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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도 높은 일기예보, 결국 유능한 전문가에 의해 만들어진다
  • 임호동 기자
  • 승인 2020.10.10 10:33
  • 호수 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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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3_기상 예보와 관측은 뛰어난 장비와 예보관의 분석력으로 완성된다(사진은 예봉산 강우레이더 관측소)

모든 일은 사람이 한다는 말은 불변의 진리이다. 아무리 기술이 발전하더라도 사람의 손과 눈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 고가의 관측장비와 온갖 신기술이 접목된 기상관측 및 예보 분야 역시 마찬가지다. 일기예보는 결국 자연을 수치화해 분석한 데이터를 다시 예보관이 검토해 완성하기 때문이다. 결국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유능한 예보관의 확보가 필요한 것이다.

 

지난 2016년 기상예보 정확도 향상 대책으로 예보관 교육을 약속했던 기상청

장비 탓만 할 수 없다

이준익 감독의 영화 ‘황산벌’을 보면 재미있는 장면이 나온다. 백제의 장군 계백과 황산벌에서 일전을 벌이는 신라 장군 신라 김유신이 노인 병사 여럿을 뽑아 날씨를 예상케 하는 장면이다. 노인 병사들은 각각의 노하우와 신체반응으로 비를 예상하고, 김유신은 이를 활용해 승리를 거둔다. 물론 영화적 각색으로 재미있게 표현된 장면이지만, 이 장면은 많은 것을 의미한다.

날씨를 예측하고 대비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와 정확한 예보는 사람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물론 현재 일기 예보는 영화에서처럼 각각의 노하우로 어림짐작하던 것은 아니다. 현재 일기 예보는 전 세계 110여개 기상관측소 및 날씨위성으로부터 온도·압력·습도·풍속 등 데이터를 수집하고, 수집된 데이터들을 ‘수치예보모델’로 입력해 1초에 5800조 번(5800TFlop/s) 계산을 할 수 있는 슈퍼컴퓨터가 해당 모델을 계산해 예측 값을 예상한다. 이러한 예측 값을 실제 날씨와 비교하고,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분석하면서 예보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얼핏 보면 사람의 역할은 적어 보인다. 날씨의 정보를 수집하는 과정부터 수치예보모델로 전환해 계산하는 것까지 슈퍼컴퓨터가 대신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기예보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사람이 수행하고 있다. 예측 값을 실제 날씨와 비교·분석해 예보로 만들어 내는 것은 ‘예보관’이 수행하기 때문이다.

물론 슈퍼컴퓨터가 분석한 예측 값을 그대로 보도하는 나라들도 있지만 보다 더 정확한 예보를 위해 예보관의 분석을 거치는 나라들이 많다. 우리나라 역시 예보관이 존재하는데, 기상청에 따르면 날씨 예보의 단계별 역할 비중은 슈퍼컴퓨터의 예보 40%, 관측 자료 32%, 마지막 예보관의 판단이 28% 정도를 차지한다. 하지만 기후변화와 이상 기후현상이 증가하면서 데이터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변수들이 생기기 때문에 예보관의 분석과 판단은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결국 얼마나 유능한 예보관을 보유하고 있느냐가 일기 예보의 정확성과 질을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상청교육센터, 경보결정교육국, 기상예측결정 교육 등을 통해 기상기후 전문가를 육성하고 있는 미국(사진 NWS Training Center)

유능한 예보관, 결국 시스템이 만든다

유능한 예보관과 기상전문가는 일기 예보와 기상관측에서만 역량을 발휘하는 것이 아니다. 인간이 직면한 가장 큰 위기인 기후변화에 대응력 제고를 위해서라도 확보가 필요하다. 이에 해외 주요국가에서는 기상 전문 인재 육성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미국의 경우 기상청교육센터(NWS Training Center), 경보결정교육국(Warning Decision Training Branch), 기상예측결정 교육(Forecast Decision Training Branch) 등 기상전문교육기관을 운영하며 인재를 육성하고 있다. 덕분에 미국해양대기청(NOAA)은 약 5000명의 기상전문가 및 전문엔지니어를 보유하고 있다.

영국 역시 영국 기상대학교, 인적자원개발부서를 통해 일기예보관, 항공기상예보관, 일기예보 방송인 등을 양성하고 있으며, 호주 역시 호주 기상훈련센터, 호주 기상기후연구소 등을 통해 예보 인력과 기상학자를 육성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는 다르다. 우리나라에서 국가 기상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기상청의 경우 현업 정부기관으로 바쁜 실무와 방재 기간 등으로 교육 참여가 매우 어려운 조직구조를 가지고 있다. 또한 매순간 변화하는 날씨를 체크해야 하는 예보관은 365일 24시간 교대 근무를 하며 날씨 변화를 감시하고 분석하는 등 업무의 강도가 높아 전문교육을 받기 힘든 상황이며, 공무상 순환보직 시스템으로 인해 전문성을 갖추기도 힘든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에 지난 2016년 정부와 기상청은 ‘기상조직 역량강화를 위한 중장기 전문인력 양성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고, 예보관의 능력을 제고시켜 10년 이내에 유능한 예보관 100명을 확보할 방침을 발표했다. 또한 2018년부터 예보관을 충원해 업무량을 줄이고 직무교육을 이수해 전문성을 높여보다 더 정확한 일기예보를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계속되는 오보 논란에 전문성 교육과 예보관 확보에 대한 성과는 미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장마로 인해 큰 피해를 입은 최근에도 예보관과 기상전문가의 능력을 제고하기 위한 움직임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 9월 17일 환경부는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에서 김종석 기상청장, 유명수 한강홍수통제소장(직무대리), 박재현 한국수자원공사 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기상예보 유관기관 협업 강화방안 보고회’를 가졌다. 이날 보고회에 참여한 기관들은 기후변화로 기상예측은 어려워지고 홍수 등의 자연재해가 증가할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기상예보 유관기관이 협업을 강화해 기후위기 대응력을 높이는 방안을 모색했다. 참여 기관들은 이날 ▲기관별 역할분담 강화 ▲기관 간 인력교류·소통 확대 ▲기상 관측자료 공유 확대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유관기관들은 이날 회의의 후속조치로 국장급 기관 간 정책협의회를 구성·운영하며 협업방안에 대한 구체적 실행계획을 마련할 방침이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이미 현실화한 기후 위기 시대를 맞아 온실가스 감축만큼 기후변화 적응도 중요해졌다”며 “기상예보와 홍수관리를 유기적으로 연계해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임호동 기자  ihd333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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