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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자원, 언제까지 쥐어짤 수 있을까?
  • 박희정 기자
  • 승인 2020.11.10 10:51
  • 호수 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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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코로나19로 인한 경제활동의 둔화로 생태용량 초과의 날이 3주 이상 미뤄졌다는 보고가 있었다. 그렇지만 우리 모두는 잘 알고 있다. 코로나19는 과거의 천연두, 홍역과 마찬가지로 언젠가는 통제될 것이고, 그간 인간이 자연환경에 가해온 활동들이 서서히 재개될 것을 말이다. 그러나 전례 없는 대유행을 겪으며 세계인들은 자연에 대한 착취가 불러오는 위협을 알게 됐고, 과거의 패러다임에서 완전히 벗어나야 한다는 데도 공감하고 있다. 분명한 것은 좋든 싫든 우리에게 남아 있는 선택은 정해져 있다는 것이다.

 

자원의 한계

오래전 인류가 수렵채집 사회를 꾸려나가던 시절에는 인간 사회가 환경용량을 초과하는지 여부는 고민의 대상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저 환경시스템이 주는 자원을 이용하고 순응하며 자연을 약간만 변형해서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했을 것이다. 수렵채집 사회에서 농경사회로의 전환은 일정한 공간에 사람들이 집중하는 정착생활과 식량을 비롯한 자원의 확보를 위한 집약적 환경 이용의 시작을 의미한다. 토지 생산성의 증가를 바탕으로 인구가 증가했고 농업은 오랜 세월 동안 인간 생존의 근간이었으며 지금도 그러하다.

그리고 기계의 발달과 분업으로 산업시대를 열면서 인구는 급격히 증가하고, 이동수단의 발달로 지역에서 자급자족하기 어려운 재화와 서비스를 외부와 활발히 교역하기 시작했다. 또한 급격한 인구 증가를 지탱하기 위해 인간은 수억년 동안 땅속에서 만들어진 비재생자원에 크게 의존하기 시작했다. 내 지역에서 생산된 재화를 소비하고 분해하면서 순환하는 시대는 끝이 나고, 대부분의 자원을 외부에 의존하면서 자연이 정화할 수 없는 수준의 오염물을 배출함으로써 인간은 그 부정적 영향을 고스란히 받고 있다.

재생불가능한 자원이 사회를 통해 흐르는 것은 재생가능한 자원의 소비에도 영향을 미친다. 나무와 물고기는 생명체이고 번식을 통해 많은 개체를 만들어낸다. 그러나 이러한 자원을 소비하는 속도가 새로 태어나는 속도보다 빠르다는 데 문제가 있다. 지금의 경제체계는 재생가능한 자원을 너무 빨리 소비해버리기 때문에 사실상 이들을 재생불가능한 자원으로 만들어버린다. 화석연료의 시대가 오기 전까지 인간은 필요한 에너지를 거의 전부 나무, 물고기, 경작지 등에서 얻었다. 그러나 이러한 에너지원들의 생산성은 극대점에 달했고 이제 하락하고 있다. 또한 세계의 산림 생산성은 계속 줄어들고 있다. 많은 어장에 씨가 마르고 경작지 생산성 또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한계의 원인

환경용량이 증가하는 것은 인구의 폭발적 증가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세계 인구가 10억에 도달하는 데는 200만년이 걸렸고, 20억이 되는 데는 100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그리고 1930년에서 1960년 사이 30년 동안 이 숫자는 30억으로 늘어났다. 그로부터 15년 후에는 40억에 도달했다. 현재의 세계 인구증가율이 그대로 유지된다면 2055년에는 160억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인구증가 때문에 지구의 에너지 기반에는 상상을 초월하는 압력이 가해진다. 연구에 따르면, 앞으로 몇 년간의 인구증가를 소화하기 위해서 광물 생산량은 다섯 배 증가해야 하고 식품 생산량도 네 배 증가해야 한다. 더욱 놀라운 것은 폭발하는 세계 인구의 최저생활만 보장하려 해도 향후 30년 동안 이제까지 인류역사상 수행됐던 건설공사의 총량과 맞먹는 양의 작업을 통해 생활기반 시설들을 지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공사에는 천문학적 분량의 재생불가능한 에너지가 투입돼야 한다. 이미 직면하고 있는 세계적 에너지의 문제를 생각해보면 아무리 노력해도 인류의 미래 에너지 수요를 충족시킬 수 없다는 것은 너무나 분명하다. 현재 우리 사회는 재생가능한 에너지 재고가 바닥이 나고 있고, 값싸고 재생불가능한 에너지 시대는 끝났다는 것이 중론이다.

