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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화되는 매립지 갈등 폐기물을 묻을 곳이 없어져 간다
  • 조중혁 기자
  • 승인 2020.11.10 10:36
  • 호수 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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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전 세계는 폐기물 매립지 문제로 인해 갈등을 겪고 있다. 생겨나는 쓰레기는 계속 늘어나는데 점차 묻을 곳은 사라져가는 것이다. 이 같은 갈등은 단순히 내부 갈등에서 끝나지 않고 지역, 인종, 국가별 갈등요인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런 악몽은 언제쯤 끝날까?

 

세계적으로 늘어나는 폐기물, 쓰레기통이 되는 지역이 늘어나고 있다

폐기물들이 늘어나면, 이를 해결하기 위한 매립지 역시 필요하다. 그래서 해외에서는 사람들의 관리가 미치지 않는 지역에 폐기물들이 버려지기 시작하고 이와 관련된 갈등이 중심화제로 떠오르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시베리아다. 세계은행의 추산에 따르면 매년 전 세계적으로 20억 톤의 생활폐기물이 발생하고 이 중 7000만 톤은 러시아에서 발생하고 있다. 전체 러시아 생활폐기물의 44%는 유기농 및 음식물 쓰레기이며 17%는 종이류, 플라스틱 폐기물은 약 12 %를 차지하고 있다. 러시아에서는 전체 생활폐기물의 90%가 매립되고 있어 이러한 페기물이 수십 년간 토양과 대기를 오염시키고 있다. 러시아 내 폐기물 매립지 총 면적은 약 400만 헥타르 정도로 이는 덴마크, 벨기에, 네덜란드의 국토 규모와 비슷한 규모이다. 현재 러시아에는 약 1만 5000여 개의 승인된 매립지가 있지만 승인된 매립지의 2배가 넘는 미승인 매립지가 존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또한 러시아 내 대형 매립지의 3분의 2가 시베리아 연방관구에 소재하고 있는데 대부분 설립 시에 설치된 오래된 구식 설비가 지금까지 가동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장 저렴한 방법은 매립지 건설이지만 그린피스에 의하면 현재 러시아 내 매립지 대다수가 안전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토양, 지하수 및 대기오염의 주 원인이 되고 있다. 또한 불법 매립지 난립 문제 해결을 위해 러시아 정부는 폐기물 관리 개혁의 일환으로 전국 폐기물 매립지의 순차적 폐쇄를 위한 사업을 승인했다. 폐기물 소각장 건설의 경우 매립을 통한 폐기물 처리량을 10배까지 감소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나지만 현재 러시아의 경우 일반 생활 쓰레기 분리수거율이 저조한 상황에서 일괄 소각은 환경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중국의 경우도 심각하다. 중국정부의 통계에 따르면, 2017년 중국은 2억 1500만 톤의 도시 생활 쓰레기를 수거했다. 10년 전 1억 5500만 톤이었던 생활 쓰레기가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인데, 2015년, 선전 남부에 위치한 쓰레기 매립장에서는 쓰레기 산사태가 발생해 73명이 숨졌다. 이 폐기장은 높이 최대 95m, 부피 400만m³로 설계됐다. 붕괴 당시 폐기장은 설계 기준을 초과한, 높이 160m, 부피만 580만m³에 달하는 쓰레기 더미를 수용하고 있었다. 항주 지역에서는 2007년 천자령쓰레기매립장을 설립해 쓰레기를 처리하기 시작했다. 해당 쓰레기 매립장의 깊이는 100미터로 이는 일반 건물의 약 30여 층에 해당한다. 2007년부터 매립하기 시작한 쓰레기 양은 2019년 초 기준, 이미 1700만 톤 이상 쌓였다. 결국 중국은 해외로부터의 쓰레기 수입을 2017년 금지시켰고, 쓰레기를 중국에 위탁하던 미국 등 선진국이 불벼락을 맞았다. 최근 미국에서는 쓰레기 재활용 정책을 포기하고 매립이나 소각으로 전환하는 도시들이 늘어나고 있다. 1970년대 환경운동 이래로 수십 년간 이어져오던 재활용 시스템이 위기에 처하면서 쓰레기 수거 회사들은 중국에 보낼 길이 막히자 돈을 들여 재활용 설비를 운영해야 했고, 타산을 맞추기 위해 각 주정부에 많게는 4배 가까이 요금 인상을 요구해 지자체로선 세금을 더 올리든가 다른 복지 서비스를 포기하지 않으면, 쓰레기의 재활용이 불가능한 상황에 이르렀다. 선진국의 사람들은 이제 깨닫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자신들이 보지 못했던 쓰레기들은 개도국 매립지에서 대신 처리해주고 있었다는 것을 말이다. 그리고 이는 국제분쟁으로 번지기 시작했는데, 이는 우리나라도 비슷하다.

