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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가는 방사성 폐기물, 안전기준 강화 시급
  • 조중혁 기자
  • 승인 2020.11.10 10:33
  • 호수 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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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본에서 후쿠시마에 보관된 방사능 오염수를 해양으로 방류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최근 이 같은 방사능 폐기물들이 국민들을 위협하고 있지만, 국외와 국내 모두 방사성 폐기물에 대한 안전기준은 현재진행형이다.

 

반감기가 수십 년에서 수 만년에 이르는 폐기물의 왕

세상에서 제일 폐기하기가 까다로운 물질을 꼽자면 각종 중금속부터 화학물질까지 다양한 물질들이 후보에 오르겠지만, 그 중에서도 제일 악독한 폐기물은 바로 방사성 폐기물이다. 발생부터 보관, 폐기에 이르기까지 국가에서 나서서 해결하지 않으면 자연을 말 그대로 사멸시키는 무서운 폐기물이라 할 수 있다. 방사성 폐기물은 방사성 감쇠물질을 포함하고 있는 폐기물을 말한다. 대개는 핵분열과 같은 핵반응에서 부산물로 생성되지만 원자력산업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산업에서도 발생한다.

방사능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감소하기 때문에 인간에게 심각한 영향을 끼치지 않을 때까지 일정 시간 동안 분리돼 있어야 하는데, 보통 산업에서 쓰이는 핵연료는 반감기가 몇 시간에서 몇 년까지이지만 원자력 발전에서 나오는 고준위 폐기물은 반감기가 수십 년에서 수만 년까지 이른다.

특히 플루토늄 239와 같이 방사성 폐기물에서 나오는 일부 방사성 원소는 인간과 다른 생명체들의 생체 및 사체를 가리지 않고 잔존하게 되는데, 이런 폐기물들은 몇 세기 동안 차폐되고 수천 년 동안 환경으로부터 격리해야 한다.

격리가 되지 않을 경우, 방사성 동위원소들은 붕괴돼 바로 안정한 상태로 가지 않고 다른 방사성 원소들로 붕괴돼 그것들이 또 다른 붕괴를 하면서 붕괴사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직접적인 방사성 원소가 아니어도 고준위 폐기물에 대한 노출은 심각한 부상이나 심지어는 사망을 초래할 수도 있는데, 돌연변이를 일으켜 암 발생률을 높일 수 있고, 사람의 경우엔 방사능의 선량이 5시버트 정도 될 때 치명적인 것으로 계산되고 있다.

방사성 폐기물은 여러 가지 이유로 생긴다. 거의 대부분의 폐기물의 경우 핵연료순환과 핵무기 해체 과정 중에 발생되나 일부는 의료폐기물, 산업폐기물이다. 뿐만 아니라 석탄, 석유, 천연가스를 가공하고 소비하면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방사성물질이 축적되기도 한다.

이들 방사성 폐기물들은 그 농도에 따라 다양하게 나누고 그에 대한 관리도 제각각이다. 저준위 폐기물은 방사능 세기가 낮은 방사성 폐기물을 말한다. 원자력발전소의 폐필터, 이온교환수지, 작업자들이 사용한 작업복이나 공구 같은 것, 또한 방사성 동위원소를 이용하는 산업체, 병원, 연구기관에서 나오는 방사성 폐기물들이 이에 해당된다. 대개는 별도의 보호장비 없이 다룰 수 있다. 그러나 몇몇 방사성이 강한 저준위 폐기물의 경우에는 보호장비가 필요하며, 대부분의 경우 얕은 땅에 묻는다. 보통 저준위 폐기물을 곧바로 매장하지 않고 압축이나 소각 등의 과정을 거친 후 매립한다. 저준위 폐기물은 A, B, C, GTCC의 4단계로 구분된다. 중준위 폐기물은 저준위 폐기물에 비해 더 높은 양의 방사능을 가지고 있고 일부는 차폐돼야 한다. 중준위 폐기물에는 합성수지, 화학적 슬러지, 방사능에 오염된 물질들과 폐로 등이 있는데, 이들은 콘크리트나 아스팔트로 굳혀서 처리된다. 일반적으로 수명이 짧은 폐기물들은 깊지 않은 저장소에 묻히지만, 수명이 긴 폐기물들은 깊은 지하 시설에 묻힌다.

마지막으로 고준위 폐기물은 원자로에서 발생되는데, 이들은 원자로 노심에서 발생되는 핵분열 생성물들과 초우라늄 원소들을 포함한다. 거의 대부분 강한 방사능을 가지고 있고 매우 뜨겁다. 고준위 폐기물은 원자력발전에서 나오는 총 방사능의 95%를 차지하고 있는데, 전 세계적으로 그 양이 매년 약 1만 2000톤씩 증가하고 있으며, 1000MWe급의 원자력 발전소 하나는 매년 약 27톤의 사용 후 연료를 배출한다고 한다.

