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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수돗물 수질 문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 임호동 기자
  • 승인 2020.09.10 10:39
  • 호수 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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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질은 삶의 질과 생존권에 직결되는 문제다. 음용은 물론 생활, 각종 산업, 위생 등에 깨끗한 물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에 수질은 반드시 철저하게 관리돼야 한다. 그러나 최근 국내에서는 수질 논란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공공재인 물의 수질 논란에 정부의 관리 능력에도 의심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수돗물 참사, 의심이 커져간다

국내 수돗물은 저렴한 가격과 광범위한 보급률을 자랑하고 있다. 1908년 최초로 상수도가 도입된 후 빠르게 보급된 국내 수돗물은 2018년 기준 99.2%의 보급률을 기록했다. 언제 어디서든 틀면 나오는 저렴한 가격의 수돗물은 우리 삶을 편리하게 만들었으며, 삶의 필수 요소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수돗물은 의심의 눈초리를 사고 있다. 그 시작은 인천에서 발생한 한 사건 때문이다. 지난 2019년 5월 인천 서구 지역의 가정집에서는 상수도에서 붉은 수돗물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이른바 ‘인천 적수 사태’였다.

사고 발생 이후 인천시는 사고 원인 파악에 실패했고, 뒤늦게 환경부가 나서서 사고의 원인 파악과 수습에 나섰지만 사고 발생 이후 2주나 지난 후였다. 환경부는 “인천시가 수돗물 공급 방향을 바꾸면서 유속이 증가했고 탁도계 고장을 파악하지 못해서 그동안 사고 수습이 늦어졌다”며 원인을 발표했다. 주민들은 이처럼 안이하고 느린 대처에 반발했고 박남춘 인천시장은 “6월 말까지 수돗물을 정상화하겠다며” 주민들 앞에 고개숙여 사과했다.

그러나 2019년 5월 말에 시작된 적수 사태는 7월 말까지 인천의 중구, 영종동, 영종1동 및 강화군에서도 붉은 수돗물이 나오는 등 사태는 심각해져갔다. 특히 수돗물 불신이 커지면서 수돗물 필터를 사용하는 주민들이 늘면서 곳곳에서 붉은 수돗물이 검출됐다는 소식이 퍼져나갔다. 이후 2019년 8월 5일이 돼서야 인천시는 수돗물 정상화를 선언했다. 인천의 수돗물이 정상화되기까지 붉은 수돗물 사태가 발생한 뒤 총 67일이 소요된 것이다.

인천시는 피해 지역에 거주하는 26만여 가구를 대상으로 상하수도요금을 최대 3개월 분을 감면하는 한편, 적수 사태로 인한 의료비, 수질검사비, 생수 구입, 필터 교체비 등을 지원하는 등 보상에 나섰다. 하지만 한 번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기에는 부족해 보였다. 이에 인천시는 사후 조치로 지역 정수장에 활성탄과 오존 등을 이용해 유해물질을 제거하는 ‘고도정수처리시설’을 2019년부터 순차적으로 도입하고 있으며, 서구 및 강화 지역의 불량관 및 노후관교체도 추진하는 등의 사후 대책을 발표·시행하고 있다.

 

불안 키운 수돗물 유충사태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수돗물 수질에 대한 논란은 올해 또 발생했다. 그것도 지난해 적수 사태로 홍역을 앓은 인천시 서구였다. 이번에는 붉은 수돗물이 아닌 붉은 유충이 그 주인공이었다. 인천 적수 사태가 발생한 지 1년여가 지나는 지난 7월 9일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에는 수돗물에서 붉은 유충이 보인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인천 서구왕길동에서 첫 신고가 접수된 뒤 원당동, 당하동에서도 유사 민원이 계속 제기됐다. 이에 붉은 수돗물 사태를 경험한 바 있는 인천시는 발빠르게 움직였다. 먼저 인천시는 자체 합동조사를 위해 서부수도사업소를 통해 민원이 접수된 10곳에 대해 현장 조사를 실시했으며, 한강수도지원센터에 지원을 요청했다.

자체 합동조사 결과 수질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일부 수돗물에선 실제로 유충이 발견됐다. 4급수에 사는 깔따구 유충으로 추정되는 유충이 수돗물에서 발견된 것이다. 인천 주민들과 국민들은 패닉에 빠졌다. 심지어 인천 외 다른 지역에서도 수돗물에서 유충이 발견됐다는 보도가 확산되면서 국민들의 불안은 점점 커지기 시작했다. 지난 7월 27일 전국에서 수돗물 유충관련 민원은 2047건에 달했다.

그중에서 1293건이 인천광역시에서 발생했으며, 인천시 외의 지역에서 발생한 유충은 수돗물 공급 계통과 무관한외부 유입 유충이거나 유충이 발견되지 않았다. 결국 유충 사태는 인천시에서 발생한 인천시만의 문제로 가닥이 잡혔다. 인천시와 한강유역환경청은 상수도 운영 및 설계, 생물분야 등 전문가 14명을 중심으로 ‘수돗물 유충 관련 전문가 합동정밀조사단(이하 합동정밀조사단)’을 구성·운영에 돌입했다.

확실한 원인을 파악해 재발을 막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원인을 규명하는 기간 동안 인천의 주민들과 국민들은 불편을 감수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유충이 발견된 수돗물을 사용할 수 없는 주민들은 간단한 세척은 물론 샤워마저도 생수로 하는 등 불편함을 감수해야 했으며, 국민들은 반복되는 수돗물 안전 논란에 불안함을 호소했다.

