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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오염된 토양, 되돌리기 어려워 전과정 관리능력 높여야
  • 박희정 기자
  • 승인 2020.09.10 10:54
  • 호수 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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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양은 오염시키는 일보다 그것을 정화하는 일이 훨씬 더 어렵다. 토양을 오염시키는 많은 물질들은 토양과 반응해 계속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물질들은 지하수로 흘러들어가 더 넓은 지역으로 퍼질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토양과 지하수가 어느정도 오염됐는지를 평가하고 오염된 토양의 합리적인 정화수준을 결정하는 지속적인 연구가 매우 중요하다.

 

오염원인 조사부터 복원까지 첩첩산중

지난 5월 미군기지로 사용된 캠프페이지 유적 발굴 조사 중 일부 지점에서 석유계 화합물이 기준치 이상으로 검출돼 부실 정화 논란이 일었다. 춘천의 옛 미군기지인 캠프페이지의 토양오염문제를 두고 빚어진 이 갈등의 핵심은 토양오염 문제의 주체를 밝히고, 그 전까지의 비용문제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에 대한 것이다. 환경부와 국방부, 춘천시, 시민사회단체가 합의한 바에 의하면, 민간검증단과 환경부 토양오염자문위원회에서 오염조사에 들어가고, 조사비용은 국방부가 지원하며 조사를 통해 오염주체가 밝혀지면, 이후 오염정화비용을 묻겠다는 것이다. 재조사 결과는 9개월 정도 걸릴 예정이다.

이로써 전국에 있는 미군기지에 이번 조사와 결과, 정화과정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제까지의 토양오염조사방식은 부분조사를 통해 통계를 내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춘천의 경우는 캠프페이지 시민공원 조성을 위한 문화재 발굴과정에서 오염토양이 드러난 것으로, 전체를 발굴하다 보니 전 면적을 들여다 볼 수 있게 됐다. 따라서 다른 지역도 토양오염조사 방식을 이와 같이 전 면적에 대해 실시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될 가능성이 높다.

미군기지 오염문제는 그 책임을 두고 오랜 공방을 이어온 대표적인 경우다. 토양이 가지는 특정으로 인해 더욱 첨예한 갈등을 빚는 사례인데, 토양은 매질의 특성상 오랜 기간에 걸쳐 오염물질이 누적돼 오염행위와 이로 인한 피해 발생 간에 상당한 시차가 있다. 하지만 그 피해는 장기간에 걸쳐 나타나기 때문에 정화시기가 늦어질수록 오염범위는 확대될 것이고, 그 정화비용 역시 천문학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국내 토양환경관리의 현재

우리나라의 토양오염 관리를 위한 법률은 토양환경보전법이다. 이 법률은 토양환경을 보전하기 위해 토양오염도 측정, 토양환경 정보시스템의 구축운영, 토양환경평가, 토양오염 관리대상시설 등에 대한 조사, 토양오염검사 제도 등을 규정하고 있다.

토양오염도 측정은 상시측정과 토양오염실태조사가 있다. 환경부는 전국적인 실태 파악을 위해 전국에 2000여 개의 측정망을 설치해 토양오염도를 상시측정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각 자치단체장은 관할구역의 토양오염이 우려되는 지역에 대해 토양오염실태조사를 시행해 그 결과를 환경부에 보고해야 한다. 조사는 매년 약 2500건이 시행되고 있다.

특정 토양오염관리대상시설의 설치자는 시설부지와 주변 지역에 대해 정기적으로 토양오염검사를 받아야 한다. 토양오염관리대상시설, 공장, 국방군사시설이 설치돼 있거나 설치돼 있었던 부지, 그 밖에 토양오염의 우려가 있는 토지를 양도·양수·임대·임차하는 경우에 양도인·양수인 임대인 또는 임차인은 해당부지와 그 주변지역, 그 밖에 토양오염의 우려가 있는 토지에 대해 토양환경평가기관으로부터 토양환경평가를 받을 수 있다.

유럽의 선진국에서는 국가의 종합적인 토양보호와 관리를 위한 법적 근거가 마련돼 있다. 또한 오염토양이 발견되면 토양환경을 조사하고 정화할 뿐 아니라 오염부지에 대한 정보를 통합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방안이 마련돼 있다.

