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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의 역사, 지속가능을 위한 필연적 선택
  • 임호동 기자
  • 승인 2021.01.10 10:48
  • 호수 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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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위기 극복을 위한 신기후체제의 발효가 다가오면서 세계 각국이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역시 뜻을 함께 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탄소중립 2050을 공표했다. 현실가능성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지만, 탄소중립은 전 세계의 필연적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시대의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된 탄소중립, 언제 어디서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오게 됐을까?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해 온실가스 배출 저감을 주장한 경제학자 윌리엄 노드하우스(사진 Wikipedia)

온난화와 기후변화에 주목하다

스웨덴 국립은행은 1969년 창립 300주년과 알프레드 노벨을 기념하기 위해 노벨 경제학상을 만들어 매년 수여하고 있다. 노벨의 유언에 따라 인류 문명에 기여한 사람들에게 수여되는 문학, 화학, 물리학, 의학, 경제, 인권·평화 분야의 노벨상은 아니지만, 노벨 경제학상 역시 경제학 분야에서 뚜렷한 지적 공헌을 한 사람에게 수여함으로써 다른 노벨상과 위상과 권위를 함께 하고 있는 상이다. 이러한 노벨 경제학상은 늘 많은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는데, 특히 지난 2018년은 더 큰 주목을 받았다.

2018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는 미국의 경제학자 폴 로머(Paul Romer)와 윌리엄 노드하우스(William Nordhous)가 수상했다. 두 사람이 연구한 분야는 바로 ‘지속가능성장’이였다. 폴 로머는 새로운 지식과 기술 혁신, 내생적 동력이 기업과 사회를 지속적으로 성장시킨다는 점을 입증해 경제성장의 전통적 이론을 제시한 로버트 솔로(Robert Solow, 1987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의 경제성장이론을 확장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보다 사람들이 주목한 사람은 바로 윌리엄 노드하우스였다. 그는 환경과 자원, 기후의 문제가 경제체계성장에 있어 기술과 지식의 혁신만큼 중요하다는 가치를 깨닫고, ‘성장 균형점’을 찾기 위한 연구를 실시했다. 특히 1974년 그는 논문을 통해 최초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지 않으면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 대비 2.4~4.4도 상승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후 국제사회 논의의 기준이 된 ‘2도’ 이하 상승 제한의 필요성을 처음으로 제기한 논문이 됐다.

결국 그는 지구 온난화에 대한 과학적 사실과 경제 성장의 기존 이론을 포괄하는 모델인 ‘DICE 모델’을 제안했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지불해야 할 비용과 이익을 경제학적으로 계산하는 이 모델은 기후변화라는 과학적 사실들이 경제성장의 주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로, 경제에 있어 기후변화 및 온실가스가 미치는 영향을 연구할 기틀로 자리 잡았다. UN의 기후환경위원회(UNFCCC), IPCC 등은 DICE 모델을 기초로 조직화됐다.

그의 연구를 비난하는 경제학자들도 있었지만 그는 결국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하며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반드시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그의 연구는 국제사회에 커다란 메시지를 던졌으며, 결국 탄소중립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탄소감축을 위해 국제사회가 나서다

윌리엄 노드하우스의 연구는 물론 1990년대부터 지구온난화와 그에 따른 기후변화 현상이 심각하게 발현되기 시작하자 국제사회가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이에 세계 각국은 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기온 상승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 연구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산업혁명 이래 배출한 이산화탄소가 지구기온상승을 발생시킨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지목되기 시작했다.

이에 1992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는 기후 변화에 관한 유엔 기본 협약(United Nations Framework Convention on Climate Change, 이하 유엔기후변화협약)이 열렸다. 유엔기후변화협약은 선진국들이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각종 온실기체의 방출을 제한해 지구 온난화를 줄이기 위한 국제 협약이다.

유엔기후변화협약은 탄소 배출량 감축을 위한 최초의 국제협약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지만, 각국의 온실가스 배출에 대한 어떤 제약을 가하거나 강제성을 띠고 있지 않아 어떠한 법적 구속력이 없다는 한계를 노출했다.

