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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수백만 톤 쏟아지는 커피찌꺼기, 에너지로?
  • 박희정 기자
  • 승인 2020.11.10 10:15
  • 호수 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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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에게 커피는 지겹고 반복되는 일상 가운데 달콤한 휴식과 같다. 세계 어느 나라에도 뒤지지 않는 한국인의 커피사랑은 연간 328잔을 소비하는 위엄을 보이며 세계 평균(132잔)을 가볍게 뛰어넘는다. 오늘도 꾸준히 소비되는 커피 덕에 거리 구석구석 자리한 커피숍은 삶의 일부이자 제3의 공간으로 애용된다. 그러나 달콤함 뒤에는 항상 수고로움이 따른다. 바로 커피찌꺼기. 매일 쏟아지는 어마어마한 커피찌꺼기를 처리하는 데 드는 비용은 만만치 않다. 이를 깔끔하게 해결해 줄 묘안이 없을까. 그것도 환경에 좋은 방식이라면 금상첨화겠다. 커피찌꺼기를 바이오에너지 연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역대급 커피 소비, 그 활용도는 미약

이제 커피는 그냥 커피가 아니다. 커피의 종류, 원산지와 내리는 방법 등에 따라 커피는 고유한 향과 맛을 낸다. 커피 맛을 알게 된 소비자들은 드립커피와 같이 고급 커피로 취향이 바뀌고 커피원두 사용량이 상대적으로 많은 아라비카종을 이용하는 커피 소비를 늘리고 있다.

국회입법조사처에서 최근 낸 ‘커피찌꺼기 수거체계 확립을 통한 바이오에너지 연료자원화 방안’ 보고서에 의하면, 우리나라 성인 1인이 마시는 커피소비량은 2012년 220잔에서 2019년 328잔으로 세계 평균 소비량 132잔의 약 2.5배 수준이다. 이것도 생두와 원두만으로 계산한 것으로, 커피조제품은 제외한 양이다. 수입하는 생두, 원두 및 커피 조제품의 전체 수입량도 2012년 11만 5000톤에서 2019년 17만 6000톤으로 급격히 늘고 있다.

그만큼 커피찌꺼기의 양도 늘었다. 2012년 9만 3397톤에서 2019년 14만 9038톤으로 약 37% 증가했다. 원두를 커피로 추출할 때 0.2%만 커피로 마시고 99.8%는 커피찌꺼기로 배출돼 2012년부터 2020년 7월까지의 총 누적 커피찌꺼기 추정량은 103만 5902톤에 이른다. 전국 커피전문점 수도 2012년 4만 2458개소에서 2018년 8만 3445개소로 약 두 배가량 증가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커피전문점뿐 아니라 대부분의 제과점에서 커피를 판매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2018년을 기준으로 커피찌꺼기가 배출되는 장소는 10만 개소가 넘는 것으로 조사된다.

 

커피찌꺼기 처리 어떻게?

1일 300kg 이상 발생되는 사업장에서는 커피찌꺼기가 사업장폐기물로 관리되고, 작은 카페에서 발생되는 커피찌꺼기는 생활폐기물로 분류돼 버려지고 있다. 커피찌꺼기는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종량제 봉투에 담아 배출하면 생활폐기물의 관리자인 지방자치단체가 보관했다가 매립 소각하며 재활용이 되는 경우는 폐기물처분부담금을 부과하지 않는다.

2019년 발생한 커피찌꺼기 14만 9038톤을 종량제 봉투에 넣어 배출하는 경우 약 41억원 정도가 소요되는 것으로 조사되는데, 이는 단지 종량제 봉투에만 국한된 것으로, 소각이나 운반비용 등 다른 사회적 비용이 검토된 것이 아니다. 특히 버려지는 커피찌꺼기는 매립·소각처리되는 과정에서 상당량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해 문제가 된다. 일부 카페에서 재떨이, 화분, 방향제 등에 사용해 재활용하기도 하지만 이와 같은 커피찌꺼기 활용은 폐기기간을 잠시 연장할 뿐 지속가능한 것은 아니다.

입법조사처 보고서는 커피찌꺼기 처리 비용을 저감하면서 친환경 에너지 전환 추세에도 부합하는 방안으로서, 커피찌꺼기를 바이오에너지 원료 자원으로 재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수 있다고 밝힌다. 커피찌꺼기는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 이용 보급 촉진법’ 제2조에 따른 재생에너지원의 하나인 바이오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원료로서, 발전 및 수송용 연료부문에서의 화석연료 사용량을 일정 부분 대체할 수 있는 수단이다. 더구나 커피찌꺼기는 커피액이 추출됨과 동시에 발생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 분리수거가 상대적으로 용이한 구조다.

 

커피찌꺼기가 바이오연료가 되면?

커피찌꺼기가 순환자원으로 인정된다면 바이오에너지 원료로서의 가치는 매우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커피찌꺼기는 목재, 축분, 볏짚 등 기타 바이오에너지 원료에 비해 탄소함량이 많아 단위당 발열량이 높다. 단위당 커피찌꺼기 발열량이 나무껍질 발열양의 두 배정도로 나타났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특히 발전용 바이오에너지 연료 원료의 상당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목재펠릿에 비해서도 단위당 발열양이 높으며, 셀룰로오스, 리그닌 등 목질계 성분이 풍부하고 일산화탄소와 분진 배출량이 적어 친환경성을 갖췄다는 평가도 있다. 다양한 고체, 액체 바이오 연료 형태로 가공이 가능해 수거체계만 갖춰진다면, 수입 비용 등 별도 비용 없이 계절적 영향을 받지 않고 공급할 수 있게된다.

커피찌꺼기를 바이오에너지 원료로 활용할 경우 상당한 규모의 폐기물 처리 비용 절감과 에너지 발생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약 15만 톤 규모의 커피찌꺼기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던 2019년 기준 이를 소각하지 않고 전량 바이오에너지 원료로 재활용할 경우 약 180억원에 해당하는 비용절감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추산된다. 또한 약 85만 2778Gcal에 해당하는 에너지 회수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추산되며, 이는 2017년 기준 목재펠릿을 통해 생산한 국내 에너지 공급량 대비 약 7.8%에 해당한다.

문제는 우리나라에서는 체계적인 재활용 방안이 마련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 스위스, 영국 등 앞선 나라에서는 커피찌꺼기를 바이오에너지 연료 원료로 재활용하는 모델이 구축돼 있다. 우리나라도 분리배출 체계 구축을 통해 재활용 가능한 커피찌꺼기 수거량을 높이고, 커피찌꺼기를 바이오에너지 순환자원으로 인정할 수 있는 규정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또 발전용, 수송용 재생에너지원의 원료로서의 커피찌꺼기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 지급 가중치 상향, 바이오에너지연료 원료별 차등적 의무이행 장려 방안 등을 검토해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커피에 매료돼 더 이상 커피를 끊을 수 없게 된 상황에서 커피 소비의 증가는 찌꺼기 발생 또한 높인다는 점을 직시하지 않을 수 없게 한다.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필요하다. 그 가운데 바이오자원으로의 활용은 좋은 대안 가운데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희정 기자  doban0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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