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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양육, 미래의 먹거리일까? 열지 말아야 할 판도라 상자일까?6월 17일, 제188회 한림원탁토론회
  • 박희정 기자
  • 승인 2021.07.10 09:27
  • 호수 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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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싱가포르에서 실험실 인공 배양을 통해 만든 '배양육' 제품 판매를 세계 최초로 승인해 큰 화제가 됐다. 배양육은 동물의 줄기세포를 배양해서 만든 인공육으로, 동물복지에 대한 요구 증가, 식량안보에 대한 세계적 관심 증대 등으로 인해 관련 기술과 산업의 꾸준한 성장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지구온난화 등 환경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이 급격히 증대되면서 환경문제 측면에서도 육류를 대체하기 위한 수단으로 주목 받고 있다. 그러나 배양육은 생산과정에서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고, 배양육 섭취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 문제도 해소되지 못한 상황이며, 기술적으로도 상용화하기 위해 넘어야 할 과제가 많다. 이에 한국과학기술한림원에서는 배양육의 기술적·제도적 환경과 한계를 알아보고 미래 전망에 대해 논의하기 위한 토론을 열었다. 토론은 유튜브 생중계로 진행됐다.

 

상업화, 더디지만 가고 있어…지지체 개발 등 대량 생산에는 한계
토론회는 조철훈 서울대 식품·동물생명공학부 교수의 ‘미래의 단백질, 배양육의 현황과 전망’, 건국대 배호재 줄기세포재생공학과 교수의 ‘배양육 대량생산 플랫폼 개발을 위한 조직공학기술의 적용’에 관한 주제발표를 시작으로패널토론의 순으로 진행됐다. 첫 번째 주제발표를 한 조철훈 서울대 식품·동물생명공학부 교수는 “고기는 자연적인 섭취 음식”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인구 급증에 따라 2050년 현재의 1.7배 식육 수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되는 바, 기존 축산방식은 한계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꼬집었다.

조철훈 교수는 “축산분야가 마치 기후변화의 주범인양 호도되고 있는 것처럼 이야기를 하는데, 우리나라 같은 산업국가의 경우 축산은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의 3%를 담당해, 축산 농업이 온실가스의 주범이라고 얘기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일갈했다. 그는 “비율적으로는 1990년 대비 2017년 줄었다”고 알리며, “다만 공동의 온실가스 감축 노력에 함께 한다는 점에서 배양육 개발의 의의가 있다”는 점을 밝혔다. 배양육의 장점은 자원과 토지 이용률 감소, 온실가스 배출 감소, 동물복지 실현, 전염병 감소 등이 있다. 조철훈 교수는 “식량안보 차원에서 이런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고 본다”며, “다음 패러다임인 세포농업을 구축하는 데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험실 배지에서 증식시켜 키우는 배양육은 아직 상업화되지 않았고, 가격 면에서도 시장 적용 가능성을 따져봐야한다. 현재 배양육 기술을 개발하는 곳은 100곳이 넘으며, 특히 다국적 축산기업인 Tyson foods, Cargill 등이 대규모 사업을 투자 중이다. 2013년 모사미트에서 최초로 햄버거 패티가 나온 것을 계기로, 이후 멤피스미트로 사명을 바꾼 업사이드 푸드는 2016년에 미트볼을, 2017년에 후라이드 치킨을 배양육으로 만들었다. 이외에도 여러 개발 사례들이 있으며, 우리나라도 시험 개발을 하고 있으나 아직 초기 단계에 있다. 이에 반해 싱가포르에서는 지난해에 식약처 허가가 났고, 올해에는 배달을 하고 있는 등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배양육은 기술적으로 근육줄기세포를 유도분화하거나 유전자편집을 해 분화하는 교차분화, 배아줄기세포를 배양하는 방법이 있다. 현재는 유전공학기술을 많이 활용하지 않는 근육줄기세포를 이용하는 방법을 주로 적용하고 있다. 조철훈 교수는 “앞으로의 과제는, 어떤 세포를 가져야만 가장 효율적이면서 품질이 우수한 형질을 만들어낼 수 있는가에 있다”고 설명하며, “그 다음이 배양액인데, 배양액은 가장 비용이 많이 들어가며, 안전성도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 같은 배양육은 아직 대량 생산을 위한 효율적 방법이 구축되지 않았다. 배양육의 대량생산을 위해서는 지지체를 구축해 식육화를 위한 형질을 갖추는 것이 매우 중요한 과제다. 두 번째 주제발표를 한 배호재 건국대 줄기세포재생공학과 교수는 배양육을 생산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되는 지지체에 관한 조직공학기술에 대해 설명했다.

