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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교육은 환경적 실천으로 이어질까
  • 박희정 기자
  • 승인 2021.02.10 10:30
  • 호수 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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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교육의 귀결은 실천에 있어야 한다. 그러나 환경분야와 같이 개인적이고 윤리적인 경우, 교육을 많이 받았다고 해서 반드시 친환경적 실천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며, 되레 상반되는 사례도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 법에 의해서 규제받지 않은 한에서 우리는 얼마든지 자의식 없이 반환경적인 행동을 취할 수 있다. 그럼에도 사람들의 행동에 변화를 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그들의 의식을 바꿀 수 있는 교육에 있음에 틀림없다.

 

의식과 행동의 괴리

친환경적 행동의 실천은 언제나 바람직하고 필요한 것으로 이야기된다. 국민환경의식에 관한 여러 조사에서 우리나라 국민들이 환경문제의 중요성은 인지하고 있지만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는 비율이 높다는 것이 확인된다.

이것을 심리학의 사회인지이론에서 개인의 신념과 행동 사이의 부조화라고 한다. 실제 우리 생활 주위를 둘러보면 감시카메라가 설치돼 있거나 타인의 눈에 띄는 장소에서는 환경적 실천을 하지만, 골목이나 밤 시간 때에는 무단으로 쓰레기를 버리는 경우를 더러 보게 된다. 정책적인 규제를 통해 반환경적이고 반사회적인 행동을 줄이는 데 일정한 성과를 거두기는 했지만 여전히 사회규범과 개인의 양심에 반하는 행동패턴이 이어지고 있는 현실이다. 쓰레기를 무단으로 버리는 일상적인 행동은 오염물질을 대규모로 무단 배출하거나 환경은 물론 사람에까지 직접적인 해를 끼치는 행동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법망에서 제한하는 범위에서의 행동 제약을 넘어 자발적인 친환경 행동을 이끌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한 것이다.

 

친환경 행동을 이끄는 것은 무엇인가

의식과 행동과의 괴리를 메우기 위한 교육을 위해서는 우선 그 괴리의 연결점을 찾아야 할 것이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이 2017년 수행한 대국민 설문조사와 심층 인터뷰의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 일반 국민의 76%는 환경 또는 환경문제에 관심이 있다고 응답했고, 92%가 자신에게 환경보전은 중요하며, 92.7%가 자신은 평소 환경친화적인 행동을 한다고 응답했다. 심층 인터뷰에서도 응답자들은 환경적으로 이로운 행동이 무엇인지 양심을 통해 알고 있었으나, 여의치 않은 상황에 직면하는 상황의 문제와 다양한 정보의 혼재 등으로 발생하는 신뢰의 문제 때문에 친환경 행동 실천을 주저하고 있었다. 아울러, 번거로운 행위를 요구하는 행동보다 간단하면서 편리함이 보장된 행동이 환경친화적 행동을 유도할 수 있다는 논리도 심층인터뷰를 통해 제기됐다.

평소 친환경 행동을 실천하고 있지 않는다고 응답한 사람들의 경우, 친환경 행동을 하지 않는 이유로 나의 행동만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는데, 심층인터뷰에서 그것은 본인만 손해 볼 수 있으며 환경이 개선되기 힘들 것이라는 믿음, 즉 무력감인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자녀가 있고 가사노동이 많은 사람, 즉 일상생활에서 환경에 많이 노출돼 있는 사람이 환경에 대한 관심, 환경보전의 중요도, 생태주의적 가치관, 자신의 행동을 친환경적으로 바꾸고자 하는 태도가 높은 것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드러났다. 가정은 환경친화적 행동을 학습하고 교육하며 가족 구성원들 간 친환경 행동에 대한 정보가 자연스럽게 전이되는 공간이다. 환경친화적이지 않은, 위해성이 높은 물질이 함유된 공산품 등을 사용해 자신의 자녀가 그 피해를 입은 가정에서는 친환경 식품이나 친환경제품을 구매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을 추론할 수 있다. 이는 환경으로 인한 영향을 피부로 느낀, 즉 체험한 사람들은 자신의 생활패턴을 환경친화적으로 바꾸는 데 해당 체험이 결정적인 계기로 작용함을 보여 주는 것이다. 즉 가정 혹은 나아가 지역 주민과의 유대감은 자신의 행동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믿음을 강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어떻게 가능하게 할 것인가

사회인지이론에서 개인은 환경에 영향을 받기만 하는 수동적인 존재가 아니라 환경에 영향을 미치기도 하는 능동적인 존재이며, 특히 주위 사람이나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행동을 이행할 수 있다고 한다.