또한 토양환경이력 D/B와 정보서비스 시스템 구축, 운영 등에 대한 법적근거를 마련하고, 이를 바탕으로 토양오염 이력정보를 수집관리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토양오염에 대한 우선관리대상 부지를 선정하고 이를 보다 종합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토양오염은 눈으로 확인하기 힘들기 때문에 오염이 발견된 시점에는 이미 많은 양의 오염물질이 주변 환경으로 확산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한 토양오염물질은 흡착돼 토양에 장기간 머무르게 되므로 지하로 스며들어 지하수에 심각한 오염을 일으키기 때문에 오염토양과 지하수를 정화하는 데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 따라서 토양오염 발생의 개연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은 우선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

 

토양오염에 이어지는 지하수오염

토양오염과 동반되는 것이 지하수오염이다. 지하수 역시 한 번 오염되면 복구와 회복에 오랜 시간과 노력이 소모된다. 전체 수자원 중 이용가능한 수자원은 1%이며, 이중 지하수가 97%를 차지해 지하수 관리는 그야말로 전 국민의 수원이다.

2019년 현재 442개 국가 지하수관측망이 설치, 운영 중인데, 관측자료는 정보시스템을 통해 관리되며, 인터넷을 통해 제공된다. 매년 지하수관측연보를 발견해 중앙정부와 자치단체, 지하수전문기관, 대학 등 관련 기관에 배포하는데, 5년 이상 관측자료에 대해 장기관측자료 분석을 통해 장기적인 변동추세와 변동의 유형, 경향성 등을 분석한다. 관측과 자료분석 결과 수위저하 추세, 수질 기준 초과 등이 우려되는 경우 정밀조사를 통해 원인분석과 대책을 제시하고 있다.

지하수는 지표수의 개발에 따라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점을 해소하고, 비교적 단기간에 양질의 수자원을 개발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이에 따라 2000년대 이후 지하수의 개발이용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농업용 지하수의 활용이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다. 다만 여름철 장마 등 강수에 의해 빠르게 수량과 수질이 회복되는 지표수와는 달리, 지하수는 과도하게 사용하거나 수질이 오염될 경우 복구와 회복에 오랜 시간과 노력이 소모된다.

더욱이 지하수 허가시설에 비해 행정절차가 용이한 신고시설의 개발·이용이 급증함에 따라, 과도한 지하수의 개발과 소규모 이용시설에 대한 유지 관리의 어려움이 발생한다. 이에 따라 지하수 개발과정에서 발생하는 실패공·노후공·폐공 등의 불용공이 모두 원상복구되지 못하고 방치되고 있어, 지하수의 오염이 우려되고 있다.

 

다각적 측면의 연구 요구돼

토양과 지하수 오염은 발견이 쉽지 않고 오염 시 사회적 경제적 피해를 야기하기 때문에 환경문제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1995년 토양환경보전법을 수립 후 이를 바탕으로 토양환경을 관리하고 있지만, 최근 토양과 지하수 관련 여러 문제점이 발견됐으며, 정책이 변화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신기술도 개발되고 있다.

최근 주목 받고 있는 기술 중 하나는 식물을 이용해 중금속을 제거하는 식물환경복원 관련 기술이다. 식물환경복원은 그 메커니즘에 따라 식물추출, 식물안정화, 식물증발, 미생물이용분해 기술 등이 있다. 미생물은 유기화학물질의 분해에 능한데, 미생물은 쉽게 돌연변이를 할 수 있어 환경변화에 크게 민감하지 않기 때문이다. 미생물이 환경변화에 민감하지 않다는 것은 곧 미생물이 대부분의 생물에게는 치명적인 물질도 섭취해서 분해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유기화학물질의 분해는 미생물이 뛰어나고, 중금속의 흡수는 식물이 더 뛰어나다고 한다.

이 같은 기술적인 방법뿐 아니라 합리적인 정화의 수준을 결정하는 연구도 필요하다. 같은 정도의 토양오염이 일어났어도 어디에 일어났는지에 따라서 정화해야 되는 수준에 차이가 있다. 도심지나 사람이 살지 않는 지역과 비교했을 때 도심지의 오염정도가 훨씬 낮아야 할 것이다. 즉 토양의 성분뿐 아니라 토양의 용도, 주변 환경을 고려해 합리적인 정화 수준을 결정하는 연구도 중요하게 이뤄져야 한다.

우리나라처럼 좁은 국토에서 집약적인 산업발전을 이룬 나라에서는 토양오염의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더 높다. 따라서 토양오염의 가능성이 있는 토지를 찾아내어 이를 목록화 하는 일은 시급한 과제다. 또한 토양오염의 특성을 잘 이해해서 과학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사회적·정책적인 면에서도 해결방법을 찾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박희정 기자  doban0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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