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밍크농장에까지 뻗친 코로나19, 결국 대량 살처분
  • 박희정 기자
  • 승인 2021.01.10 09:24
  • 호수 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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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위세가 꺾길 줄 모르고 확산되고 있다. 그 영향은 동물들조차 피해가지 못했는데 세계 최대 밍크 모피 생산국인 덴마크는 그 후폭풍을 제대로 맞았다. 현지 밍크농장 일부에서 변종 코로나바이러스가 검출되면서 사육되고 있는 밍크를 살처분하기에 이른 것이다.

 

솟아오른 밍크사체, 침출수와 변종 코로나 우려

덴마크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11월 초 모든 밍크의 살처분을 명령했다. 세계 최대 밍크 모피 생산국인 덴마크가 살처분이라는 결정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밍크농장에서 코로나19가 발병한데다, 변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백신 효능을 훼손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전국 1100여 개 농장에서 밍크 1700만 마리를 사육하는 덴마크는 이중 5곳에서 12마리가 변종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을 확인, 전역에 사육하는 밍크를 살처분하기로 결정했다.

밍크 살처분 명령이 내려지자, 덴마크 농업부 장관은 이는 잘못된 결정이라고 반발하며 사임했고, 축산농가에서도 야당의 퇴진을 요구하는 등 반대여론이 만만치 않았다. 급기야 프레데릭센 총리는 정치적 위기를 맞았고, 결국 살처분 명령은 섣부른 것이었음을 시인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프레데릭센 총리는 살처분 명령이 얼마 지나지 않아 백지화했으며, 이를 강행하면서 권한을 남용했다고 인정했다.

그런데 이미 살처분된 땅에서 밍크 사체가 땅 밖으로 솟아오르는 기이한 현상이 나타나 덴마크 국민들을 공포에 떨게 했다. 덴마크 웨스트 주틀랜드 지역에 도살돼 묻힌 수천 마리의 밍크 사체 상당수가 땅 밖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현지 경찰 대변인은 사체가 부패하면서 가스가 형성될 수 있고, 최악의 경우 가스에 밀려 밍크 사체가 땅 밖으로 나오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밍크들이 급하게 살처분되는 바람에 땅 깊이가 얕은 곳에 묻혔고, 토질도 모래흙이어서 가스를 이겨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덴마크 당국은 이번 현상이 사체가 부패하는 일시적인 과정이라며, 동물이나 사람에게 추가적인 피해가 가지 않도록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한편 밍크 사체가 묻힌 곳은 호수와 지하수에도 가까워 식수오염으로 이어질 것에 대한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사체를 최소 1.5m 이상 깊이에 묻어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는데, 덴마크 당국은 흙더미를 뚫고 나온 밍크 사체를 소독한 뒤 다시 묻기로 했다.

 

동물 모피 생산, 이대로 좋을까

덴마크 정부의 밍크 살처분 명령이 내려지기 전, 바이러스 영향권 밖에 있는 농장들은 부랴부랴 밍크 가죽을 벗기기에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한쪽에선 살처분이 이뤄지는 동안 다른 한쪽에선 여전히 모피를 얻기 위한 도살이 진행된 것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집단 도살된 밍크는 모피를 위해 마지막까지 고통을 받은 셈이다.

밍크는 코로나바이러스에 취약한 종으로, 덴마크뿐 아니라 팬데믹 이후 미국, 유럽 내에서만 수백만 마리가 살처분됐다. 첫 발생지인 네덜란드에서는 지난 6월 60여만 마리가 살처분됐고, 스페인에서도 9만 2000만 마리를 살처분했다.

네덜란드 동물단체 애니멀라이츠는 네덜란드 모피농장 2곳의 마지막 수확장면을 촬영한 영상을 공개해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 두 편의 영상에서 밍크들은 털을 위해 가스실로 거칠게 던져지는 모습이 담겨, 그동안 밍크가 모피를 위해 어떻게 죽어갔는지 극명히 보여줬다.

밍크의 모피는 질이 좋아 고대부터 외투나 목도리 용도로 이용돼오며 그 수가 많이 감소했다. 1866년 미국에서 인공사육이 시작된 이후 세계 각지에서 사육되고 있는데, 밍크의 마지막이 얼마나 잔혹하게 이뤄지고 있는지, 팬데믹으로 불거진 공중보건 문제로 드러난 것이다.

중요한 것은 밍크 살처분을 통해 코로나19가 어디서 비롯됐는지 생각해봐야 한다는 점이다. 코로나19는 야생동물과 인간의 서식지가 가까워지면서 벌어진 끔찍한 재앙이다. 전 세계가 인간의 생활양식 전반을 바꿔야 한다는 데 목소리를 높이는 것도 이러한 점에 연유한다. 이 변화의 움직임 속에도 모피 생산을 위해 여전히 야생동물을 제한된 공간에서 사육하고 유행병으로 살처분해야 하는 끔찍한 일이 자행되고 있다.

이 악순환을 막기 위해서는 사람들의 지나친, 불필요한 소비를 억제해야 한다. 규모의 생산체계를 가지고 전 세계에 수출되는 상품이라면 이 점을 더욱 유념할 필요가 있다.

박희정 기자  doban0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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