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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 물, 뗄 수 없는 영원의 관계
  • 조중혁 기자
  • 승인 2021.03.10 11:06
  • 호수 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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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 물이 있기에 생명이 있고, 생명이 있기에 물은 그 역할을 계속해서 이어간다. 단순히 수소 둘과 산소 하나가 합쳐 생겨난 물질이 아닌 자연을 구성하는 그 존재로서 생물들은 물을 숭상하고 의지하며 살아간다. 과연 우리 생명은 물을 얼마나 의지하고 있을까?

 

35억 년 전부터 시작된 인연, 몸속으로 이어지다

지구상에 물이 언제 어떻게 생겼는지는 정확히 알지 못한다. 다만 지구상에 생명을 탄생시킨 원시 해양은 지금부터 35억 년 전에 생겼다고 본다. 이 원시 해양에서 생겨난 생명은 몸 안에도 물을 가지고 있으며 생명 활동에 사용한다. 과학자들의 추정에 따르면 지구상의 모든 생물의 체내에 가지고 있는 물은 약 1000조ℓ로서, 강이나 샘에 들어 있는 물의 절반에 해당하는 양이라고 한다. 이 생체 안의 물은 영양소, 호르몬, 이산화탄소, 노폐물 등을 운반하거나 체온을 조절한다. 생물 내의 체액은 세포외액인 혈액, 림프액, 조직액으로 존재하고, 또 세포 안의 세포내액으로 존재한다.

우리는 이 물 없이는 잠시라도 살아갈 수 없다. 의사들은 ‘건강한 성인의 기준으로 60%가 물로 이뤄진 우리의 몸은 체내에서 0.6ℓ만 없어져도 갈증을 느끼게 되고, 3ℓ의 물이 없어지면 혼수상태에 이르며, 6.0ℓ정도를 잃게 되면 사망하게 된다’고 말한다. 성인 기준으로 사람들이 하루에 땀과 오줌 등으로 약 2.5ℓ의 물을 배출하는 것을 생각하면 물이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체내에 지방과 단백질의 절반을 잃고도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는 당연히 동물도 마찬가지다. 코끼리의 경우, 기온이 6∼14도 평균 체중 5.6t인 수컷은 하루 325ℓ의 물을 소모하며, 말은 하루에 40ℓ를 소모한다.

 

물이 없이는 아예 존재할 수 없는 생태계도 있다

물이 생태계의 부수적인 존재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물이 없으면 아예 성립조차 불가능한 생태계도 있다. 대표적인 것으로 지하수 의존생태계(Groundwater Dependent Ecosystem, GDE)를 들 수 있는데, 이는 생태계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수자원 공급의 일부, 상당 부분 혹은 전부를 지하수에 의존하는 생태계를 말한다. 그리고 주변의 하천이나 강도 지하수에 부분적으로 의존 혹은 종속된 지하수 의존생태계이며, 습지도 아주 대표적인 지하수 의존생태계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습지는 지구 전체 지표면의 약 6%에 해당하는 지역으로 지구상의 생물 2%가 생존하고 서식한다.

그리고 지하수가 고갈되면, 생태계는 어떻게 될까? 우선 해수의 유입이라는 문제가 생긴다. 땅 밑의 물이 없으니 염분이 가득한 해수가 밀려 들어오며 땅을 염화시키고 거기에 살아가는 생물들을 모두 죽이는 것이다. 또한 지반 침하 현상까지 동반할 수 있다. 지하수가 고갈됨으로 땅 밑에 구멍이 뚫리면서 지표면이 점차 내려감으로써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지반 침하 현상은 땅으로 물이 내려가는 배수를 막고, 오·폐수 오염을 심화시켜 생태계에 사는 생물들에게 치명적인 효과를 안겨준다.

