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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과 예측불가능성을 줄여라
  • 임호동 기자
  • 승인 2020.10.10 10:39
  • 호수 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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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예측하는 일은 매우 힘든 일이다. 하지만 예측이 조금이라도 가능하다면 많은 것이 달라진다. 상황에 따라 필요한 것을 챙기는 등 대비가 가능하며, 미래를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세계 각국이 내일의 날씨를 예측하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는 이유이다. 특히 4차산업을 맞이한 상황에서 정밀해지고 있는 기상기술은 불확실성과 예측불가능성을 해소시켜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기상청의 슈퍼컴퓨터 4호기(사진 기상청)

슈퍼컴퓨터는 억울하다

언젠가부터 기상청의 슈퍼컴퓨터는 조롱의 대상이 됐다. 일기 예보가 틀릴 때면 일부 사람들이 ‘수백억짜리 슈퍼컴퓨터를 갖추고도 오보를 낸다’며 기상청의 슈퍼컴퓨터를 비난의 대상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일은 기상청이 날씨 예측에 쓰이는 슈퍼컴퓨터를 구매하려고 100억원이 넘는 예산을 투자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작됐다. 실제 기상청은 약 172억을 투자해 슈퍼컴퓨터 4호기(‘우리’, ‘누리’, ‘미루’ 등 총 3대)를 비롯해 슈퍼컴퓨터 5호기의 일부인 ‘두리’ 등 총 4대의 슈퍼컴퓨터를 활용해 기상 예보에 사용하고 있다. 특히 2019년 말 기준으로 국가가 보유하고 있는 물품 중 가장 비싼 것이 현재 도입 중인 기상청의 슈퍼컴퓨터 5호기(총 가격 520억원)로 알려지면서 기상청의 슈퍼컴퓨터는 오보 발생시마다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고 있다.

하지만 기상오보의 모든 책임을 슈퍼컴퓨터가 질 수는 없다. 슈퍼컴퓨터의 역할은 날씨를 예측하는 데 있어 일부의 역할만 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상청의 날씨 예보는 전 세계 110여개 기상관측소 및 날씨위성으로부터 온도·압력·습도·풍속 등 데이터를 수집하고, 수집된 데이터들을 ‘수치예보모델’에 입력해 슈퍼컴퓨터가 해당 모델을 계산해 예측값을 내놓는 과정으로 이뤄진다. 이러한 예측 값을 실제 날씨와 비교하고,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분석하면서 예보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즉, 최대 5800TFlop/s(테라플롭스·초당 1조회 연산)의 기능을 갖춘 기상청의 슈퍼컴퓨터는 1초에 5800조번의 계산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컴퓨터로, 복잡하고 변수가 잦은 기상현상을 수학적으로 예측해 계산하는 역할만을 수행한다.

문제는 기후변화로 인해 이상기후현상이 잦아지면서 정확한 수치를 잡아내기가 힘들어졌다는 점이다. 기상예보에 있어 수치예보모델은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통해 결과를 산출하는데, 입력되는 데이터 값이 조금만 달라져도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기후현상은 이러한 수치예보모델의 입력 값에 커다란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결국 해당된 입력 값을 계산하는 슈퍼컴퓨터로서는 기상오보에 대한 조롱이 억울한 일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인공지능을 통한 기상예측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는 구글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한 기술

기후 위기 속에서 보다 정확한 기상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결국 슈퍼컴퓨터뿐만 아니라 기상정보 수집부터 데이터 계산 및 예측, 그리고 현실에서 이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분석하는 것까지 모든 분야에서 정확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정확성을 높이고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한 노력은 전 세계에서 계속되고 있다.

특히 4차산업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4차산업기술이 기상관측에 도입되면서 큰 도움이 되고 있다. 특히 구글의 ‘공익을 위한 인공지능(AI)’은 그 대표적인 사례로 볼 수 있다. 구글은 AI 기술을 활용한 기상 예측 모델 ‘나우캐스트’는 6시간 이내 단기 예보에 초점을 맞추고, 기상 레이더 관측 자료와 위성사진 등을 모아 유넷(U-Net)이라는 신경망으로 계산해 일기를 예보하고 있다.

나우캐스트는 과거의 레이더 영상과 위성 영상 데이터를 활용해 최대 3시간 이후의 레이더 영상을 예측하는 프로그램으로, 공간해상도가 1km에 달해 동() 보다 적은 넓이 지역의 기상 현상을 관측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료수집부터 예측까지의 시간이 5~15분 내외로 매우 짧아 뇌우, 태풍 등 급박한 기상상황에서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구글은 현재 나우캐스트가 미국 해양대기청(NOAA)의 예보모델 ‘HRRR’보다 10배 더 상세하게 예보할 수 있다고 자부하고 있다. 실제 1~3시간 내의 단기 예보는 HRRR보다 정확하지만 5~6시간 이상의 장기 예보는 아직까지 HRRR이 더 정확하게 예보되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이에 질세라 중국 역시 AI를 통한 기상관측에 나서고 있다. 중국의 알리바바그룹 다모아카데미(DAMO Academy) 역시 최근 AI 기반의 관측시스템 ‘AI 어스(AI EARTH)’를 발표했다. 다모아카데미의 발표에 따르면 AI 어스는 우주, 하늘, 지상을 한눈에 관측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지구에서 일어나는 모든 현상에 대한 정보를 모으고 분석하겠다는 것이다. 즉 AI어스는 위성 정보뿐 아니라 드론, 실시간 기상 정보, 사물인터넷(IoT) 데이터 등 다양한 데이터 자원을 수집한 뒤 AI로 분석해 시각화된 정보를 만들어낸다. 이를 통해 기상관측, 홍수예방 등의 시스템에 접목하거나 활용한다는 것이 다모아카데미의 목표이다.

