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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수자원, 제대로 지키고 관리해야 한다
  • 임호동 기자
  • 승인 2021.03.10 11:03
  • 호수 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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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5대 강 중 가장 수질이 깨끗해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고 있는 섬진강

산을 다스리고 물을 관리한다는 뜻의 치산치수(治山治水)는 예로부터 나라경영에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기본요소였다. 이는 가뭄과 수해를 예방하고 음용, 생활, 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 사용되는 물을 지키는 통치자의 기본 덕목이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덕목은 시간이 흘러도 바뀌지 않는다. 오히려 수자원의 가치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지금, 수자원을 관리하고 보호할 국가의 임무는 더욱 커지고 있다.

 

물, 자원과 재앙은 한 끗 차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치산치수는 나라의 존폐가 걸린 중대사였다. 치산치수를 잘하는 국가는 번성했고, 반대로 치산치수를 제대로 하지 못한 국가는 패망했다. 역사에 이름을 남겼던 많은 제국들 중 일부들이 가뭄이나 홍수로 무너져 내리는 것을 우리는 심심치 않게 찾아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는 비단 옛 이야기만은 아니다. 치산치수는 현재에도 한 나라의 명운을 좌우할 수 있는 문제다. 오히려 인구가 증가하고 음용, 생활, 각종산업, 위생 등의 목적으로 물의 수요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현재의 경우 치수는 과거보다 더 중요한 업무가 됐다.

우리는 지난해 치수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어떻게 되는지 목격한 바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에는 역대 최장기간 장마와 함께 전국 곳곳에 수해가 발생했다. 특히 섬진강댐·용담·합천댐 등 댐이 위치한 하천유역에 피해가 컸었는데, 그 이유가 대규모 강수에 제대로 대응을 하지 못한 채 댐을 방류했고, 이로 인해 대규모 홍수피해가 발생한 것이었다.

이 홍수피해는 자연재해가 아닌 잘못된 물관리에 따른 명백한 인재(人災)였다. 또한 수해 사고 직후 한국수자원공사, 기상청, 한국수력원자력 등 관계부처들이 책임여부를 두고 공방전 양상을 보였고, 관재(官災)라는 말까지 나오게 만들었다.

지난해의 비는 그 양이 비정상적으로 많긴 했지만 근 10년 간 지속적인 만성가뭄을 겪어온 우리나라를 해갈해 줄 수 있는 비였다. 하지만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탓에 단비는 수해로 바뀌어버렸다.

이처럼 물은 제대로 대응·관리하지 않으면 언제든지 재앙으로 바뀐다. 과도한 사용과 착취로 인해 고갈돼 필요할 때 사용하지 못할 수도 있으며, 쉽게 오염돼 많은 사람들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또 지난 여름처럼 많은 인명피해와 재산피해를 발생시키는 수해로 모습을 나타낼 수도 있다. 치수가 더 중요해진 이유이다.

 

지난해 장마철 집중호우와 섬진강댐 방류로 인해 최악의 침수피해를 입었던 구례군(사진 구례군청)

수량과 수질, 그리고 안전까지 담보돼야 할 수자원정책

수자원의 가치는 갈수록 점점 높아지고 있다. 물의 양은 한정돼 있는 반면 물을 필요로 하는 인구와 산업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으며, 수질오염과 기후위기 심화로 인해 사용할 수 있는 물은 점점 고갈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기후위기로 인해 물 관련 재난이 대규모로 발생하고 있어 사람들은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물 관리와 공급을 요구하고 있다.

과거 수량만 고려하던 물관리에서 수질과 수생태까지 고려한 물관리가 필요하며, 가뭄, 수해 등으로부터 국민의 안전을 지키고 지속가능성을 보장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한 시점인 것이다.

이에 지난 2018년 정부는 수질(환경부), 수량(국토교통부)을 비롯해 생·공용수(환경부와 지자체), 농업용수(농축산식품부), 전력생산용 댐 관리(산업통상자원부) 등 다양한 업무와 분야로 분리돼 있던 물관리 체계를 환경부로 일원화하는 물관리 일원화를 시행했다.

과거 부처마다 분산돼 있는 물관리 체계는 통합적인 물 관리 정책부재, 부처 간의 업무중복, 과잉투자와 비효율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제기됐고, 오랜 논의 끝에 정부조직법 개정(2018년 6월)을 시작으로, 물관리기본법 제정, 물기술산업법 제정을 통해 하천관리를 제외한 수량, 수질, 재해 예방 등 대부분의 기능이 환경부로 일원화한 것이다.

이렇듯 대부분의 물관리 업무가 환경부로 이전되면서 물 관리 일원화가 제대로 이뤄진 것으로 보였지만 하천관리가 제외되면서 당시 일각에서는 무늬만 일원화라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그리고 그 지적은 결국 사실이 됐다.

