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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만들고, 잘 버리고, 다시 쓰는 사회를 위해
  • 임호동 기자
  • 승인 2020.11.10 10:39
  • 호수 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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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위기는 예상치 못한 곳에서 발생한다. 코로나19의 장기화와 각종 이슈들로 인해 하루도 조용할 겨를이 없는 우리나라에 위기가 찾아오고 있다. 그 위기는 코로나19도 아니고, 매스컴을 장식하는 대형이슈도 아니다. 바로 우리가 버리고, 쌓아놓는 폐기물이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언텍트 폐기물이 크게 증가하면서 쓰레기는 대란 직전에 놓여있다. 이에 환경부는 보다 나은 자원순환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늘어나는 쓰레기, 코로나 탓만 할 순 없다

매일 아침 숫자를 확인하는 것이 일상이 됐다. 코로나19의 신규확진자 수를 확인하는 것이다. 끝이 보이지 않는 코로나19는 우리의 일상을 송두리째 바꾸고 있다. 특히 위생과 비대면이 최우선이 되는 사회가 되면서 외부활동을 자제하고 집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나고 있으며, 배달 음식, 일회용품 등이 위생을 이유로 사용이 허용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새로운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바로 폐기물 문제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언텍트 폐기물이 급증하고 있다. 환경부의 조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비닐 폐기물은 하루 평균 951t 가량으로 발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1% 늘었다. 플라스틱 폐기물도 하루 평균 848t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6% 증가했다. 특히 플라스틱 폐기물의 경우 올해 1월 증가율은 16.6% 수준이었으나 2월부터 21.1%로 증가했으며 6월에는 25.1%까지 치솟았다.

1회용 폐기물의 경우 더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 2018년부터 시행된 재활용 폐기물 종합대책으로 인해 1회용컵을 75% 감축하는 등 성과를 거두고 있었으나, 코로나19로 카페에서 일회용컵을 한시적 허용하는 등 규제가 완화되면서 크게 증가했다. 올 초 1월부터 8월까지 재활용폐기물 발생량은 11.4% 증가한 상황이다.

쓰레기는 늘어났지만 이를 처리할 수 있는 방안은 줄어들었다. 국내의 재활용 플라스틱은 대부분 해외수출을 통해 처리되고 있는데, 세계 경제 침체와 코로나19로 인한 수출 길이 원활치가 않다. 또한 폐기물의 최대 수입국이던 중국이 환경과 자국민 보호를 명분으로 고체 폐기물 수입을 전면 금지하면서 폐기물은 점점 쌓여가고 있다. 상황이 이러하다 보니 재활용업계는 폐기물 대란을 우려하고 있다. 더 이상 코로나19만을 탓하고 있어선 안 될 지경에 놓인것이다.

이러한 상황에 결국 정부가 움직였다. 환경부는 지난 9월 23일 열린 제16차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기존 폐기물 관리 시스템의 문제를 보완하고, 변화된 정책 여건을 반영해 국민 불편이 없는 안정적 자원순환 체계로 전환하기 위한 ‘자원순환 정책 대전환 계획’을 논의했다.

이 계획은 지난 3월부터 정부, 지자체, 관련 기업, 시민사회, 전문가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하는 ‘자원순환 정책포럼’을 통해 마련된 계획이다. 포럼을 통해 제도개선 사항을 제안하고 구체화했으며, 이해관계자별 심층 간담회를 거쳐 실행방안에 관한 의견을 추가 수렴하는 과정을 통해 폐기물 발생부터 최종 처리까지 종합적 개선방안을 담은 계획이다.

환경부는 이날 회의를 통해 본격적으로 ‘자원순환 정책 대전환 계획’을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자원순환 정책 대전환 계획은 폐기물의 발생, 배출·수거, 선별·재활용, 최종처리 등 폐기물 처리 및 재활용의 모든 단계의 실행 및 개선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코로나19로 인한 폐기물 증가와 재활용 시장 침체 등으로 현재 폐기물 문제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자원순환 정책 대전환을 이행해 국민 불편 없는 안정적 관리체계를 마련하고, 자원의 지속적인 순환 체계를 구축해 자원순환과 녹색 전환을 완성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발생과정부터 폐기물 발생량을 줄인다

자원순환 정책 대전환 계획의 자세한 내용을 살펴보면, 먼저 상품을 생산-유통-소비 등 폐기물 발생 모든 과정을 대상으로 근본적 감축에 나설 방침이다. 플라스틱 용기는 경량화하고, 전자제품은 수리가 쉽도록 설계하는 등 제품별 순환이용성 평가를 통해 제품별 재질과 구조를 개선해 친환경 제품을 설계하는 한편, 제품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감축해 생산단계부터 발생을 억제한다. 또한 급증하고 있는 유통 포장재 감축을 위해 택배 등 유통 포장재 포장기준을 신설하고, 이를 위반할 시 개선의무 등 이행력을 제고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다회용 포장재 전환을 구축하고 확대할 방침이다. 발생단계에서 폐기물을 줄이기 위한 마지막 방안으로 지자체별 재사용·업사이클 인프라를 확충하고, 1회용품 사용 제로화를 위한 제도 개선을 추진하는 등 재사용과 친환경 소비를 촉진할 계획이다.

