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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기후·미세먼지 전문가들이 함께 논의하고 방법을 찾는 과학컨트롤타워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 / 한국기상학회 전혜영 회장
  • 임호동 기자
  • 승인 2020.10.10 10:57
  • 호수 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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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와 이상기후현상은 이제 낯선 단어가 아니다. 시베리아가 폭염에 시달리고, 북아메리카에서는 한 여름에 눈이 내리는 등 세계 각국에서 발현되고 있다. 54일이라는 최장기간 장마에 최악의 수해를 입은 우리나라 역시 예외는 아니다. 언제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날씨는 우리의 일상을 위협하고 있다. 이에 기후전문가, 연구자, 예보자, 그리고 기상사업자들이 함께 힘을 모으고 있는 한국기상학회는 이러한 기후위기 속에서 해답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FUTURE ECO는 한국기상학회 전혜영 회장과의 서면인터뷰를 통해 기후변화와 이상기후현상에 대한 연구 현황과 이를 대비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이야기를 나눠봤다.

 

기상학회의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리겠습니다.

한국기상학회는 1963년에 창립해 올해로 57년의 역사를 가진 기상학 분야의 단일 학회로서, 현재 3042명의 학계, 기상예보, 기상산업 분야 회원을 대표하는 기관입니다. 우리 학회는 현재 인류가 당면한 가장 도전적인 과제인 기후변화 및 이에 수반된 미세먼지, 폭염, 한파, 태풍 등의 위험기상과 관련된 과학적 연구를 주도하는 연구자와 예보자, 기상사업자들을 대표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에서 이상기후 현상이 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이상기후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와 대비 방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최근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는 폭염, 한파, 홍수, 미세먼지, 태풍, 산불 등의 위험기상은 기후변화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돼 있습니다. 특히 북극의 온난화는 지구상에서 가장 빠르고 강하게 일어나고 있으며, 올해에는 북극 시베리아 동부해안의 6월 기온이 38도까지 상승하는 등 이례적으로 높아져서 그 영향이 중위도에까지 광범위하게 미치고 있습니다. 북극 온도의 증가는 저위도와 고위도 간의 온도 차이를 줄여서 제트기류 및 기압패턴을 변화시킴으로써, 여름철 폭염 및 홍수를 야기하고 태풍의 이동 경로 및 그 강도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겨울철 한파 또한 북극 온난화에 따른 극소용돌이의 약화에 기인한 대규모 바람장의 파동성 출렁거림에 기인하므로, 지구온난화에 의해 중위도 겨울철에 한파가 오는 아이러니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위험기상에 대한 단기적 대응방안은 이런 위험기상의 예측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이를 위해서는 첫째 대기과학 분야의 원천연구를 집중적으로 지원해 수치모델을 발전시키고, 둘째 고성능 슈퍼컴퓨터의 활용, AI 등의 첨단 계산기법 등을 수치예보 모델링에 활용하는 것입니다.

장기적으로는 파리협약을 비롯한 기후변화 완화를 위한 국제적 노력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기후위기에 대한 국민 인식확립 및 개인들의 실천방안을 유도하는 것이 필요해 보입니다.

최근 기상청의 잦은 기상 예측 오보로 인해 국민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의 원인과 개선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기상예보는 강수과정이 포함되는 여름철의 예보 불확실성이 4계절 중 가장 높은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는 수증기-비-얼음의 상변화가 일어나는 구름 속에서의 과정이 현재 기상학에서 가장 어려운 과학적 문제이며, 이에 따라서 현재의 수치예보모델들이 강수의 정확한 시간 및 장소를 잘 예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올해는 북극에서 봄철부터 이례적인 고온이 지속됐고, 이에 따른 기압배치 및 대기순환의 변화에 의해 한반도에서 최장기간의 장마 및 홍수를 야기했습니다. 기상청 오보의 주요 원인은 수치예보모델이 이와 같은 이례적인 상황에 대한 예측성이 떨어진다는 데 있습니다.

이론적으로 어떤 수치예보모델로도 100% 정확한 예보를 할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기상선진국들은 90% 정도의 예측성을 확보하기 위해 엄청난 인적, 물적 자원을 투입하고 있습니다. 여름철 예측성은 80% 미만이므로 향후 수치예보모델 예측성 향상을 위한 원천 연구가 수행돼야 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프로젝트 기반이나 단기 사업단 형태의 연구가 아니고, 정부출연연구소 형태의 안정적인 기반에서 최고의 연구인력들이 전임연구원으로 연구를 수행해야 합니다. 최근의 날씨는 기후변화와 밀접하게 관련돼 있으므로 기상과 기후에 대한 통합적이고 수준 높은 연구가 이뤄져야 향후 어떠한 변화된 기후 상황에도 예보 정확도를 담보할 수 있는 수치모델을 개발할 수 있습니다.

기후변화에 따른 온난화가 유독 빠르게 진행되는 한반도에서 국민의 재산 및 생명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위험기상의 정확한 예보는 우리나라가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필수적입니다. 이를 위해 정부의 지원이 절실한 시점입니다.