물관리 일원화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집중호우에 심각한 수해가 발생했다. 그리고 여전히 산재돼 있던 물관리의 민낯이 공개됐다. 환경부가 지난 2018년 국토교통부로부터 물관리 역할을 넘겨받았지만, 여전히 댐·하천·저수지 등 관리주체는 한국수자원공사, 한국수력원자력, 한국농공사 등으로 산재돼 있었던 것이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 12월부터 ‘하천관리 일원화’를 추진 중에 있다. 국회의 정부조직법 개정안 의결에 따라 국토부가 책임을 지고 있던 하천관리 기능을 환경부로 이관하고 있는 것이다. 하천관리 기능까지 환경부로 이관되면 모든 국가의 물관리를 총괄하는 부처는 환경부가 된다.

이를 통해 환경부와 한국수자원공사가 미흡한 점이 드러난 수재해 대응체계를 보완 구축해나가고, 물재해 컨트롤타워로서 제 기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홍수방어와 생태복원을 균형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기존 시설정비 위주의 국가 하천계획을 재정비하고 기타 물관리 계획과 연계성을 강화해 지속가능한 통합물관리 정책으로의 전환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수량과 수질, 안전관리 및 수생태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물관리 실현을 위한 기반을 구축한다는 것이 정부의 계획이다.

결국 정부는 지난해 큰 대가를 치르고, 보다 더 명확한 책임 주체를 정한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모든 물관리와 수자원 정책은 환경부가 책임을 갖게 된다. 환경부는 보다 나은 물관리로 국민들의 안전뿐만 아니라 수자원의 확보와 보전에 힘써야 할 것이다.

 

댐 스마트 안전관리체계 구축을 위해 활용되는 드론

수자원 관리, 발전한 기술도 함께 한다

이처럼 국내의 모든 물관리의 주체가 환경부로 이전되면서 그동안의 부족했던 수자원의 관리와 안전문제들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물론 이러한 기대는 물관리 일원화의 보완 및 수자원 정책의 변화만으로 나타나는 기대는 아니다. 수자원을 보다 정확하게 진단하고 위기에 대응할 수 있도록 발전하고 있는 수자원 관리 기술이 있기에 가능하다.

대표적인 기술은 환경부가 구축하고 있는 ‘댐 스마트 안전 체계’다. 환경부는 그린뉴딜의 일환으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댐 안전점검에 무인기를 본격적으로 도입하고, 2025년까지 3차원 가상공간(디지털 트윈)과 인공지능(AI) 기반의 ‘댐 스마트 안전관리체계’를 단계적으로 구축할 예정이다.

‘무인기를 활용한 댐 안전점검’은 무인기로 댐의 상태를 영상으로 촬영한 후 3차원 그래픽으로 구현해 벽체 등 댐체의 손상여부를 살펴보는 지능형 안전점검 방법이다. 무인기를 활용하면 기존에 사람이 작업줄 등을 통해 댐체를 타고 내려가며 맨눈으로 결함 여부를 점검할 때 접근이 어려웠던 곳도 접근이 가능해 더욱 꼼꼼하게 댐을 점검할 수 있다.

내년부터 구축 예정인 댐 3차원 디지털 트윈에는 무인기로 점검한 사진, 영상 자료 등을 누적해 입력할 수 있으며, 이와 같은 빅데이터가 축적되면 인공지능(AI)를 활용해 댐의 이상유무를 점검할 수 있다.

이처럼 첨단기술이 도입되면 선제적으로 댐의 보수·보강이 가능해 위기대응 능력이 높아진다. 또한, 노후화된 댐의 성능이 개선돼 댐을 오랫동안 안전하게 운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한 환경부는 행정안전부, 해양수산부 등과 함께 수자원 위성을 개발 중이다. ‘수자원 영상위성(차세대중형위성 5호) 개발’이라는 이름의 해당 사업은 약 1427억 4000만원(환경부 880억원, 과기부 557.4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돼 기후변화로 인해 불확실해진 수자원과 홍수 및 가뭄 등의 수재해를 감시하기 위한 위성기술을 개발하는 사업이다. 현재 성공적인 위성개발 전략과 추진 방향, 수자원관리 및 수재해 대응전략을 논의하고 있는 해당 사업은 2022년 본격적인 위성 개발에 착수해 2025년 발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사업이 성공적으로 완수된다면 수자원, 국토안전, 농림 등 다양한 부처에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정보체계를 구축할 수 있으며, 수재해(가뭄·홍수·녹조) 감시 및 대응을 위한 골든타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국내뿐만 아니라 물산업전략국가(동남아시아 및 북한 등)의 관측정보를 토대로 플랫폼을 구축할 수 있어 물산업 발전에도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처럼 소중한 수자원을 지키고, 물로부터 안전한 나라를 만들기 위한 정책과 기술은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다. 발전하는 과정에서 시행착오는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한 필사의 노력이 필요하며, 지난해 수해와 같은 실수를 반복해선 안 될 것이다.

임호동 기자  ihd333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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