물론 이러한 관점과 상반되는 주장도 있다. 인류는 자원의 한계 속에서 끊임없는 기술 혁신을 통해 자원 이용의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높여갈 수 있으며 환경오염 등의 부정적 영향도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분명 인류가 그동안 기술혁신을 통해 자원 이용의 효율성을 높이고 생활수준을 개선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그러한 기술적 진보에도 불구하고 자원 이용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인구 증가에 따라 재생자원보다 화석에너지를 포함한 비재생자원에 훨씬 더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 또한 부인할 수 없다. 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과 인프라 건설이 증가하고 있으나 인프라 건설 또한 비재생자원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인구 증가와 기술혁신 그리고 자원 이용은 환경적인 부작용, 즉 기후변화나 기타 환경오염을 야기함으로써 삶의 질을 악화시키고 있다.

 

지구가 수용 가능한 용량

환경용량은 인간의 생활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 환경의 총체적인 능력을 의미한다. 하지만 보다 실질적으로는 사회경제활동을 위해 공급할 수 있는 환경자원의 양과 사회경제활동의 결과로 배출되는 오염물을 정화하는 환경의 종합적인 능력을 의미한다.

환경용량 개념은 지속가능성 개념을 필수적으로 동반한다. 지속가능성의 과제 중 하나는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자원소비와 환경오염을 희생하지 않는 것이다. 지속가능성 원칙을 환경용량 개념에 적용하면 재생자원 이용 속도가 재생속도를 넘지 않아야 하고, 비재생자원을 이용함에 따라 재생자원을 더 확보할 수 있는 투자가 필요하며, 사회경제활동을 통한 오염물 배출속도가 자연의 자정작용 속도를 넘지 않아야 한다. 재생자원과 관련해서는 자원 이용속도가 재생속도와 같을 때 지속가능한 이용으로 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자원의 외부 의존도가 높아 사회경제활동의 장기적 지속가능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좁은 국토에서 이뤄지는 대량의 국내외 자원 이용이 초래한 부정적 영향으로 사회경제활동의 토대가 훼손되고 있으며 사람들의 삶의 질이 위협받고 있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에 의하면, 재생자원을 기반으로 하는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국내 적정인구는 천만 명이 되지 않고, 현재와 같은 소비수준으로는 국토의 10배가 필요한 것으로 평가된다. 연구원은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데 자연환경이 제공하는 서비스가 필수불가결한 요소라는 사실을 인정할 때, 이러한 평가 결과는 분명 우리 세대에서는 풍족한 생활수준을 누릴지 몰라도 현재의 상황이 후세대에게는 결코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지적한다.

 

우리는 폐쇄계를 살아가고 있다

마치 우리나라의 현실을 보여주는 듯한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있다. 1968년 미국 국립정신건강의회에서 이뤄진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이다. 네 쌍의 쥐들이 2.7m2에 높이 1.4m인 금속우리에 들어가 충분한 먹이와 물을 제공받았다. 거주지에는 부족함이없었고, 포식자도 없었다.

그러자 나타난 현상은 개체수가 빠르게 증가해 매일 55일마다 두 배로 뛰었고, 315째 되는 날 개체수는 620마리가 됐다. 그러나 그 뒤로 개체수 증가 추세는 눈에 띄게 떨어졌고, 600일이 되자 마지막으로 생존하게 된 생쥐가 태어났다. 그리고 사회의 구조와 일반적인 사회적 행동의 붕괴가 관찰됐다. 젖을 떼기도 전에 새끼를 쫓아내 버리고, 새끼들에게 상처를 입히고, 능력 있는 수컷은 자신의 영역과 암컷을 꾸준히 방어하는 데 무능해졌으며, 방어할 수 없는 서로를 공격했다. 600일이 지나자 사회적 붕괴는 계속됐고 개체수는 멸종에 가까워졌다. 암컷은 새끼를 낳는 것을 멈췄고, 그들은 서로 구애하는 데 애쓰지 않으며 자신의 건강에 필수적인 일에만 신경을 썼다. 이 실험으로 얻게 된 결론은, 모든 여유 있는 공간이 점거되고 모든 사회적 역할이 채워지면, 각 개체가 체험한 다툼과 스트레스가 사회적 행동의 완전한 붕괴를 가져오게 되고, 최종적으로 인구가 줄어들게 된다는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 또한 이 닫힌 금속우리와 다르지 않다. 실험과정에서 벌어진 현상은 한국사회에서 그대로 재현하고 있고, 이는 앞선 선진국들이 겪어온 일이기도 하다. 실험은 우리 스스로 개체수를 줄여나가는 반사회적 행동으로 갈 수 있음을 쥐 실험은 경고하고 있다. 현재 세계 인구 전망 추세는 꺾일 줄 모르지만 넘쳐나는 생산물과 자연자원에 기대어 살아가던 생활방식과는 아마도 종식을 고해야 할 듯하다.

코로나19 사태의 대응과정에서 드러난 갈등은 사회경제시스템을 지탱하는 근본 토대인 자원과 환경을 다시 생각해보는 기회가 됐다. 우리 사회는 초연결사회로 진입하고 있지만 현 상황은 단절을 경험할 수밖에 없는 극한 재난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지속가능한 삶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우리의 환경이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을 바로 알고 그러한 능력의 한계 내에서 사회경제활동을 관리하는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희정 기자  doban0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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