 

기상학회는 지난해 국가기후환경회의에 참여해 ‘국가싱크탱크 설치 안’을 도출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국가싱크탱크란 무엇이며, 현재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우리나라는 해마다 강한 미세먼지가 발생해 국민들이 큰 어려움을 겪어왔습니다. 미세먼지는 국민 건강과 직결되는 중차대한 문제이고,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치를 고려할 때 이 문제는 대기환경뿐 아니라 기후변화 및 국제협력과도 관련이 되므로 정부는 ‘국가기후환경회의’를 발족했습니다. 하지만 미세먼지 농도의 변화 및 예측은 배출원 규제로만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 대기순환, 대기화학, 대기복사, 구름물리, 기후변화 등 종합적인 연구를 병행해야 가능합니다.

지난해 봄, 고농도 미세먼지 기간에 중국에서의 장거리 수송이 한반도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가에 대한 부분이 매우 민감한 정치적 이슈가 됐습니다. 중국은 최근 10여년간 엄청난 연구비를 지원해 Nature 급의 세계 최고 수준의 회장과학적 연구결과를 도출해왔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환경부, 과기정통부를 중심으로 프로젝트 기반, 사업단 기반의 연구들은 운영해 왔으나 중요한 시점에서 국가 정책에 대응할 정도의 과학적 연구결과를 내놓지 못했습니다.

그 주된 원인 중 하나는 현재 미세먼지 과학연구를 담당하는 두 국가기관인 환경부의 국립환경과학원과 기상청의 국립기상과학원 모두 공무원 조직으로, 심도있는 과학연구를 하기에는 여러 가지 제약이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현재 환경부 및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미세먼지 사업단 등에 상당한 연구비를 지원하고 있는데, 문제는 여러 대학에 개별 과제로 나눠져 수행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는 연구에 대한 컨트롤타워가 없어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은 구조가 됩니다.

같은 액수의 연구비로 젊은 박사급 연구원들을 전임연구원으로 고용해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를 수행하고, 그 결과가 바로 정책에 사용될 수 있도록 연구소 내에 정책 부서를 포함하는 연구기관을 설립한다면 그 효과는 현재와는 비교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이에 한국기상학회는 국가기후환경회의에 기후-기상-미세먼지연구를 종합하는 ‘국가(과학)싱크탱크 설립’을 제안했습니다. 과학싱크탱크는 우리나라에는 전무하지만, 미국의 워싱턴과 버지니아주 부근에는 여러 과학 싱크탱크들이 캠퍼스라는 이름으로 존재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관련 분야 최고의 과학연구력을 보유하며, 그 결과들을 정책에 직접 활용하고 있습니다.

현재 국가(과학)싱크탱크는 올해 상반기부터 기후환경회의에서 기후-환경 통합에 대한 논의부터 시작됐으며, 올 하반기에는 설립과 관련된 구체적인 안이 나오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급변하고 있는 기상환경에 따라 기상학의 전문성이 절실해진 때, 기상학회의 장단기 연구사업 및 앞으로의 방향은 무엇인지?

기후변화가 가파르게 진행되면서 한파, 폭염, 홍수, 가뭄, 태풍, 산불 등 위험기상이 빈번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대기-지구-해양-빙권을 아우르는 지구시스템은 매우 복잡한 피드백 과정을 포함하고 있으므로, 심도 있는 과학적 연구가 이뤄져야만 앞으로의 기상, 기후, 미세먼지를 예측할 수 있습니다.

1958년 이후 현재까지 국내 대기과학(기상학) 분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인원은 485명이며, 특히, 현재 40대의 국내 기상학과/대기과학과의 박사들은 관련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연구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소수의 대학교수를 제외한 취업 가능한 연구기관이 전무해 박사학위 후 주로 미국 등 외국 연구소에서 자리를 잡고 있으며(약 200명), 현재 국내대학 등의 임시직 박사가 100명이 넘습니다.

국가가 꼭 필요한 기상-기후-미세먼지의 과학연구를 담당할 능력 있는 젊은 과학자들이 안정된 연구환경에서 세계적 수준의 연구를 수행할 수 있고, 그 결과가 지속 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는 국가 정책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정부출연연구소 형태의 연구소 설립을 추진하는 것이 현재 한국기상학회가 가장 중요하게 추진하는 사업입니다.

또 한 가지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은 기상-기후-미세먼지 등 국민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부분들에 대해서 학계가 국민들과 소통하는 기회를 넓히는 것입니다. 기상예보의 한계점이나 기후변화의 실상 등 과학적 근거에 바탕을 둔 국민과의 소통을 다방면으로 확대할 예정입니다.

 

마지막으로 FUTURE ECO 독자들에게 한 말씀 바랍니다.

우선 지면을 통해서라도 만나 뵙게 돼서 반갑습니다. 전문미디어로서 환경관련 업무를 하시는 분들이라 특별하게 친근한 느낌입니다. 앞으로 기후변화와 관련돼 기상, 기후, 환경 문제가 다 매우 어려울 것 같습니다. 국민세금으로 운영되는 국책과제로 연구를 하는 과학자 입장에서 국가를 위해서 어떻게 공헌할 수 있을까 항상 고민하고 있습니다. 어떤 단체나 조직의 이익이 아니고, 국가를 위해 가장 좋은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FUTURE ECO 독자님들의 많은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임호동 기자  ihd333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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