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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상황에서도 기후변화는 멈추지 않았다더 빨리 노력해야 더 빨리 막을 수 있어
  • 박희정 기자
  • 승인 2021.01.10 10:51
  • 호수 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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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각적이고 단호한 조치는 코로나19에만 적용돼야 하는 것이 아니다. 위험이 닥치기 전에 선제적으로 단계를 높여 대응해야 하는 과제가 또 있다. 기후변화를 막는 일이다. 코로나 사태로 하늘이 맑아지고 동물들이 서식공간을 보장받는 희소식도 있었지만 기후변화를 야기하는 온실가스는 여전히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코로나19와 달리 기후변화에는 백신이 없다. 아픈 지구에 항체를 투입한다고 해서 나을 질병이 아닌 것이다.

 

(출처: 2019년 지구관측을 통한 대기 중 온실가스의 현황, WMO)

코로나에도 이산화탄소 농도는 사상 최고

세계기상기구(WMO)는 11월 21일(현지시간) 대기의 이산화탄소 수치가 2019년 신기록을 경신했으며, 올해에도 계속 상승하고 있다고 밝혔다. WMO에 따르면, 지구 온난화의 원인이 되는 화석연료의 주요 연소산물인 이산화탄소의 수치는 2019년에 410.5ppm으로 정점을 찍었다. 전년보다 연간 증가폭이 크고, 지난 10년간 평균을 웃돈다. 지구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2015년 처음으로 400ppm을 넘은 이후 매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400ppm이라는 수치가 온실가스로 인한 부작용을 막는 임계점에해당한다며 우려를 표해왔다. 페테리 타일라스 WMO 사무총장은 2015년 이후 증가세를 언급하며, “이 같은 증가율은 온실가스 기록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며, “지속적인 배출 곡선의 평탄화”를 촉구했다.

이러한 결과는 코로나19로 인한 전 세계적 봉쇄가 일시적인 상황변화였을 뿐임을 드러낸다. 제네바에 본부를 두고 있는 유엔기구인 WMO는 국내 봉쇄, 국경 폐쇄, 비행 착륙 및 기타 제한으로 인해 많은 오염물질과 이산화탄소 같은 온실가스 배출이 감소했다고 전했다. 실제 올해 초 대유행 대책이 정점을 찍으면서 일일 이산화탄소 생산량이 지난해 평균보다 17% 감소했다고 WMO의 주요 연간 온실가스 예비결과는 나타냈다. 그러나 세계기상기구는 “전염병으로 인한 산업활동의 급격한 감소는 대기 중 열을 가둬 온도를 높이고 해수면 상승을 유발하며 극단적인 날씨를 유발하는 온실가스의 기록적인 농도를 제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WMO 사무총장은 “방출과 관련된 배출량 감소는 장기 그래프에서 아주 작은 한 조각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세계기상기구는 팬데믹으로 인한 봉쇄령에 따라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이 약 4~7% 정도 감소했을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낮아지지는 않을 것이며, 그 영향이 “평소의 연간 변동폭보다 크지 않다”고 전했다. 또한 “아직 전 세계 2020년도 데이터를 이용할 수는 없지만 농도가 치솟는 추세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산화탄소는 한 번 배출되면 대기 중에 대략 100년 이상 남아 있기 때문에 지금 당장 배출량을 줄여도 전체 농도는 증가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세계기상기구는 구체적으로 배출량 감소에 따른 농도 감소 효과는 0.0~0.23ppm에 불과할 것이라고 예상했고, 이는 “기후변화를 막기에 턱없이 작은 변화”라면서 “이산화탄소 농도가 증가하면 지구 평균기온이 오르고, 극한의 날씨가 이어지며 해빙과 해수면 상승, 바다 산성화 등이 가속화 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소만으로 전체 농도를 감소시키기 위해선 25% 정도는 배출량을 감소시켜야 한다.

WMO 사무총장은 “이산화탄소는 수 세기 동안 대기에 남아있고, 바다에는 더 오랫동안 쌓여 있다”면서 “4년 만에 이산화탄소 농도가 10ppm이나 상승한 것은 기록상 전혀 없던 일이다. 이산화탄소 농도를 줄이지 않는다면 77억 인구에 심각한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전 세계가 탄소중립은 물론이고 화석 연료 사용에서 빠르게 벗어나야 한다”면서 “온실가스를 줄이려는 노력을 해도 그 결과는 최장 수십 년 후에야 나타날 수 있다. 더 빨리 노력을 시작해야 온난화 효과를 더 빨리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후변화는 코로나19의 통제를 기다리지 않는다

