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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수난시대, 바다가 심상치 않다
  • 박희정 기자
  • 승인 2020.09.10 10:51
  • 호수 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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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이 이처럼 위기를 겪고 있던 때가 있었을까. 해양환경은 현재 한두 가지 이슈에 봉 착한 것이 아니다. 총체적인 수난 을 겪고 있는 최전선에 바로 해양이 있다. 인간의 활동은 해양을 보전하기보다 오염시키는 방향으로 흘러왔고 그 오염원도 다양하며 수준 역시 치명적이다. 천혜의 해양 생태계를 간직한 모리셔스 바다의 기름 유 출은 다시 한 번 인간의 부 주의가 자연에 어떤 피해를 안기는지 고스란히 보여줬다. 어디 이뿐이랴. 기후변화 에 따른 해수온도의 상승 은 해양생태계를 이미 거대한 변화의 바람으로 이끌고 있다. 생명의 기원이자 풍요 로움을 상징하는 바다는 이대로 괜찮을까. 이곳 을 보전할 방법은 없는 것일까.

 

아름다운 해양생태계의 본고장 모리셔스에 찾아든 검은 재앙

천혜의 자연환경을 자랑하던 인도양 남부 모리셔스 해역에 좌초된 일본 선박이 결국 두 동강 났다. 일본 3대 해운사인 쇼센미쓰이의 화물선 ‘와카시오호’는 지난 7월 25일 중국에서 브라질로 향하던 중 모리셔스 남동쪽 산호초 바다에서 좌초했다. 이 사고로 약 1000톤의 원유가 새어 나와 모리셔스 바다가 심각하게 오염됐다. 모리셔스 당국은 결국 환경비상사태를 선포했고 자원봉사자들이 해안으로 떠밀려온 기름을 일일이 걷어냈다. 지역 주민들은 기름 흡착을 위해서 머리카락까지 잘라 모으는 등 갖은 애를 쓰고 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힘을 합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피해복구까지는 수십 년이 걸릴 것이란 암울한 전망이 나와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인구 130만명의 섬나라 모리셔스는 생태보호지역으로 지정된 작은 산호섬을 보유하고 있다. 이 산호생태계를 토대로 한 관광업이 모리셔스 국내총생산의 20%를 담당하고 있어 이미 코로나19에 흔들린 경제에 기름유출 사고까지겹치게 되면서 국가경제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

관광자원을 비롯해 지역 주민들의 생계를 책임져온 바다가 한 순간에 검은 기름으로 뒤덮인 사례가 어디 이뿐일까. 우리나라에서도 2007년 12월 충남 태안 앞바다에 검은 재앙이 닥쳤다. 허베이 스피리트호 기름유출사고로 인한 해양생태계 피해는 엄청났으며, 10여년이 지났음에도 일부해역에서는 기름찌꺼기가 지속적으로 발견된다. 우리나라는 지형적으로 3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어, 국제교역의 대부분을 해상운송에 의존하며 원유, 석유정제품과 같은 유류를 비롯해 다양한 유해화학물질을 대형 운반선을 이용해 운송하고 있다. 이 때문에 세계에서 해양오염의 위험성이 가장 높은 국가 중 하나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높은 해상운송 의존도로 인해 지속적으로 해상교통량이 발생하면서, 최근 10년간 연평균 227건의 해양오염사고가 발생했다. 2007년 원유 1만 2547㎘가 유출된 허베이스피리트호와 더불어 원유와 제품유 등 899㎘가 유출된 2014년 여수 우이산호와 같은 대형 해양오염사고로 인해 큰 피해가 발생하는 등 100㎘ 이상 오염물질이 유출되는 중대형 해양오염사고가 연평균 약 1.7건씩 발생하고 있다.

이처럼 해양오염사고는 발생의 빈도가 높다고는 볼 수 없으나, 사고발생시 피해의 규모와 범위가 크고 원상복구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 이러한 특징으로 인해 평소에 선제적으로 사고의 발생을 예방하고, 사고가 발생할 경우에는 해상공간에서의 피해확산을 최소화하기 위한 신속한 대응이 매우 중요하다.

 

