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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지도를 바꾸고 있는 기후변화, 잃어버린 섬은 국가 어업권에도 영향을 미칠까?
  • 박희정 기자
  • 승인 2020.10.10 10:03
  • 호수 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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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이루는 거대한 대륙은 실상 바다와 경계를 이루는 수많은 섬들의 집합체다. 5대륙에서 분리된 셀 수 없는 무수한 섬들은 바다와 접경을 이루며 각기 독특한 지형과 풍부한 해양자원을 지녔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해수면 상승이라는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고 있으며 아마도 장기간에 걸쳐 세계 지도는 점차로 바뀌게 될 것이다. 해안선과 섬들은 국가의 영해와 어업권을 규정하는 중요한 근거로 작용해왔기에 그 변화는 국가 간 분쟁의 씨앗이 될 소지가 있다.

 

사라지는 섬이 가져올 EEZ 변화

지구 온난화의 영향에 따른 해수면의 상승은 과학자들에 의해 누차 경고돼 온 위기다. 점점 뜨거워지는 기후는 해수의 열패창과 대륙 빙하의 융해 등으로 세계의 지도를 바꾸게 될 전망이다.

과학자들은 해수면이 1mm 상승할 때 해안선의 1.5m 정도가 사라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는 해수면이 1m 상

승할 경우 해안선은 내륙에서 1.5km나 후퇴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미 방글라데시 등의 저지대 국가와 뉴욕, 마이애미, 암스테르담과 같은 저지대 도시, 몰디브, 투발루, 키리바시와 같은 해발고도가 낮은 작은 섬들은 수몰 위기에 처해 있다. 이와 같은 위험상황은 국가의 존폐를 위협함과 동시에 국가 간 분쟁의 소지를 낳을 것으로 관측된다.

대표적인 예가 배타적 경제수역(EEZ, Exclusive Economic Zone) 이슈다. 많은 나라들이 자국 본토에서 떨어진 섬들을 가지고 있다. 이 섬들 중 많은 경우는 세계 지도에서 반점에 지나지 않지만, 그것들은 국가의 경제와 군사정책에서 큰 역할을 할 수 있기에 국가에서는 포기할 수 없는 자산이다. 배타적 경제수역은 자국의 연안으로부터 200해리(약 370km) 범위 내의 수산자원과 광물자원 등의 비생물자원의 탐사와 개발에 관한 권리를 갖는다. 즉 배타적 경제수역은 해역의 모든 자원에 독점권을 부여하며 아무리 작은 섬이라도 수백 km2의 천연자원과 어업권을 국가에서 통제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EEZ에 대한 새로운 정의 필요해져

섬나라 일본은 종종 배타적 경제수역을 이용해왔다. 일본 영토는 거의 7000개의 섬으로 이뤄져 있는데, 그 중 일부는 도쿄에서 수천km 떨어져 있다. 만약 이 섬들이 사라진다면 배타적 경제수역을 주장할 수 없게 돼 일본에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지난 3년간 일본의 작은 섬인 에산베 하나키타코지마 섬과 스즈메 키타코지마 섬이 침식과 해수면 상승으로 사라졌다. 이 섬들은 국가에 중요한 곳이 아니었지만 침몰 위기에 처해 있는 오키노토리시마 등 다른 지역은 일본에 막대한 해역을 포기하게 할 수도 있다.

오키노토리시마는 몇 개의 바위에 지나지 않음에도 일본은 이를 섬으로 정의하고 있다. 그 주변의 40만km2에 달하는 배타적 경제수역 때문인데, 이는 일본 본토의 모든 영토보다 규모가 크다. 물론 사람이 살 수 없는 암석을 소유하는 것이 일본에게 그 거대한 지역을 통제할 수 있는 권리를 주는 것이 마땅한가에 대해서 의구심을 갖는 시선이 많다. 특히 그 암석이 곧 물에 잠기게 된다면 말이다.

오키노토리시마에 대한 논쟁은 세계지도를 다시 그리고 있는 기후변화의 첫 번째 예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해수면이 계속 상승함에 따라 태평양의 외로운 암석을 둘러싼 국제적 갈등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일본뿐 아니라 중국, 미국, 러시아, 오스트레일리아 등 국토면적이 넓은 국가들은 많은 배타적 경제수역을 확보하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국가의 영토가 바뀌게 된다면 배타적 경제수역의 정의에 따라 그간 국가가 가져온 해상권 한도 함께 바뀌게 될 것인가. 아니면 시대의 변화에 따라 배타적 경제수역에 대한 기존 권한을 유지할 수 있는 국제적 협의가 모아질까. 어찌 됐든 배타적 경제수역에 대한 새로운 정의는 필요해 보인다. 그리고 섬에 대한 정의도 다시세워질지 모르겠다. 사람이 살 수 없는 곳도 한 나라의 영토의 일부로서 자격이 있는 것일까. 그 규모는 또한 얼마나 돼야 할까.

우리나라도 크고 작은 많은 섬들을 지니고 있다. 그 섬들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관광지이면서 동시에 수산자원의 보고다. 이곳 역시 기후변화로 인한 타격을 입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간 우리나라는 인접국인 일본과 중국과의  어업협정을 중요한 국가이슈로 다뤄왔다. 우리나라도 바뀔 수 있는 EEZ 문제를 좌시할 수 없을 것이다. 배타적 경제수역은 기후변화가 경제문제와 직결되는 또 하나의 사례로 부각될 전망이다.

박희정 기자  doban0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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