조사에 따르면 환경에 대한 자기효능감이 높은 사람일수록 친환경 행동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환경에 대한 자기효능감이 높은 사람은 친환경 행동 촉진 정도와 정(+)의 관계를 가지며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의 물질적 접근 방법인 규제나 인센티브 등의 방법만이 친환경 행동을 촉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자기효능감을 제고함으로써 친환경 행동을 촉진할 수 있다는 중요한 근거라고 말할 수 있다.

자기효능감을 촉진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환경 체험 프로그램, 매체를 통해 사회적 지도자 혹은 연예인이 환경보전 활동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여 주는 교육 방법이 상대적으로 유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환경친화적 행동을 촉진하는 데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방법 중 하나는 체험과 관련된 것이다.

응답자들은 본인이 경험한 직접적 체험이든 아니면 가족 구성원이 경험한 간접적 체험이든 모두 친환경 행동을 실천하게 되는 결정적인 계기로 작용했다고 언급했다. 친밀한 가족 구성원들 간 상호 정보교환이 가능한 가정은 자기효능감을 제고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라는 것이다. 따라서 가정을 중심으로 하는 자기효능감 증진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또한 환경 전문가 혹은 지도자를 통한 교육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주민들이 속한 곳에서 환경 전문가 또는 지도자를 통해 환경 교육을 실시한다면 그 효과가 배가될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친환경 행동 유발할 수 있는 환경에 계속 노출돼야

앞서 살펴봤듯이 환경의식과 친환경행동은 얼마나 환경문제를 둘러싼 담론에 관심이 있으며 거기에 자주 노출됐느냐에 실제적인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개인의 신념과 행동 사이의 부조화가 발생하는 경우 신념을 행동에 맞추도록 의지력을 발휘해야 한다. 그리고 친환경 행동을 촉진하는 교육과 정책이 기존의 물질적 접근의 한계를 보완하고 환경의식과 친환경 행동과의 괴리를 극복할 수 있도록 활용돼야 할 것이다. 개인은 환경에 영향을 받기만 하는 수동적인 존재가 아니라 환경에 영향을 미치기도 하는 능동적인 존재다.

환경교육은 지속가능발전을 위해서 환경에 대해서 알고, 환경을 위한 마음으로 친환경 행동을 실천하는 시민을 양성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친환경행동을 실천하는 사람이 되려면 세상을 보는 관점과 가치관의 변화가 필요하다. 세계관과 가치관의 변화는 자연스럽게 환경을 위한 행동을 이끌어내고, 환경지식과 기능은 올바른 행동을 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따라서 환경교육은 환경지식은 물론 가치관을 형성하는 인성교육이라 할 수 있다. 단기간에 이룰 수 없는 평생에 걸친 교육이 돼야 하는 것이다.

현재 우리는 환경을 파괴한 행동에 의해 값비싼 대가를 치르고 있다. 이를 되돌리기 위해서는 자연과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다시 배워야 한다. 지금과 같은 생활방식을 유지한다면,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 없다.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실천이다. 거창한 결심이나 노력, 대단한 지식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주변을 둘러보고 생활의 변화를 만드는 작은 한걸음을 실천하는 일,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그 한걸음을 내딛는 것이다. 더불어 자신의 친환경 행동이 지역, 국가, 나아가 세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인식을 확장할 수 있도록 친환경 행동 캠페인 또는 프로그램이 설계돼야 하며, 이러한 것들에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노출될 수 있도록 하는 여러 방법들을 고안해야 할 것이다. 교육만이 희망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은 여전히 유효하다.

박희정 기자  doban0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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