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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주요국 탄소국경세 도입 예고… 기업 탄소 규제 압박할 듯
  • 박희정 기자
  • 승인 2021.03.10 10:33
  • 호수 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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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질서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기후위기 대응과 탄소 배출 규제라는 피할 수 없는 명분과 실리가 산업계를 전 방위적으로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기후위기 대응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빠르게 이러한 움직임에 동반 혹은 편승하는 것이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게 됐기 때문이다. 이러한 흐름에 쇄기를 박을 규제가 본격적인 도입을 앞두고 있는데, 바로 탄소국경세다.

 

기후위기 대응이 기업 수출경쟁력 좌우한다

기후위기는 극한 기상이변 현상으로 막대한 사회경제적 비용을 유발한다. 이를 막기 위한 기후위기 대응 움직임은 유럽의 그린딜로 시작해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의 2060년 탄소중립 선언, 그리고 파리협정 재가입을 공약으로 내세운 조 바이든의 미국 대선 승리로 예상보다 훨씬 더 빠르고 광범위하게 국제 사회, 경제 및 정치 지형을 바꿀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유럽과 미국은 기후위기 대응 전략 중 하나로 탄소국경세 도입을 예고하고 있어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 서울사무소는 글로벌 회계·컨설팅 법인 EY한영에 의뢰한 ‘기후변화 규제가 한국 수출에 미치는 영향 분석 보고서’를 통해 미국, 유럽연합(EU), 중국 등 한국의 주요 수출대상국이 탄소국경세를 도입할 경우 국내 수출업종이 받게 될 파장을 분석했다.

탄소국경세란 탄소 배출에 대한 규제가 상대적으로 약한 국가가 규제가 강한 국가로 상품이나 서비스를 수출할 때 적용받게 되는 무역관세다. 유럽연합은 탄소국경세의 2023년 도입을 예고했으며,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자 역시 다른 국가에서 수입되는 제품에 대한 탄소조정비용 또는 할당을 설정해 자국 외 국가에도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충족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보고서는 탄소국경세가 2023년 도입되게 되면 한국은 미국, EU, 중국 등 3국에 수출하는 철강, 석유, 전지, 자동차 등 주요 업종에서만 한 해 약 5억 3000만 달러(약 6000억 원)를 탄소국경세로 지불해야 할 것으로 추정했다.

규제가 강화되는 2030년에는 이보다 3배 이상 증가한 16억 3000만 달러(약 1조 8000억 원)를 탄소국경세로 지불해야 한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탄소국경세 외에도 최근 유럽과 미국 등을 중심으로 내연기관차의 판매 금지 조치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에 주목했다. 더불어 주요 금융기관들이 화석연료 산업에 투자를 중단하고 있는 점, RE100 등 기업들의 자율적인 재생에너지 캠페인이 늘어나고 있는 점 등에 기반해 앞으로 세계 경제의 규범이 기후변화 대응을 중심으로 개편될 것임을 시사했다.

 

수출국 한국, 기후대응능력 내재화 속도 내야

보고서의 분석에 의하면 한국의 기후위기 대응이 늦어지면 한국경제의 근간인 수출산업 경쟁력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수출품목 중에서도 내연기관 자동차는 탄소배출량이 많아 별도 규제를 적용 받고 있다. 예로, 유럽에서 강력한 벌금을 부과하는 CO2 배출량 규제를 도입해 내연기관차 판매가 축소되기 시작했다. 또한 유럽에서 독일 다음으로 큰 자동차 시장인 영국의 2030년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 결정을 포함해 내연기관차 판매를 금지하는 국가가 늘어나고 있다. 미국도 캘리포니아 주에서 2035년 이후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가 확정됐으며 의회차원에서도 관련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중국도 2060년 넷제로 달성을 위해 2035년 이후에는 순수 내연기관차 판매를 금지하는 정책이 가시화 되고 있다.

기업 차원의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시작된 RE100 참여 회원사도 늘어나고 있다. 이들 회원사는 부품 제조사 등 협력 업체에 참여를 의무화하는 방향으로 재생에너지 사용을 확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애플의 경우 유럽, 한국 등의 국가 목표인 2050년보다 빠른 2030년 탄소중립 목표를 공식화했다.

RE100 회원사에 부품을 납품하는 기업은 재생에너지 사용량 확보 등 빠른 대처가 필요한 상황이다.

보고서는 국내 산업이 급변하는 무역 환경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재생에너지 발전의 확대를 통한 전력망 저탄소화, 그린수소, 풍력발전 등 신기술에 대한 투자 확대, 업종별 특성에 맞는 정보 공시 이니셔티브를 활용한 기후변화 대응 역량 내재화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한 김지석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전문위원은 “기후변화 대응은 이제 선언 단계를 지나 수입품에 대한 탄소국경세, 내연기관차의 판매 금지 등 실질적인 제약이 적용되는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며 “기후변화 대응에 도움이 되는 제품을 기후변화 대응에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만들어야만 경제와 환경을 모두 지킬 수 있다”고 말했다.

탄소국경세는 기후위기로부터 우리 사회를 지키기 위해 피할 수 없는 조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국 역시 이러한 흐름을 쫒아가기보다 앞서 대응하고 적응할 방안을 준비해야 한다.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것은 자연 생태계뿐 아니라 기업의 존립을 좌우할 사안이 됐기 때문이다.

박희정 기자  doban0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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