지난 11월 국제적십자사연맹(IFRC)이 발간한 2020년 세계 재난 보고서인 ‘Come Heat or High Water’는 “코로나19는 인류가 세계적인 위기를 인식하고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증명했지만 기후변화는 인류에 대한 훨씬 더 중요한 도전”이라고 보고서를 통해 말하며,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각인시켰다. 기후변화는 코로나19 이상으로 우리의 장기 생존을 위협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보고서는 2020년을 포함해 지구온난화의 영향은 이미 매년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가고 있고, 생명과 생계를 파괴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분석 결과 대유행의 첫 6개월 동안 100건 이상의 기후변화 관련 재난이 발생해 5000만 명 이상이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많은 사람들이 대유행과 기후변화로 인한 재난의 직접적인 영향을 한꺼번에 받고 있다고 밝히며, 이를 ‘복합 충격’이라고 명시했다.

국제적십자사연맹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자연재해로 인한 재해의 83%는 홍수, 폭풍, 폭염 등 기상기후 관련 극한 사건에 의해 발생했다. 기상기후 관련 재해의 수는 1960년대 이후 증가해왔으며, 1990년대 이후 거의 35% 증가했다. 이 기간 동안 기후 및 극한기상 재해로 인한 모든 재해의 비율도 2000년대 전체 재해의 76%에서 2010년대 83%로 크게 증가했다. 이러한 극한 기상기후 관련 재해로 인해 지난 10년간 41만 명 이상이 사망했으며, 대다수가 저소득 국가에서 사망했다. 폭풍은 가장 큰 사망자를 냈다. 지난 10년 동안 전 세계 17억명의 사람들이 기후 및 날씨와 관련된 재난에 영향을 받았다. 올해 초 시작된 팬데믹으로 인한 전 세계 사망자는 160만 명인데, 이를 10년 간 똑같이 적용해도 기후재난으로 인한 피해를 훨씬 밑돈다.

보고서는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사람들이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학자들이 기후위험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취약성과 노출의 상관관계에 주목하는 바와 같다. 자간 차파게인 IFRC 사무총장은 “불행히도 기후변화를 위한 백신을 없다”며 “기후에 대한 재난은 즉각적이고 단호한 조치가 없으면 더 악화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IFRC는 각국 정부가 대유행으로 인해 바쁘겠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기후 위기는 쉬지 않고 악화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IFRC는 기후 영향이 이미 야기한 사망과 피해를 제한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면서 기후변화를 반전시키기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코로나19에 대응하는 것이 전 세계적으로 개발되고 있는 기후재난으로 인한 경기부양책이 더 잘 구축될 수 있는 기회라고 전했다. IFRC에 의하면, 기후위기는 전염병보다 지구상에 있는 인간의 삶에 훨씬 더 위험하지만, 코로나바이러스 위기로 인한 경제적 효과에 대한 전 세계적인 대응에 10조 달러가 투입된 것은 현재 진행되고 있으며 임박한 기후변화로 인한 재난 위험에 적응하는 데 필요한 돈보다 훨씬 더 많다. 향후 10년간 50개 개발도상국이 제시한 적응요건을 충족하려면 연간 500억 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IFRC 보고서는 녹색회복뿐 아니라, 지역사회를 보다 안전하고 탄력적으로 만드는 데 사용되는 적응에 투자할 것을 요구했다. 분석결과 기후변화 적응 지원을 거의 받지 못하고 있는 취약국이 많았고, 추가적인 도전은 이들 국가 내에서 가장 위험한 사람들에게 자금이 전달되도록 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많은 지역사회가 기후와 관련된 위험에 특히 취약할 수 있는데, 이미 충격을 관리할 능력이 경색된 분쟁으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 필요한 서비스와 지원에 접근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주민과 실향민들, 그리고 도시 빈민들과 다른 소외된 지역사회에서 특히 취약할 수 있는 것이다. 보고서는 우선순위를 제대로 정해야 한다며, 경제적 지원이 기후위험에 가장 노출되고 취약한 지역에 도달하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의 대유행은 세계가 진정 세계적인 재앙에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줬다. 그러나 또 다른, 더 큰 재앙은 수십 년 동안 누적돼왔고, 인류는 아직도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충분하지 못하다. 팬데믹은 많은 사람들에게 위협이 된다. 그러나 기후변화는 그보다 훨씬 더 장기적이고 충격적인 위협이 되고 있음을 많은 자료에서 보여주고 있다. 코로나 상황에서도 멈추지 않는 온실가스 증가세는 국제사회가 여전히 이러한 상황을 벗어나고자 하는 의지가 미약함을 드러낸다고 볼 수 있다. 이미 늦었지만 너무 늦기 전에 반전의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하며, 주어진 시간과 자원을 통해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행동해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경고를 세계는 귀담아 들어야 할 것이다.

박희정 기자  doban0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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