결국 1997년 12월 교토에서 열린 유엔기후변화협약 제3차 당사국총회에서 유엔기후변화협약의 구체적 이행 방안에 대한 국제 협약을 다시 합의한다. 바로 교토의정서였다. 교토의정서는 선진국의 온실가스 배출량 강제적 감축 의무를 규정했다. 교토의정서에 따르면 제1차 공약기간(2008~2012년) 동안 선진 38개국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 수준보다 평균 5.2%를 감축해야 한다. 감축의무를 가진 국가들이 효율적으로 온실가스를 감축하고 이 과정에서 비용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공동이행제도(JI), 청정개발제도(CDM), 배출권거래제(ET)와 같은 경제적 수단을 활용한 교토 메카니즘을 도입했으며, 의정서 서명당시 미국은 7%, 유럽연합(EU)는 8%, 일본과 캐나다는 6%를 감축하기로 합의하는 등 국가별로 차별화하기로 했다.

우리나라는 개도국으로 인정돼 교토의정서 1차 공약기간(2008~2012년)에는 온실가스 감축 대상에 포함돼 있지 않지만, 2차 공약기간(2013~2017년)에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세계 9위, GDP 규모 세계 10위국으로서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부담해야 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결국 교토의정서도 한계를 드러내고 말았다. 교토의정서에는 온실가스배출량이 많지만 개도국이란 이유로 중국과 인도가 빠져 있었다. 이를 핑계로 2001년 미국은 교토의정서를 탈퇴해버렸다. 2005년 2월 16일 발효예정이던 교토의정서에서 감축 의무가 가장 컸던 미국이 탈퇴하면서 축을 잃어버렸다. 또한 교토의정서 발효 이후에도 캐나다, 일본, 러시아 등도 줄줄이 탈퇴하면서 전체 온실가스 중 15% 밖에 차지하지 않는 나라들만 참여하게 되며 교토의정서는 유명무실해졌다.

 

신기후체제 출범과 파리협정을 체결했던 제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사진 COP21 홈페이지)

신기후체제와 탄소중립

교토의정서가 한계를 드러내는 사이 기후변화는 단순한 변화를 넘어 기후위기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붕괴되기 시작했다. 결국 국제사회에서는 교토의정서의 한계를 정비해 대체하고, 온실가스를 감축할 새로운 기후 합의가 필요해졌다.

이에 2011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제1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는 선진국 등 일부 국가가 아닌 지구의 전 국가가 참여하는 온실가스 감축안을 만들어야 한다는 결론이 내려졌고, 이에 따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는 UN회원국 195개국이 참여하는 신기후체제를 출범시켰다.

신기후체제 참여국들은 당시 총회에서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2100년까지 지구의 평균 기온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2도 이하로 만들고, 더 나아가 인류의 안전 및 생태계 보전이 확보되는 1.5도 이하로 제한하도록 노력한다는 ‘파리협정’을 맺었다.

파리협정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2030년까지 전 지구적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10년 대비 최소 45% 감축해야 하며, 2050년 쯤에는 탄소 배출량이 없는 탄소중립(넷제로)에 도달해야 가능하다. 이에 따라 각 국가는 자발적인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을 제출했으며, 이와 별개로 ‘2050 저탄소 발전전략’(LEDS)을 유엔에 교토의정서가 종료되는 2020년까지 제출해야 한다. 그리고 2021년부터 신기후체제가 발효된다. 각국은 NDC 달성 여부를 5년마다 점검·평가받아야 하며, LEDS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신기후체제는 앞으로 공고히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15년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기후변화를 음모론으로 치부하며, 자국의 이익을 위해 석유, 석탄 산업을 강화하기 위해 신기후체제를 탈퇴하면서 신기후체제 역시 위기를 겪었다. 그러나 이후 유럽이 신기후체제를 리드하며 명맥을 유지했고, 차기 미 대선에서 승리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신기후체제의 재가입을 선언하면서 신기후체제는 국제흐름을 리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세계 각국은 탄소중립을 서두르고 있다. 미국 대신 신기후체제를 리드해온 유럽연합의 경우 보다 높은 수준의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설정하는 등 파리협정 이행의 모범적 역할을 수행해 국제 리더 역할을 공고히 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영국, 뉴질랜드, 덴마크, 프랑스, 헝가리 등의 나라에서는 2050 탄소중립을 법제화했으며, 나아가 오스트리아, 아이슬란드, 핀란드 등은 2050 탄소중립이 아닌 2035~2040년까지 탄소중립을 완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우리나라 역시 NDC와 LEDS를 확정했다. 2020년 우리나라가 유엔 제출을 확정한 2030 NDC는 2030년까지 2017년 국가 온실가스 총배출량(709.1MtCO2eq) 대비 24.4% 감축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2050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는 LEDS는 그린뉴딜과 함께 발전, 산업, 수송, 생활 등 사회 전반에 걸쳐 탄소감축을 이뤄 달성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임호동 기자  ihd333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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