 

신앙을 통해 떠받들어지던 물, 조상들은 물을 존중했다

물은 오래전부터 사람들의 신앙 일부로서 자리를 잡았다. 우리나라의 경우, 고구려 건국 신화에 등장하는 시조 주몽은 천신인 해모수와 수신인 하백녀 사이에서 출생했으며, 삼국유사에 등장하는 동부여의 시조 금와왕은 곤연이라는 연못가에서 황금빛 개구리를 닮은 아이를 얻어 금와왕으로 불리기도 했으며, 불교가 전해 내려오고 불교와 융화해 호국용신사상을 낳기도 했다. 신라 문무왕이 죽어서 호국용신이 됐다는 설화나 사해용왕을 대상으로 한 각종 굿과 치성은 물이 우리의 과거사에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를 알 수 있다. 세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유대교의 의식인 미크바에 기원을 두고 있는 기독교의 세례 역시 물에 잠긴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 한자어 자체도 물로 씻어낸다()는 뜻으로, 정화한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이 세례는 만다야교, 시크교를 포함해 여러 종교에서 행해진다. 만물을 소생시키고 성장을 시키는 생명의 존재로서, 그리고 더러움과 혼탁을 씻어내는 정화의 의미는 모두 같은 모양이다. 그리고 물은 홍수를 통해 많은 생명을 앗아갈 수도 있는 무서운 존재로서 경외 받기도 했다. 거대한 해일의 모습을 본 사람들은 이를 일으키는 신의 존재를 만들고 숭상하며 자신들을 나약하고 작은 존재로서 겸허함을 가지게도 했다. 현재 우리가 수자원을 통제하며 번영을 외치는 한구석에서는 과거 아무것도 모르며 숭상하기만 했던 답답함을 사람의 지혜로 일부나마 통제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은 우리에게 작은 희열인지도 모른다.

 

물이 없는 미래 = 사람이 없는 미래

우리가 물에 대해 느끼는 감정은 많다. 이들 물이 만약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점차 모습을 감춘다면 어떻게 될까? 국제식량정책연구소에서는 우리가 마시는 수자원이 줄어들고 있으며, 향후 2050년이 되면 세계적 물 부족으로 인해 63조 달러의 예산이 필요해진다고 발표한 바 있다. 또한 물 수요가 2030년까지 40% 이상 증가하며 농업의 방향도 달라진다. 우리가 아는 논의 모습은 역사 너머로 사라질지 모른다.

과거 물이 부족한 도시에서 사람들이 경험했던 참담한 모습이 내일 우리의 모습이 될지도 모른다. 수도요금이 몇십배나 뛰면서 우리가 경험하던 샤워와 설거지는 사치품으로 바뀌고 하루에 샤워는 5분만 하라는 캠페인이 열릴지도 모른다. 우리가 생각하는 목욕과 실내수영장은 아예 없어질 것이다. 그리고 이런 상상은 기근이 닥치게 되면 귀여운 투정으로 바뀔지 모른다. 사람과 사람이 같이 사는데 먹을 것과 마실 것이 적다면 필연적으로 싸움으로 번지게 된다. 국가의 힘있는 권력자들과 거대기업들은 막대한 자본과 힘을 통해 일반인들에게서 수자원을 확보하고 통제하기 위해 나설 것이다. 이미 물이 부족한 국가 간에는 댐건설, 광산개발, 그리고 양식사업 개입을 통해 고갈된 자원으로 어떻게 국가 간의 관계가 악화되는지를 보여주고 있으며, 힘없는 가난한 사람들이 어떻게 희생당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대자연 일부로서 생명이 깃들고 숨을 쉬는 물이 지금은 단순한 자원으로서 사람들에게 소모되고 있는 지금, 자연은 우리 인류에게 실망했을지도 모른다. 물이 없이는 한시도 살아갈 수 없는 약한 우리가 앞으로도 물과 함께 생명을 이어나가려면 지금이라도 물의 소중함을 깨닫고 이를 지키려는 마음과 그 실천을 이어나가야 할 것이다.

조중혁 기자  megnumfir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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