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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논란,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 임호동 기자
  • 승인 2020.10.10 10:27
  • 호수 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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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호남지역의 수해를 키운 원인으로 지목받고 있는 섬진강댐

말 그대로 역대급이었다. 최장 기간 이어진 장마는 전국 곳곳에 홍수를 일으켰다. 유례가 없는 피해에 많은 사람들이 충격을 받았고,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피해의 원인을 찾고 있다. 그 과정에서는 어김없이 4대강 사업이 도마 위에 올랐다. 4대강 사업이 홍수 피해를 막았는지, 아무런 소용이 없었는지를 놓고 양쪽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피해를 막았다 vs 피해를 키웠다

지난 6월 말부터 시작된 장마는 8월 중순까지 이어져 무려 54일 지속돼 역대 최장 장마라는 기록을 남겼다. 지속기간만이 문제가 아니었다. 이번 장마는 평년 강수량 570mm를 훌쩍 넘는 약 920mm의 비를 뿌렸다. 이 비로 약 814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5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또한 농경지 약 2만 6640ha가 침수되거나 유실·매몰됐으며, 시설물 피해 1만 4090건, 주택 피해는 약 3만 4200여건이 발생해 재산 피해 역시 사상 최악을 경신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러한 사상 최악의 피해를 야기한 것은 물론 야속한 하늘이다. 하지만 모든 것을 하늘의 탓으로 돌리기엔 한계가 있다. 수해에 대비·대응하지 못한 시스템도 비난을 피해갈 수는 없다. 특히 심각한 홍수피해가 발생한 섬진강 유역에 대해서는 그 피해의 원인을 놓고 설왕설래가 오갔다.

지난 8월 6일부터 8일까지 호남지역에 무려 400mm의 비가 쏟아지면서 섬진강 유역이 범람하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섬진강 댐의 수위가 홍수위 수준에 다다라 결국 수문을 열면서 전남 곡성, 구례, 임실 등이 침수됐고, 섬진강 제방 둑이 붕괴되면서 남원이 물에 잠겼다.

이러한 피해를 놓고 야당과 보수언론에서는 ‘4대강 사업을 하지 않은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들은 실제 이번 장마 기간 4대강사업 대상이었던 한강·영산강·금강 본류에서는 큰 홍수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것을 이유로, 섬진강의 피해가 큰 이유를 4대강 사업에서 제외되면서 치수사업을 하지 못한 것으로 들었다.

이에 대해 여당과 진보언론에서는 ‘4대강 사업이 홍수 예방에 효과가 없으며, 오히려 피해를 키웠다’고 반박했다. 이들은 섬진강 일대는 4대강 사업에 제외됐을 뿐 당시 ‘4대강 살리기 마스터플랜’에 따라 구례, 곡성, 임실 등에 위치한 제방을 보강하고 기존에 설치돼 있던 8개 보도 보강했다며 반박했다. 또한 4대강 사업이 진행된 낙동강에서도 합천·창녕보 인근 제방이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했는데, 오히려 고정된 보가 물살을 더 강하게 키운 것이 원인으로 4대강 사업이 유명무실했다고 주장하며 대립각을 세웠다.

이러한 논쟁은 정치권을 넘어 여론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각종 커뮤니티와 SNS에서도 서로의 입장을 주장하고 반대편을 저격하는 일이 흔한 일이 됐다. 물 관련 이슈가 있으면 잊지 않고 거론되는 것이 4대강 사업이다. 그리고 이는 늘 문제를 해결하고 재발을 막기 위한 논의보다는 결국 정론적 다툼으로 끝이 난다. 그리고 이러한 모습은 사상 최악의 피해를 입은 지금에도 계속되고 있다.

 

긴급 복구된 집중호우에 무너졌던 경상남도 창녕군 이방면 장천배수장 인근의 제방(사진 창녕군)

가장 중요한 것은 재발을 막는 것

올해 발생한 홍수의 원인은 명백하다. 기후변화로 인해 과거와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발생한 장마와 이에 대응하지 못한 시스템에 있다. 지난 8월 20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조명래 환경부 장관도 이를 인정했다.

이날 조명래 장관은 “이번 홍수 피해가 인재인가 천재(天災)인가?”라는 더불어민주당 안호영 의원 질문에 “기록적 폭우라는 측면에서는 천재이지만, 댐 운영·관리의 적정성에 대한 문제도 제기되고 있어 인재도 있을 수 있다”고 답했다.

실제 호남지역의 홍수피해를 키웠던 섬진강 댐 방류는 댐 운용의 미숙한 점이 밝혀지고 있다. 폭우가 예보됐음에도 불구하고 섬진강 댐은 저수율을 75% 가량 유지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이로 인해 이틀간 폭우에 저수율이 금방 홍수위에 다다랐고, 급하게 방류하면서 피해를 키운 것이다.

실제 섬진강 댐은 비가 시작되기 전인 8월 3~6일에는 하루 총 방류량이 초당 100~200t 수준이었지만 7일 328t, 8일 1396t으로 급증했다. 급증한 방류량은 제방의 붕괴를 불러왔고, 이는 대홍수를 야기했다. 섬진강 유역의 홍수피해는 4대강 사업의 여부를 떠나 홍수에 전혀 대비가 안 됐던 인재에 가까운 것이다.

이번에 붕괴된 합천·창녕보 부근의 제방 역시 마찬가지다. 붕괴된 제방은 모래 제방과 콘크리트 배수관 사이에 균열이 발생하면서 물구멍이 생기는 ‘파이핑 현상’이 지적되던 곳이다. 제대로 보수가 이뤄지지 않은 이 제방은 결국 이번 홍수에 무너졌다. 4대강의 문제를 떠나 관리의 문제가 컸던 것이다.

이처럼 4대강 사업의 논란을 떠나 이번 홍수피해는 기존의 시스템이 한계를 드러낸 결과물이다. 이에 환경부는 관리상의 부실이 드러난 댐 운영에 대해 댐관리조사위원회를 구성해 미비점을 살펴볼 것이라고 밝혔으며, 4대강 보의 홍수조절 기능에 대해서는 민간 전문가들과 실증적 평가를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장마로 인한 홍수해는 기후변화에 대비하고 대응력을 길러야 한다는 경각심을 키우기에 충분한 사태였다. 최악의 대가를 지불한 만큼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대비하고 대응책을 세워야 한다. 의미 없는 정쟁이 아닌 눈앞에 드러난 문제를 하나씩 해결해 나가야 다음 피해를 막을 수 있다.

임호동 기자  ihd333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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