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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는 숲, 무너지는 생물다양성
  • 박희정 기자
  • 승인 2020.11.10 10:45
  • 호수 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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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와 생태계 파괴에도 인간사회가 지탱될 수 있었던 데는 세계 산림자원이 버텨줬기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숲은 야생동식물뿐 아니라 인간사회가 필요한 많은 것을 제공해줬고 살아갈 수 있는 기초적 환경을 조성해줬다. 하지만 오늘날 숲의 파괴는 일상화됐고 국제사회는 그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지고는 있으나, 해결점에는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이대로 숲이 없어지는 황량한 광경을 보고만 있을 수는 없다.

 

불타고 있는 아마존

아마존 산불 소식은 이제 놀랄 일도 아니다. 의례 있어온 새롭지 않은 뉴스가 될 만큼 흔하게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 8월부터 시작된 아마존 열대우림 산불은 1년째 계속됐다. 9월 들어 지난해보다 34% 많은 2만 6000건의 화재가 발생했는데, 하루에만 4000건이 관측된 날도 있었다.

아마존의 산불을 예사롭게 볼 수 없는 것은 아마존이 지구상에서 가장 생물다양성이 높은 생태계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아마존 열대우림에는 300만 이상의 종이 살고 있으며 2500종 이상의 나무종들이 건강한 생태계를 만들고 유지하는 것을 돕는다. 아직도 아마존 깊숙한 곳에서는 새로운 종들이 발견되고 있을 정도다. 이는 지구에 존재하는 모든 열대지역 나무의 3분의 1에 해당한다. 그린피스는 이번 지속되고 있는 화재로 인해 습지의 5분의 1가량이 불타면서 재규어 200여 마리 등 수천 마리의 야생동물이 숨지거나 화상을 입었다고 전한다. 문제는 아마존에서 일어난 화재는 아마존 동식물뿐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데 있다.

아마존 열대우림은 공기 중에서 엄청난 양의 탄소를 흡수해 보관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열대우림이 파괴되고 불에 타버린다면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가 방출돼 기후 위기에 커다란 위협이 될 것이 뻔하다. 유엔의 보고에 따르면 기후위기로 인한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 우리가 대비할 수 있는 시간이 10년도 채 남지 않았다. 아마존이 세계 최고의 탄소저장소에서 최악의 탄소배출원으로 변하는 것을 막아야만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아마존 산불은 왜 끊이지 않고 일어나는가. 아마존의 산불은 목축 및 산업 농업에 필요한 용지를 확장하기 위해 사람들이 일부러 숲에 불을 놓은 것이 원인이다. 더구나 브라질 정부는 아마존에서 산림 벌채, 벌목 및 광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규제를 완화하고 있고, 이 때문에 더 많은 숲을 파괴하고 있다. 인간의 활동이 아마존의 숲을, 생태계 다양성을 무서운 속도로 멸종시키고 있는 셈이다. 아마존의 생물다양성은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것보다 수천 배나 빠르게 소멸되고 있다. 하루 빨리 강력한 대책을 마련하고 실행에 옮기지 않으면 많은 생물이 사라질 위험에 처해 있는 것이다.

 

세계 숲이 사라지다

지구상에서 생물다양성이 깨지고 있는 곳은 아마존만이 아니다. 세계 산림면적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2020년 세계 산림자원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산림 면적은 1990년 42억 3643만ha에서 2020년 40억 5893만ha로 감소했다. 이는 지난 30년간 한반도 면적의 약 8배에 달하는 규모의 산림이 지구상에서 사라졌음을 의미한다. 산림 손실은 대부분 농업면적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며, 이를 만회하기 위해서는 버려진 농지 등에 자연적으로 산림이 확대되거나 인위적으로 재조림 또는 신규조림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문제는 지구상에 약 16억 명의 사람들이 숲에 의존해 생계를 꾸려가고 있다는 것이다. 숲은 인간에게 막대한 효용을 가져다주고 안정된 생활의 터전을 마련해 줄 뿐 아니라, 비록 육지 면적의 30%를 차지하지만, 육상생물종 80%의 서식지이기도 하다.

