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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환경운동가들, 기후소송에 불을 지피다
  • 박희정 기자
  • 승인 2021.01.10 10:27
  • 호수 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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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 젊은이 6명이 제기한 전례 없는 기후소송이 유럽 최고 법원에서 신속하게 처리될 전망이다. 유럽인권재판소는 33개 유럽 국가가 기후비상사태를 무시해 미래세대의 생명권을 침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 사건은 “제기된 사안의 중요성과 긴급성” 때문에 우선권을 부여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국제법원에 제기되는 첫 번째 기후소송으로, 젊은 운동가들은 이번 결정이 획기적인 판결로 이어질 수 있는 중대한 조치라고 환영의 뜻을 표하고 있다.

 

우리의 미래를 지켜라

유럽인권재판소(ECHR)는 포르투갈의 젊은 환경운동가들이 유럽 33개 국가들을 상대로 제기한 기후변화 소송에 대해 11월 30일(현지시간) “적격하다”고 판정했다. 재판소는 유럽 국가들이 온실가스 감축안을 담은 합의서를 내년 1월까지 제출할 것도 요구했다. 또한 이날 원고 주장이 일리가 있다면서 이번 사건을 신속하고 중요하게 다룰 것이라고 밝혀 기후소송에 대한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될 가능성을 높였다.

소송단은 8세부터 10대, 20대 6명으로 구성된 포르투갈 젊은이들로 비영리 로펌인 세계법률행동네트워크(GLAN)와 함께 이번 사건을 제기하며, 유럽 33개 국가 중 배출가스 감축에 대한 야심찬 목표를 갖고 있는 국가는 없다고 주장했다.

포르투갈은 최근 90년 만에 가장 더운 7월을 보냈고 기온 상승으로 인해 최근 몇 년간 파괴적인 폭염과 산불이 멈추질 않고 있다.

소송자 중 4명은 2017년 120여 명이 숨진 산불로 최악의 피해를 입은 지역 중 하나인 레이리아주에 살고 있다. 리스본에 살고 있는 2명은 2018년 여름 44도의 기록적인 폭염을 경험했다. 이들 중 한 명인 안드레 올리베이라(12)는 “유럽인권재판소 판사들이 우리 사건의 시급성을 인지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돼 큰 희망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내가 가장 바라는 것은 유럽 정부들이 우리의 미래를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즉각적으로 하는 것이다. 그들이 그렇게 할 때까지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결연한 각오로 계속 싸울 것이다”고 말했다.

 

의미 있는 판결 이끌 것

세계법률행동네트워크의 책임자인 기어로이드 박사는 보도자료에서 이번 결정은 “매우 중대한” 조치라고 말했다. 그는 “젊은이들이 기후 비상사태로 인해 직면하게 되는 위협의 규모와 긴급성을 감안할 때 법원의 적절한 대응”이라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이번 결정은 유럽 각국 정부가 기후변화 대처 방안을 법제화하도록 압박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젊은 소송단은 33개국을 함께 고소함으로써 단일 법원 명령을 통해 이들 국가가 기후변화에 보다 적극적으로 행동하도록 강요하는 것을 목표로 했는데, 이는 각 국가에서 개별적인 소송을 추진하거나 정책 입안자들에게 로비를 하는 것보다 잠재적으로 더 효과적일 것으로 보인다. 만약 소송에 성공한다면, 피고 국가들은 배출량 감축을 증가시킬 뿐만 아니라 다국적 기업을 포함한 기후변화에 대한 해외 기여를 저지할 법적 구속력을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유럽인권재판소는 내년 1월 15일까지 33개국 정부에 온실가스 감축안을 담은 합의서를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이 합의서가 원고와 재판부를 납득시키지 못하면 대재판부에서 최종심리를 진행하게 되며, 유럽 각국 정부와 기업들에 온실가스 감축과 관련한 강제 조치를 내릴 수 있다.

 

넘어야 할 산

소송 대상 국가는 노르웨이, 러시아, 스위스, 터키, 우크라이나, 영국 등 유럽연합(EU) 회원국 모두가 포함된다. 그러나 이중 현재 지구온도 상승을 2℃ 이하로 제한하고 1.5℃ 한도를 추구한다는 파리협정 목표에 근접한 국가는 없다.

기후행동추적은 파리 목표치에 따른 배출량 감축 정책 측면에서 유럽 대부분 지역을 부족한 것으로 평가했으며, 특히 우크라이나, 터키, 러시아는 심각하게 불충분한 것으로 평가했는데, 이들은 4℃ 이상의 온난화 궤도에 올라섰다고 밝히고 있다.

유럽연합은 2030년까지 배출량을 최소한 55% 줄이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포르투갈 소송단은 2030년까지 최소한 65%의 감소를 요구하고 있는데, 이는 유럽 기후운동가들이 1.5도 온난화 한도를 충족시키기 위해 필요하다고 말하는 수준이다.

33개국은 각각 2월 말까지 소송단의 고소에 응해야 원고 측 변호인이 변론에 응할 수 있다. 유럽인권재판소의 게리 리스트슨 법무담당관은 “2030년까지 65%의 감축만이 EU 회원국들과 그 외 수많은 국가들에 대한 의무를 준수하기에 충분할 것”이라고 말하며 원고 측의 요구에 힘을 실어줬다. 그는 “용감한 젊은이들이 유럽 정부들로 하여금 기후 완화 노력을 가속화하도록 만드는 판결을 추구하는 데 있어 큰 장애물을 제거했다”고 말했다.

전 세계적으로 기후행동을 촉구하는 수많은 소송이 제기돼왔지만 피고 국가들에 강제력을 행사할 만한 의미있는 판결을 이끌어내지는 못했다. 이번 젊은 포르투갈 원고인단이 제기한 명확한 요구조건이 최종 승소 판결로 이어질지 세계인들의 시선이 주목되고 있는 이유다. 다만 법원의 판결이 개별 국가에 실제적인 강제력을 행사할 수 있을지는 속단하기 이르며, 판결 이후 또 다른 현실적 과제가 될 전망이다.

박희정 기자  doban0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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