 

지난 7월 30일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인천수돗물 유충 사고 원인규명과 고도정수처리시설 진단 긴급토론회

더 이상 반복되지 않아야

이러한 수돗물 수질 논란은 국민들을 불편하게 할 뿐만 아니라 막대한 자본과 시간을 소요하게 한다. 또한 가장 심각한 수돗물 불신과 국가의 물 관리 능력에 대한 의구심을 갖게 한다. 이를 회복하는 데는 사고 원인을 분석하고 해결점을 찾는 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이 걸릴 지도 모른다.

이러한 장면은 지난 7월 30일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진행된 ‘인천 수돗물 유충사고 원인규명과 고도정수처리시설 진단 긴급토론회’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코로나19의 위세가 꺾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토론회에 자리했다. 인천 수돗물 유충사고의 원인을 분석하고, 현재 인천시가 수돗물 안전을 위해 시행하는 고도정수처리시설 등을 진단하기 위해 열린 이번 토론회는 주제발표와 종합토론 순으로 진행됐다.

먼저 인천 수돗물 유충사고 경과와 원인조사단 활동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한 조석훈 환경부 물이용기획과장은 인천 수돗물 유충사고 발생 이후부터 인천시와 한강유역환경청의 대응, 원인 분석 및 제도 개선 계획 등을 발표했다.

조석훈 과장은 “인천 적수 사태 이후 ‘위기 대응 매뉴얼’이 마련됐지만, 100세대 또는 300세대 등의 기준이 존재하다보니 10여 건 정도 적은 민원이 발생한 사고 초기에는 매뉴얼을 적용하기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며, “이번 유충 사태를 계기로 새로운 수돗물 위기 대응 매뉴얼을 만들 것이며, 철저한 원인 분석과 사후 대책을 마련해 국민들께서 안심하는 수돗물 생산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시민 체감형 수도정책 혁신을 위하여’를 주제로 주제발표를 진행한 백명수 수돗물시민네트워크 정책위원장은 인천 적수사태와 유충 사태를 비교 분석해 사고 대응과 정책의 미비점을 꼬집었다. 백 위원장은 “적수 사태보다 나은 초동대처를 보였지만 여전히 대응체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며 “총리실 차원에서 문제발생과 대응과정에서 객관적 평가를 민관 공동으로 진행하고 근본적인 대책과 혁신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전국 10개 지역 고도정수처리 시설 현황’에 대해 발표한 길복종 대전·세종수돗물시민네트워크 이사는 전국 주요 광역시 고도정수처리시설의 정수 방식, 역세척 주기, 역세수 종류, 활성탄 교체주기 등을 조사해 발표했다. 길복종 이사의 발표에 따르면 서울, 부산, 대구, 인천, 대전, 울산의 고도처리정수장의 역세척 주기가 제각각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최근 문제가 된 인천시의 경우 10일 이상의 역세척 주기를 보인 것을 지적했다. 길복종 이사는 “17개 고도정수처리시설은 1조 이상의 사업비가 투입돼 운영되는 만큼 인프라 확충에만 집중하지 말고, 관리와 전문인력 육성 등에도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인천 수돗물 유충사고 원인과 대책을 제언한 독고석 단국대 교수는 국내외 상수도 유충 검출 사례를 비교 분석해 사고 원인을 추적하고, 대책안을 제시했다. 독고석 교수는 “정수장의 활성탄 여과지(분말 활성탄을 활용한 정수 목적의 연못 형태 시설)은 유기물이 풍부해 깔따구의 번식과 생존에 용의한 환경으로 이 시설에 깔따구들이 유입되고 번식하면서 수돗물에서 유충이 검출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며 “기후변화 등으로 곤충 증식이 늘어날 수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시설 관리에 철저를 기하고, 장기적으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첨언했다.

수돗물 유충의 원인으로 지적되는 공촌정수장의 활성탄지

한편 지난 8월 10일 합동정밀조사단은 중간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수돗물에서 발견된 유충은 인천광역시의 공촌정수장 활성탄 흡착지에 깔따구 성충이 산란을 함으로써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공촌정수장 활성탄지는 건물 내 방충시설이 돼 있지만 사람의 출입이나 환기구 등을 통해 깔따구 성충들이 외부에서 내부로 유입이 가능했으며, 활성탄지의 상층부를 밀폐하지 않아 성충이 물웅덩이를 산란처로 활용 가능했던 것이다.

또한 깔따구 알이 유충으로 성장하기까지 약 20~30일이 소요되는데 활성탄지의 세척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20일을 넘기는 경우가 많았다는 점도 확인됐으며, 활성탄지 하부 집수장치가 유충 유출을 막을 만큼 미세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즉, 정수장의 관리 부실이 유충사태를 야기한 원인이 된 것이다.

이에 인천시는 성충 유입 차단 설비를 보강하고 정수장·배수지 청소를 강화하는 한편, 수돗물 정상화를 추진하고 있다. 또한 수돗물 유충 재발 방지를 위해 고도정수처리시설 밀폐와 오존 공정 설치는 물론 수돗물 생산에 식품경영안전시스템(ISO22000)을 도입해 위생관리 기준을 강화할 방침이다.

임호동 기자  ihd333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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