상시적 오염과 위험 존재해

유류뿐 아니라 해양에 유입되는 쓰레기도 상시적인 해양 오염원이다. 해양쓰레기는 해양환경과 생태계, 수산자원에 악영향을 끼치고 선박운항과 안전을 위협하는 등 국내외적으로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 해양쓰레기는 해상에서 기인되는 쓰레기를 포함하고 있지만 육상에 기인한 쓰레기 발생량 또한 전체 해양쓰레기의 절반 이상 수준으로 높다. 2018년 해양수산부는 국내 해양쓰레기 유입량을 14만 5000톤으로 추정했으며, 그 중 육상기인이 65.3%, 해상기인이 34.7%로 구분했다. 더욱이 매년 장마철 수해쓰레기가 해안가로 다량 유입되는데 하구 인근에 위치한 시군의 자체처리 능력에 한계가 있어, 해양오염물질 발생원 모니터링과 지속적인 관리 방안 수립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해양쓰레기로 인한 피해는 상당하다. 해양에 버려진 밧줄, 어망 등이 선박의 추진기에 감기거나, 비닐봉지가 냉각수 파이프에 빨려 들어가면서 엔진에 부하가 걸리는 등 선박사고의 발생을 유발한다. 낚시줄, 밧줄, 그물 걸림 등은 해양생물의 서식과 성장에 영향을 초래해 어업의 생산성을 감소시킬 뿐 아니라 해양생태계를 파괴시킨다. 또 자주 청소를 하더라도 끝없이 해양으로 밀려드는 쓰레기와 관광객들의 무단 투기로 인해 경관과 관광자원으로서의 가치를 떨어뜨린다. 올해 유례없이 닥친 홍수로 인해 바다에까지 민물과 쓰레기가 들어오며 양식업을 망친 어부들의 한숨이 크다. 더구나 해양쓰레기 수거 처리비용은 육상쓰레기 수거 처리비용보다 훨씬 비싸며, 재활용이나 소각, 매립을 하는 데 있어서도 어려움이 많다. 해양으로 유입된 쓰레기는 바람과 해류를 따라 인근 국가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국외에서 유입된 쓰레기로 인한 피해지역 민원이 국가 간 외교현안이 되기도 한다.

이로 인해 해양오염퇴적물에 대한 정화기술이 필수적인 현실이다. 선진국에서는 해양오염퇴적물의 정화기술로 자연정화기법, 준설후 처리기법, 피복기법의 세 가지가 인정받고 있으며 정화산업 대상 해역의 지정학적 특성과 오염 특성에 따라 적합한 정화기법을 하나 또는 그 이상 복합적으로 선정해 사용하고 있다. 오염퇴적물이 있는 해역에서도 오염특성에 따라 오염정도가 심하지 않고 해수로의 유출이 주변 생태계와 인간활동에 위해를 가하지 않는 정도라면 감시 하에 자연정화기법을 적용하고 있으며, 오염에 의한 생태계 파괴와 인간활동에 위해가 가해질 정도인 경우에는 준설과 피복기법을 해역특성에 따라 선택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사고 이전의 모리셔스 섬

꾸준한 해양오염도 조사와 측정이 관건

바다를 깨끗하고 건강하게 지키는 것은 우리 인간의 안전과 생계를 지키고, 삶의 질을 높이는 길이다. 국제사회는 1973년 해양오염방지협약을 체결해 오염물질의 해상배출을 차단하기 시작했고, 1993년에는 생물다양성협약을 채택해 바다의 생물다양성을 보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육상과 바다의 다양한 산업활동으로 인해 많은 오염물질이 여전히 바다로 유입되고 있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많은 도시와 인구, 고강도 산업활동이 연안에 집중되고 있기 때문에 그만큼 많은 오염물질과 폐기물이 연안의 육상으로부터 바다로 흘러들어가고 있다. 인간의 활동으로 인해 오염되고 훼손되는 바다를 그대로 방치할 경우 2030년경에는 현존하는 바다생물의 2% 이상이 멸종할 위험에 처할 것이라고 한다.

해양환경을 보전하기 위해서는 육상으로부터 하천을 통해, 혹은 직접 바다로 유입되는 오염물질을 줄여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 효과적인 관리를 위해서는 하천을 포함하는 육상부와 해양을 연계하는 체계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한 번 터지면 돌이킬 수 없는 문제를 야기하는 유류 유출은 특히나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하는 사안이다.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은 수십 년 동안 육상과 해양의 환경을 연계해서 관리하는 정책을 펼쳐오고 있다.

우리나라도 해양환경 개선을 위해 특별관리해역의 연안오염총량관리제 등 연안에서 육상기인 오염물질을 관리하는 정책을 일부 해역에서 시행하고 있다. 이제 이러한 정책들을 더 발전시켜 나가려면 법제도적 측면, 과학적 측면, 거버넌스 측면 등 다양한 방면에서 하천과 해양환경의 연계가 이뤄져야 한다.

그러나 육상으로부터 유출을 신경 쓰는 것만으로는 완벽히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이미 여러 해양지역에서 쓰레기, 기름 유출로 인한 오염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는 사실은 현재의 오염방지 대책과 현실사이에 큰 괴리가 있다. 해양환경을 오염으로부터 보호하겠다는 공동의 목표는 개별 국가의 노력을 한데 묶는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국가적인 정책뿐 아니라 정책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필요한 기술을 계속해서 발전시켜 나가고 이에 대한 적절한 재정적 지원과 모니터링, 사후평가시스템이 필수적이다. 물론 현재 진행되고 있는 여러 조약들도 더욱 공동 목표를 인식해 나가고 필요한 조치들을 추가로 도입해야 한다. 한 곳의 해양오염은 결국 세계의 자연자산에 해를 끼치는 것이며 모두에게 직간접적인 피해를 가져다주는 일이다. 3면이 바다인 우리나라는 더욱 철저히 해양의 변화하는 환경과 오염원으로부터 대비돼 있어야 한다. 결국 우리 바다를 지키는 것은 선제적이 예방에 있다. 어느 때보다 바다를 오염시키는 오염원의 유출을 막기 위한 면밀한 주의와 감시체계가 요구되는 때다.

박희정 기자  doban0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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