뿐만 아니다. 기후변화와 이상기후로 곤혹을 치루고 있는 국가들은 더 나은 기후분석을 위해 성능이 더 뛰어난 슈퍼컴퓨터 도입에 나서고 있다. 영국의 경우 약 1조 3000억원의 예산을 영국 기상청에 투입해 초대형 슈퍼컴퓨터를 새로 도입할 예정이며, 일본 기상청 역시 신형 슈퍼컴퓨터를 이용, 기존 일본 수치예보모델인 ‘아메다스’에 지상 습도와 해상 수증기 유입 정도 등을 한 번에 분석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기상ㆍ우주기상 관측을 목표로 하는 정지궤도 기상위성 천리안 2A호(상상도)

기술로 예보능력을 키운다

이러한 기술로 부정확성과 불확실성을 줄이려는 노력은 우리나라에서도 계속되고 있다. 먼저 기상청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지난해 정보통신 혁신 기술의 기상 업무 활용 분야 확대와 공동연구 추진을 위해 상호 협력을 위한 업무협력 협정을 체결하고, 기상위성 지상국개발, 운영 및 기상위성 자료 관리 ▲기상레이더 신호처리 기술 개발 ▲해양기상 부이용 데이터 전송 등 기상관측 전송기술 개발 ▲정보통신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기상콘텐츠 유통 및 확산 ▲인공지능 기반 실시간 예측·분석기술 연구 협력하고 있다.

특히 ETRI는 세계에서 3번째로 개발된 차세대 정지궤도 기상위성 천리안 2A호로부터 22x22K 화소(14bits) 대용량 영상자료를 받아 관련 정보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기상위성 지상국 시스템을 개발해 기상청에 설치·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보다 예보의 정확성을 높이고, 기상정보를 빠르게 광범위 지역으로 24시간 365일 서비스하는 데 큰 힘을 보태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기상청은 일기예보 정확도 향상을 위해 AI 기상예보 보좌관 ‘알파웨더’를 개발 중에 있다. 국내 일기 예보의 경우 슈퍼컴퓨터가 분석한 자료에 예보관의 판단이 더해져 완성된다. 이때 예보관은 수많은 데이터를 비교분석해 발표하게 되는데, 수많은 변수가 발생되는 현재 예보관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에 개발 중인 AI 예보관 알파웨더는 예보관의 예보생산과정을 학습하는 AI로, 축적된 빅데이터를 통해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예보하는 시스템이다. 이는 기존 예보관의 부담을 덜어줄 뿐만 아니라 많은 정보를 기반으로 해 예보의 정확성을 높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알파웨더는 2027년까지 3단계의 과정을 거쳐 개발될 예정이다. 1단계(2019~2021년)에서는 알파웨더가 예보관의 예보생산과정을 학습해 예보관이 기상특보, 기상정보를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생산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한다. 이후 2단계(2022~2024년)에서는 지역별 다양하고 특화된 기상 예보가 가능한 ‘우리 동네 스마트 파트너(Smart Partner) 알파웨더’를 개발할 예정이며, 더 나아가 3단계(2025~2027년)에서는 국민 개개인을 위한 일상생활 패턴에 맞는 기상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나만의 스마트 파트너(Smart Partner) 알파웨더’를 구축해 개인별 맞춤형 기상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물론 이러한 기상예보 AI 시스템의 기상 예보가 100% 적중할 수는 없다. 하지만 기상예보에 있어 AI 시스템은 기상 예측 외에도 사용할 곳이 무궁무진하다. 특히 AI가 기상 수치 모델의 복잡한 계산을 학습해 연산 속도를 끌어올린다면 컴퓨터의 업그레이드가 없이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예산을 극적으로 줄일 수 있는 방안이다. 이에 전 세계 각국이 기상예보 AI 시스템 개발에 나서고 있는데, 2017년 독일이 최초로 접목에 나선 이후 우리나라와 미국, 일본 등이 본격적으로 기상예보 AI 시스템 개발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기상예보 AI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는 기상청 인공지능예보연구팀은 미국 등과 함께 AI 시스템 개발에 치중하는 한편, 기후예측 AI 외에도 AI를 다양한 방향으로 사용하기 위해 연구를 거듭하고 있다. 연구팀은 비전문가도 기상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기상 데이터 세트와 간단한 AI도 공개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우리나라 역시 기상 예보의 불확실성을 조금이라도 줄이고, 더 나은 기상정보 예측을 위해 기존 슈퍼컴퓨터 4호기보다 성능을 강화한 차세대 슈퍼컴퓨터 도입을 앞두고 있다. 오는 2021년 말까지 628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신형 ‘슈퍼컴퓨터 5호기’를 구축할 방침이다.

결국 기상예측은 수많은 기술로 정보를 취합하고, 이를 활용하는 능력에서 판가름이 난다. 이를 위해 더 많은 자본이 투자되고 있으며, 더 나은 결과물을 얻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노력하고 있다.

임호동 기자  ihd333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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