방사성폐기물을 처리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학자들 사이에서 많은 논의가 이뤄졌다. 우주에 버릴 경우, 방사성 폐기물을 영원히 지구 밖에 보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우주로 발사할 때 사고가 나서 방사성 폐기물들이 지구 곳곳으로 떨어질 상황이 있을 수 있으며, 폐기물이 무겁기 때문에 발사 횟수도 많아야 할 것이며 국제적인 협약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두 번째 방법은 방사성 원소에 힘을 가해 다른 동위 원소로 바꾸는 방법인데, 취급이 용이해지지만, 많은 비용이 든다는 점과 원하지 않는 원소가 나오는 등의 위험 부담이 너무 커버스토리크다. 그래서 결국 남은 건

땅에 묻는 것이다. 넓고 안정된 지층에 터널을 만들고 방사능이 새지 않도록 하면 고준위 폐기물을 보관할 수 있다. 수십만 년 동안 방사능을 가지고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방사능이 새게 해서는 안 되며 지속적으로 방사능 검사와 관리를 해줘야 한다. 방사성폐기물을 바다에 묻는 방법도 생각할 수 있는데, 안정된 심해에 묻으면 천천히 방사능 폐기물을 맨틀로 이동시킬 수 있다. 또는 자연이나 인공 섬에 묻을 수 있는데, 후쿠시마 원자력발전 사고와 같이 지진과 쓰나미 같은 갑작스러운 사고가 생기거나 지질층에 변화가 생긴다면 방사능이 지하수 등으로 유출될 수 있다는 위험성이 있다. 이런 부담들이 있기 때문에 고준위 폐기물들의 처리방침을 두고 세계의 국가들은 별도의 협약을 맺고 이를 관리하고 있다.

 

치명적인 방사성폐기물, 국제적 협업을 통해 기준을 나누고 관리해

이들 방사성폐기물의 기준은 어떻게 결정될까? ‘사용후 핵연료 관리의 안전 및 방사성폐기물 관리의 안전에 관한 공동협약(이하 방사성폐기물안전협약)’ 조직회의가 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방사성폐기물안전협약은 국제원자력기구(IAEA)를 중심으로 우리나라와 미국, 프랑스, 러시아, 일본 등 세계 69개국이 가입한 국제 협약인데, 이 협약은 국제협력을 통해 전 세계의 사용 후 핵연료 및 방사성폐기물 관리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취지로 마련됐다. 조약에 의거해 매 3년마다 개최되는 이 회의에서는 방사성폐기물 안전협약 검토회의를 위한 조직을 구성하고, 3년 임기로 의장, 부의장 등을 선출하는데, 우리나라는 지난 4차 조직회의(2011.5.10~12)에서 의장을, 5차 전체회의에서는 부의장을 배출했다. 매 3년마다 방사성폐기물안전협약 검토회의를 위한 조직이 구성되고 나면, 체약당사자인 각 국가에서는 ‘국가보고서’를 작성해 IAEA에 제출한다. 보고서에는 협약의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각국에서 취한 조치내용이 담겨져 있는데, 이후 각국에서는 타국의 보고서를 서로 검토하고 질의서를 제출하며, 질의서를 받은 국가는 관련 답변서를 제출한다. 그러고 나서 최종적으로 ‘이행 검토회의’를 통해 제출된 보고서를 다 함께 검토하게 되는 것이다. 특히 국제원자력기구(IAEA) 권고에 따라 한국은 방사성폐기물을 방사능 농도 등을 기준으로 고준위, 중준위, 저준위, 극저준위 폐기물로 구분해 시행하게 됐는데, 현행법상 원자로에서 꺼낸 사용 후 핵연료를 원자력진흥위원회가 폐기하기로 의결하면 고준위 방사성폐기물로 지정해 처리하며, 방사성폐기물에 대한 법률적 안전조치도 잇달아 개정하고 있다.

 

강화되는 방사성 폐기물 기준, 고준위 폐기물 저장소도 건설 시급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의 체계적인 안전관리를 위해 관련 고시 3건을 최근 개정·시행했다고 밝혔다. 이는 2019년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핵종 농도분석 오류에 대한 특별검사의 후속조치다. 개정 고시에 따르면 방사성폐기물 발생기관은 인수기관이 제시하는 방법과 절차에 따라 방사성폐기물의 방사선적, 물리적, 화학적, 생물학적 특성을 분석·관리해야 한다. 기존에는 발생기관에서 자체 수행했다. 방사성폐기물의 관리 품질보증도 의무 도입된다. 이에 따라 인수기관은 발생기관에 방사성폐기물의 관리 품질보증에 관한 기준을 사전에 제시해야 하며, 발생기관은 폐기물 관리에 관한 품질보증 계획을 수립·이행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방사성폐기물 처분검사 항목에 특성규명과 품질보증 적합성을 추가하고, 검사인원과 기간을 확대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원자력발전은 우리의 환경을 위해 언젠가는 사라져야겠지만, 어쩔 수 없이 돌아가는 지금은 방사성폐기물들을 관리해야 하는 것이 사실이며, 이들 폐기물이 자연에 피해를 끼치지 않도록 기준강화와 처리효율을 높이는 것은 앞으로 우리의 미래를 지켜나가는 데 있어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조중혁 기자  megnumfir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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