 

국내 폐기물 분쟁, 지자체 간 갈등으로 이어지다

국내에서도 폐기물을 매립할 매립지를 둘러싼 분쟁이 격화되고 있다. 첫 사례로 폐기물을 묻을 땅이 부족하다 보니 새롭게 만들어지는 매립지를 서로가 관리하고자 권한을 얻기 위해 법적 소송을 걸고, 결과에 승복하지 못해 헌법재판소까지 가는 경우도 있다. 평택시와 충남 당진시의 경우가 대표적인데, 지난 1997년 12월 17일 서부두 제방(3만 7690.8㎡)이 완공되면서 잔기 평택·당진항의 매립지 소유권 분쟁이 불거졌다. 2004년 9월 23일 헌재는 경기도, 평택시와 충남 당진시 등의 소유권 분쟁 소송에서 당진시의 커버스토리손을 들어줬다. 이후 2015년 5월 4일 지방자치법에 의거해 행정자치부 장관 결정에 따라 신규매립지 96만 2350.5㎡ 중 67만 9589.8㎡는 평택시, 28만 2760.7㎡는 당진시 관할로 결정되자 충남과 당진시 등이 대법원과 헌재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 같은 격화되는 지자체 간 싸움은 바로 지방에서도 생겨나는 폐기물들을 처리할 장소가 점점 없어지기 때문이다.

수도권매립지를 둘러싼 지자체 간 분쟁은 어떨까? 이 분쟁을 알기 위해서는 수도권매립지의 역사부터 간단히 볼 필요가 있다. 지난 1992년 기존의 서울특별시 관할 쓰레기 처리장이었던 난지도가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거대한 쓰레기 산에 의해 서울 내에서는 관리가 힘들어 수도권을 무대로 새로운 매립지를 조성하기로 했는데, 당시 정부는 경기도 김포군 서부의 간척지 일부를 예정지로 지정했고, 이 부지를 서울특별시와 인천직할시, 경기도가 공동으로 사용하기로 했는데, 바로 이 매립지가 수도권매립지의 시작이었다. 현재는 매립지의 대부분이 인천광역시 관할에 있는데, 이 수도권매립지가 사용연한을 연장하기로 하면서 지자체간의 갈등이 시작됐다. 원래 이 매립지는 조성될 당시 2016년이면 매립지가 포화될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며 분리수거가 활성화되고 쓰레기들이 재활용되는 기술이 늘면서 들어오는 쓰레기의 양이 감소하자 매립기한 연장이 추진됐다.

이에 대부분의 매립지를 관장하고 있는 인천광역시가 매립지 기한 연장에 적극 반대하기 시작했다. 2016년 매립지의 사용이 끝나고 쓰레기가 넘치는 땅이 새롭게 개발될 것을 꿈꾸는 사람들이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매립지 인근 생활권으로 유입되기 시작해 100만여 명의 인구가 거주하게 됐다. 이들은 2016년 이후에도 계속 땅에 쓰레기가 들어온다고 하자, 중심축이 돼 반대운동을 벌이게 됐다.

서울시와 경기도는 당연히 쓰레기를 계속 버려야 하는데, 이를 대신할 매립지가 지자체의 반발로 확보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수도권매립지를 포기할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결국 매립지를 둘러싸고 인천광역시와 서울특별시 및 경기도가 마찰이 일어나면서, 광역자치단체 간 알력 싸움으로 번지고 말았다. 매립지가 들어서 있는 김포와 인천광역시는 반대입장이고 서울특별시, 경기도, 환경부는 연장에 찬성하는 입장으로 갈등을 빚고 있다. 결국 2025년까지는 매립이 연장됐지만, 이는 잠시간의 시간벌기이고 새롭게 매립지를 절실히 찾아야 하는 현재 상황에서 볼 때, 매립지의 문제는 우리 모두의 문제다.

쓰레기매립장의 쓰레기들이 자연적으로 소멸하기까지 약 300년의 시간이 소요되는데, 두터운 양털의류는 5년, 캔은 200년, 플라스틱 제품은 1000년, 유리병은 무려 200만 년의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이렇게 매립장이 한 번 쓰레기로 덮이면 이를 해결할 시간이 너무도 오래 걸리는 만큼, 국토가 좁은 우리나라는 폐기물 문제를 어떻게 하지 않으면 그야말로 국민들이 모두 쓰레기에 파묻혀 살게 될지도 모른다. 해외의 매립지 갈등과 그 해결을 주의깊게 살피고, 국내의 매립지 갈등에 계속해서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조중혁 기자  megnumfir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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