장마의 패턴과 집중호우는 상상을 초월했다. 기후변화 앞에서 우리가 얼마나 무기력할 수 있는지를 이번 장마가 직접 보여준 것이다.

 

역대 최장의 장마

‘3년 가뭄은 견뎌도 석달 장마는 못견딘다’는 옛말을 실감할 수 있는 8월이었다. 올해 장마의 시작은 지난해와 비슷한 양상이었다. 남부지방부터 장마전선이 형성돼 북상하며 비를 뿌리던 과거 장마 패턴과 달리 중부지방부터 형성되는 거꾸로 장마와 장마가 시작됐음에도 비가 오지 않는 마른 장마의 양상을 띄었다. 그러나 7월 말부터 장마의 양상은 달라졌다.

불규칙적으로 전국 곳곳에 짧은 기간 많은 비를 내리는 집중호우 형태의 강우가 내리기 시작한 것이다. 7월 말 부산광역시를 시작으로 8월 초에는 대전광역시와 호서지방, 광주광역시와 호남지방, 경기도 및 강원도 순으로 집중호우가 발생했다. 갑작스런 집중호우에 도시는 침수됐고, 일부 지역에서는 산사태가 발생해 인명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집중호우는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장마기간 동안 발생한 태풍까지 발생하면서 8월 7일부터 다시 영남지역에 비를 뿌리기 시작했고, 8월 9일에는 다시 수도권과 경기 지역에 집중호우가 시작되면서 일부 지역에 수해가 발생했다. 이렇게 시작된 비는 약 일주일간 계속됐다. 많은 비에 결국 섬진강댐, 용담댐, 합천댐은 수문을 열 수밖에 없었고, 결국 수해는 더 커졌다. 말 그대로 총체적 난국이었다.

6월 24일 시작된 올해 장마는 8월 16일 중부지방을 끝으로 소멸되면서 약 54일간 지속돼 역대 가장 긴 장마로 기록됐다. 뿐만 아니라 6월부터 8월 15일까지 전국 누적 강수량은 약 920mm에 달했다. 평년 강수량인 570mm를 훌쩍 넘는 수치로 기상관측이 전국으로 확대된 지난 1973년 이래 두 번째로 많은 강수량이었다.

기존의 수해방지 인프라와 수해방지 대책으로는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었다. 역대 가장 긴 기간, 두 번째로 많은 비가 내린 올해 장마에 약 814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으며, 50여명(8월 12일 기준, 사망 31명, 실종 11명, 부상 8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또한 침수됐거나 유실·매몰된 농경지는 약 2만 6640ha에 달하며, 시설피해는 약 1만 4090건, 주택 피해는 약 3만 4200여건이 발생해 재산 피해 역시 사상 최악의 상황을 경신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집중호우와 섬진강댐 방류로 인해 침수된 구례군 전경(사진 구례군청)

역대급 수해, 무엇이 문제였는지 파악해야 한다

이처럼 큰 피해가 발생한 이유는 당연 장마가 가장 큰 원인이다. 하지만 장마만을 탓하기에는 너무 무책임하다. 그동안 장마와 강우 패턴의 변화는 몇 번의 경고가 있었기 때문이다. 기후변화에 따라 최근 장마의 패턴은 크게 변화했다. 특히 비가 잘 오지 않는 ‘마른 장마’가 지속되다가도 일정 지역에 강우를 퍼붓는 집중호우 형태가 새롭게 나타났다.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자연 재해였다.

특히 지난 6월 초 우리나라보다 이른 시점에 일본과 중국에서는 오랜 시간 장마 전선이 형성되면서 많은 비를 뿌리는 현상이 목격됐다. 장마전선을 형성하는 기압 중 하나인 북태평양 고기압이 빠르게 확장하지 못하면서 장마 전선의 정체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현상은 곧이어 우리나라에 그대로 나타났다. 이상 기후에 따른 수해에 우리나라도 대비책을 세워야 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부분이다.

전혀 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오랜 시간 진행된 집중 호우에 피해는 속수무책으로 커졌다. 특히 수해를 막기 위한 인프라인 댐과 제방은 그 기능을 완벽하게 수행하지 못했다. 수위를 감당하지 못한 일부 댐의 방류는 큰 피해를 야기했고, 침수를 막아야 할 제방은 물살에 터지면서 주민들을 불안에 빠트렸다.

사상 최악의 장마라는 끔찍한 자연재해 앞에 노출된 국민들은 그저 비가 그치길 바라고 바랄 뿐이었다. 그 결과는참담하다. 우리는 9년 만에 겪는 최악의 수해를 마주하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8월 7일 호우피해가 심각한 중부지방 7개 시·군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우선 선포했으며, 지난 8월 13일에는 피해를 입은 전남 곡성군, 구례군, 나주시, 담양군, 영광군, 장성군, 함평군, 화순군, 전북 남원시, 경남 하동군, 합천군 등 11개 지자체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추가로 선포했다. 행정안전부는 특별재난지역에 긴급 사전 피해 조사를 실시하고, 소요되는 조사 기간을 대폭 단축(통상 2주→3일) 함으로써 지자체의 피해 시설 복구와 피해주민 생활 안정 지원을 보다 신속히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올해 수해피해 금액이 1조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 호우와 태풍으로 수해피해가 컸던 2011년과 2012년에도 피해금액이 각각 7303억원, 1조 134억원에 달한 만큼, 올해 피해 역시 비슷하거나 더 많은 피해 금액이 예상된다. 이러한 피해를 복구하기 위한 복구비용은 더 많은 자원이 소요될 것이다.

하지만 피해 복구만으로 끝나선 안 된다. 기후변화에 따른 장마와 강우 패턴의 변화는 매년 여름 재발할 수 있다. 그 동안의 수해 대책으로는 이러한 변화를 감당할 수 없다. 이번 피해를 반면교사로 삼아 새로운 수해에 대응하기 위해 수해 방지 대책을 새롭게 개편해야 할 것이다.

임호동 기자  ihd3333@naver.com

임호동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여백
여백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환경행사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QR 코드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