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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을 파괴하는 악마의 혓바닥, 화염 회오리
  • 조중혁 기자
  • 승인 2020.09.10 10:21
  • 호수 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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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벌어진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의 산불현장을 보던 사람들은 거대한 불길이 회오리 모양으로 만들어진 채, 숲을 집어삼키는 것을 목격했다. 산불은 그 자체로도 모든 것을 불태우지만 화재현장에서 발생하는 화염 회오리는 인명은 물론 생태계를 집어삼키는 악마의 혓바닥이라고 할 수 있다.

 

1000도의 화염, 시속 100여km 속도로 화재현장을 휩쓴다

미국 국립기상청(NWS)은 최근 캘리포니아 주 래슨 카운티의 ‘로열턴 파이어’ 산불 화재 현장에서 최대 시속 96.5㎞에 달하는 화염 회오리가 관측됐다고 밝혔다. 불길이 회오리와 만나 발생하는 화염 회오리는 대형 산불로 뜨거운 상승 기류가 만들어지면서 발생한다.

상승기류로 인해 일단 공기가 회전을 시작하면 바깥보다 안쪽이 더 빨리 회전하고, 주변의 공기가 중심으로 빨려들면서 중심부 공기는 점점 더 빨리 회전하고 상승한다. 이때 주변에 산불이 발생했다면, 불꽃까지 빨아들이게 된다. 화산과 거대한 화재현장에서 목격되는 현상이다.

일반 토네이도와 다른 점은 화염 회오리는 연기 기둥과의 결합으로 특히 위험한 상태를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특히 이 화염 회오리는 주변의 온도를 1000도 가까이 올리면서 화염을 몰고 예측 불가능한 방향으로 자동차와 같은 속도로 돌아다니면서 모든 것을 불태운다.

목재건물이 많아 한 번 불이 나면 도시 전체가 위험했던 일본에서는 화염선풍기라고 불리면서 그 목격담이 전해졌다. 특히 과거 태평양 전쟁당시 미군의 공습으로 도쿄가 불탈 때, 화염 회오리가 발생해 많은 민간인들이 불길에희생됐다. 화염 회오리의 높이는 보통 10~50m이지만 높이가 수백m에 이를 때도 있고, 1923년 관동 대지진 당시에는 1km에 이르는 거대한 불기둥이 20분에 걸쳐 치솟은 것으로 기록돼 있다.

이 화염 회오리의 발생으로 문제가 생기는 것은 화재 진압에 나선 소방관들이다. 엄청난 범위에 걸쳐 발생하는 불로 소방관들은 화재현장에서 고립되기가 쉬운데, 화염 회오리는 속도가 빨라 언제 소방관을 덮칠지 모르고, 그 온도로 인해 소방관들이 입은 방화복도 무용지물이 된다. 지난 1월에 발생한 호주의 대화재에서는 화염 토네이도에 의해 12t짜리 소방차가 전복돼 그 안에 있던 소방대원 한 명이 순직하기도 하는 등, 희생이 잇따르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한 대형화재 빈발, 화염 회오리도 늘어난다

문제는 기후변화로 광대한 삼림을 가지고 있는 지역에서 불이 일어나면서 화염 회오리의 발생 또한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화염 회오리는 그냥 끝나지 않는다. 공기와 연기를 빨아들이면서 마른번개를 동반하는 화재 폭풍을 만든다. 화산이 폭발할 당시 발생하는 버섯구름을 보면, 중간 중간 번개가 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화염 회오리로 인한 번개 역시 마찬가지로 번개는 치지만 비가 내리지 않아 근처의 나무에 벼락이 떨어지면 그대로 새로운 불씨로 바뀌는 것이다. 이 번개는 높은 곳에서 사방으로 치기 때문에 한 곳에서 발생한 산불이 수km에서 수십km까지 떨어진 다른 지역까지 연쇄 다발적으로 불을 일으키기도 한다.

산림이 자라는 것은 오랜 세월을 필요로 하지만, 산림이 사라지는 것은 정말 로 한순간이다. 또한 이 화염 회오리의 빈발로 인해 현장에서 활동하는 소방관들과 대피하지 못한 주민들은 언제 희생될지 몰라 큰 위험으로 자리 잡고 있다. 아무리 화염 회오리가 자연현상이라고 해도 화재가 일어날 가능성을 높이는 것은 기후변화다. 우리가 기후변화를 촉진하는 요소를 노력을 통해 줄여나간다면, 이 악마의 혓바닥이 나타나는 일도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조중혁 기자  megnumfir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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