 

배출 방식 전환, 안정적 수거 도모

배출 과정의 다음 단계는 배출과 수거 단계이다. 환경부는 공공이 책임지는 수거로 전환해 수거중단 등 국민불편을 예방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재활용 가능성 및 가치를 고려해 폐기물 특성에 맞는 분리 배출로 배출 방법을 대폭 개선한다. 기존의 재질별 분류 방식에서 벗어나 페트병 등 고급 재활용 가능 품목은 별도 분리배출하고, 요일별 배출제, 압축차량 사용금지 등을 통해 고품질화 한다. 이를 위해 환경부는 올해부터 페트병 별도배출 시범사업을 6개 도시에서 진행하고 있으며, 오는 12월부터는 전국 공동주택, 2020년부터는 전국 단독주택까지 변경된 배출방식을 접목해 나갈 방침이다. 또한 이물질이 제거되지 않은 용기류, 분리배출 비대상(칫솔, 고무, 노끈 등) 등 재활용이 어려운 품목들은 종량제로 배출하도록 집중 홍보할 방침이다.

수거 부분은 폐기물 시장이 침체될 때마다 수거중단ㆍ거부사태 발생 우려가 나타나고 있는 공동주택의 재활용폐기물 수거체계를 지자체가 책임지는 안정적 공공책임 수거로 전환한다. 이를 위해 환경부는 2021년 가격연동제를 의무화하고, 2024년까지 공공 책임수거를 전국 확대 시행할 계획이다.

 

재생원료 고부가가치화, 재활용산업 활성화를 목표로

다음 단계는 수거된 재활용 폐기물을 선별하고 재활용하는 과정이다. 환경부는 공공선별 시설을 2025년까지 252개(기초 지자체당 평균 1개소 이상)로 확충 및 현대화하고, 지원금 차등화(2021년), 선별효율 개선을 위한 시설 설치·운영기준 강화(2022년)를 통해 선별 효율 개선을 통해 선별 품질을 개선할 방침이다.

또한 폐기물을 선별ㆍ재활용해 만든 재생원료와 재활용제품은 국내에서 안정적으로 쓰일 수 있도록 해 폐기물 처리ㆍ재활용 흐름을 개선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공공 부문에서는 지자체별로 해당 지역에서 발생한 폐기물의 양에 비례해 재활용제품 구매·사용하는 ‘공공부문 재활용제품 의무제’를 2022년까지 도입하고, 민간 부문에서는 기업이 재생원료를 원료로 사용할 경우 재활용분담금 경감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재생원료 지원책’을 2021년까지 도입할 예정이다.

한편, 국내 재활용 산업 경쟁력 강화와 강소기업 육성을 위해 관련 업계가 집적 이익을 누릴 수 있는 자원순환 산업단지(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올해부터 불법 업체 등은 시장에서 퇴출해 우량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책임지고, 상생하는 최종처리 단계

마지막으로 최종 처리단계는 ‘지역주민과 상생하는 발생지 중심의 친환경적 처리 구현’을 목표로 전환될 계획이다. 환경부는 2022년까지 각 시·도의 폐기물 발생지 책임원칙 명문화하고, 시·도 경계를 넘어 처리되는 폐기물에 대한 패널티와 보상을 주는 제도를 도입해 폐기물 발생지 책임원칙을 확립할 방침이다. 폐기물 처리 시설 역시 발생지역에 처리시설을 의무화하도록 강화해 지역갈등과 처리비용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또한 환경부는 2030년부터 가연성 생활폐기물은 직매립을 전면 금지(수도권은 2026년부터 시행)하고, 소각과 중간처리 후 매립하도록 개정하는데, 폐자원의 에너지화를 위해 폐자원 인센티브 및 가연성 폐기물 에너지화 촉진을 위한 ‘제2차 폐자원에너지 종합대책’을 2021년 수립할 예정이다.

그동안 주민갈등의 요소로 꼽히던 폐기물 처리시설은 환경·주민친화형 폐기물 처리시설로 개선한다. 불법폐기물 등 사회안전망으로 공공 폐자원처리하는 국가 시설의 경우 환경기준은 강화하고 주민과 이익을 공유하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할 예정이며, 지자체시설의 경우 주민이 선호하는 여가·체육시설(영화관, 수영장 등)과 연계한 복합시설로 조성해 폐기물처리시설을 랜드마크화할 계획이다.

환경부는 이러한 계획들이 제대로 이행되는지 점검하기 위해 2021년 ‘지자체 평가제’를 도입해 지자체의 폐기물 처리역량 전반을 평가하고 그 결과에 따라 시설확충 등 필요한 조치를 이행토록 조치할 예정이며, 2022년 ‘생활폐기물 정보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IoT 기술을 활용해 폐기물 처리 전 과정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방침이다.

임호동 기자  ihd333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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