국제사회는 이러한 산림의 중요성을 인식해 지속가능한 산림 관리를 위한 목표 설정과 이행, 점검 등 각처에서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역사적으로 보호지역 설치는 주로 생물다양성을 보호할 목적으로 실시된 산림 거버넌스 수단이다. 숲으로 뒤덮인 보호지역은 주로 생물다양성 보존과 지역의 살림살이를 조화시키는 방향으로 관리된다. 산림보존을 위한 보호지역 접근법은 산림 훼손을 지연시키고 종을 보존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전 세계 산림면적의 18%에 해당하는 7억ha 이상의 산림이 국가공원, 보존구역, 수렵금지구역 등 법적으로 설립된 보호지역에 속해 있다. 법적으로 보호되는 지역에 속한 산림의 비율이 가장 높은 대륙은 남아메리카(31%)이며, 가장 낮은 대륙은 유럽(5%)이다. 2020년 세계 산림 자원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1990년 이래로 보호지역 내 산림 면적이 최소한 1억 9100만ha 증가했으나, 최근 십 년 사이에 연간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는 추세다.

2020년 기준, 전체 토지 면적의 30.8%를 덮고 있는 산림 면적은 신규조림, 재조림 등 여러 활동에도 불구하고 지난 30년간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이 기간에 한반도 면적의 약 8배에 달하는 산림 면적이 사라졌으며, 이는 곧 산림에 의지해 생명을 유지하는 다양한 생물종과 인간의 삶이 위협에 처하고, 각종 재해의 위험 증가로 기후적·생태적 위기가 초래됐음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생물물리학적 관점에서 보면 자연보존지만으로는 생물다양성을 보존하는 데 역부족이라고 보고 있다. 보호지역은 대개 규모가 작고, 생물종의 이동에 장애가 되며, 기후변화와 같은 외부요인에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게다가 보호지역은 현존하는 산림 생물다양성의 극히 일부만을 포함한다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정책수단으로서 보호지역을 넘어 생물다양성 보존을 산림 관리 관행에 주류화시킬 필요성이 제기된다.

 

숲은 모두의 미래다

국제 사회는 산림 보존이 해당 지역만의 문제가 아님을 인식하고, 지역과 국경을 넘어 전 지구적 차원의 의제에 포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보호 지역의 지정과 효과적인 보호 수단에 대한 고려는 산림 생물다양성의 지속가능한 이용과 산림 보존 간의 균형을 찾기가 어렵더라도 불가능하지 않음을 시사한다.

하지만 현재의 추세대로라면 국제 사회의 산림감소를 막는 것은 요원할 것으로 보인다. 산림 보존과 관련한 국제적 대응을 강화하기 위해 보다 효과적인 보호 체계를 구축하고, 서로 밀접한 관계에 있는 이슈들에 대한 국가 차원의 통합적 정책 접근이 필요하다. 또한 농업이 산림 파괴의 주된 원인인 점과 앞으로 식량 생산 증대에 대한 요구가 커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식량 생산과 공급 전반에 대한 개선이 절실하다. 우리나라도 산림 보존을 위한 국제적 대응에 발맞춰 산림 생물다양성과 산림을 보존하기 위한 수단을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추진해야 할 것이다.

숲은 지구상에서 가장 풍부하고 놀라운 생물다양성의 보고다. 숲이 없다면 지구의 미래도 없다. 숲은 야생동물과 주민들의 터전일 뿐 아니라 기후를 안정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건강한 숲은 질병의 확산을 막는 방어막 역할을 하며, 동시에 질병 퇴치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해 우리의 건강과 생존에 큰 역할을 한다.

연구 결과는 숲이 더 이상 회복할 수 없는 티핑 포인트에 도달할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두렵지만 그 가능성은 나날이 현실에 가까워지고 있다. 숲이 티핑 포인트에 도달하면 수많은 종들이 멸종되는 것은 물론, 탄소저장이나 수분 조절 등 농업과 자연 생태계 유지에 필수적인 역할이 제대로 작동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지금도 지구촌 열대우림들은 끊이지 않는 개발에 고통 받고 있다. 숲의 파괴를 지금 멈추지 못한다면, 결국 인간도 생태계와 함께 소멸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박희정 기자  doban0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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