배호재 교수에 의하면, 인공조직이 커져 가면 안쪽에 존재하는 세포들은 영양분을 충분히 공급받지 못해 괴사하게 돼,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지지체를 만드는 것이고, 이는 조직공학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그는 “형태가 기능을 결정한다”는 것은 조직공학에서 기본적인 이론이라면서 그만큼 조직 구성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배 교수는 “근육세포는 부착돼서 증식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배양속도가 매우 느리다”며, 원통형의 젤 허브에다가 다진 고기를 붙여서 패트를 만들어낸 사례를 소개했다. 그러나 이는 수많은 연구원들이 수작업으로 해야 해 아직 스테이크 같은 고기는 만들어내지 못한다고 전했다. 스테이크칩 역시도 만들 수는 있으나 그보다 두꺼워지면 세포 안쪽으로 영양소가 공급되지 않아 괴사한다고 한다.

배 교수는 “궁극적인 연구분야인 굵은 고기를 만들려면 지자체가 필수다. 큰 사이즈의 인공조직 안에 혈관구조를 만들어주는 것이 그간 주요 과제였다”고 밝힌 뒤, “혈관에 존재하는 세포와 조직의 세포가 필요한 배양액이 달라 아직 극복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대량배양 할 바이오리엑터 시스템이 해결되고 기술들을 다 최적화시켜야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먹고 말고는 “안전성 확보된 뒤 생각해볼 일”, 소비자 선택 존중돼야
이어진 종합토론 시간에는 5명의 지정토론으로 진행됐다. 먼저 이창규 서울대 식품·동물생명공학부 교수는 기술적 부분에 대해서 부연 설명했는데, “배아줄기세포는 무제한 증식할 수 있어 동물복지에는 좋지만 기술적으로는 좀 어렵고, 근육줄기세포는 제한적으로 세포분화해,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동물의 희생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기술장벽은 낮아 현재 배양육 개발에 많이 이용한다”고 설명했다. 또 “배양육이 가지는 장점을 세포 측면에서만 봤을 때, 실제 가축을 키울 때 들어가는 사료 등 투입을 따지면 훨씬 효율적”이라면서, “32개월 공 들여 소 하나 키우는 것보다 28번의 세포분열 후 1kg 배양육 키울 수 있어 효율성이 좋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유일하게 축산업 관련 입장을 표명하기 위해 참석한 이승호 축산관련단체협의회 회장은 “배양육은 축산을 대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의 배양육 기술개발 투자확대 기조에 유감”임을 표명하며, 배양육 기술 개발에 2018년도 3억원대에서 2020년 15억 대로 5.4배 증가했다는 점을 언급, 축산농가 입장에서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배양육은 고기라는 명칭이 부적합하다. 배양육은 세포를 증식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기술이 들어가는 합성물로서, 육류만이 제공할 수 있는 필수아미노산이 배양육에는 포함돼 있지 않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배양육은 먹거리로서 안전하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는데, 배양육은 생산과정에서 과도한 항생제를 투입해 인체유해성 논란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아울러 “배양육 생산을 위한 배양액은 말이나 소의 태아 혈청을 활용하는데, 임신한 소를 도축해 태아를 적출한 뒤 태아로부터 혈청을 뽑아내어 생산된다”며, “이는 동물복지에 모순적인 구조”라고 비난했다.

끝으로 그는 “정부는 배양육 연구 지원이 아닌 기존 축산업부터 지원하라”고 요구했다. “축산업을 환경오염 주범으로 정책 접근하고 있는데, 우리나라 온실가스 배출 현황 보면 축산은 배출 총량의 1.3%에 불과하다”는 점을 밝히며, “우리나라 식량안보의 기반은 엄연히 축산업이다. 축산업 자급률 높일 수 있도록 정부는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제 발표 등에 대해 “연구를 많이 하셨지만 연구 결과로만 만족하는 것이 좋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일갈했다.

소비자들을 대표해서 나온 윤명 소비자시민모임 사무총장은 배양육을 포함한 대체육 시장의 우려에 대해 전했다. 인터넷을 보면 ‘배양육’과 ‘대체육’ 등 용어가 혼재돼 사용되고 있다는 점을 들며, “대체육, 하면 지금의 식육을 대체해야만 하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에, ‘배양육’, ‘대체육’ 등에 대한 용어 정리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축산업과 대체육은 미래 식량안보를 위해 보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다만, 소비자들에게 올바른 정보가 제공될 수 있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지금 환경과 관련한 문제가 소비자들에게 중요한 부분이라서, 치우친 정보가 전달돼 소비자들이 오해하지 않도록, 제대로 알고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에서 나온 노수현 농림축산식품부 식품산업정책관은 “세계 육류 대체식품 시장은 약 50억 달로 규모이며, 2023년까지 연평균 6.2% 성장을 전망한다. 대체식품산업과 축산업 등 기존 농업과의 관계 설정 및 상생을 위한 사회적 합의 도출에 신경 쓰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강대진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기준기획관은 배양육의 안전성 검증과 관련해, EU는 기존의 Novel Food 승인 체계에 따라 관리하고 있으며, 미국은 생체세포의 채취, 성장 및 분화는 FDA가 관리하고, 배양육을 수확하는 단계에서는 USDA에서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싱가포르의 경우 지난해 3월, 세계 최초 배양육 3품목을 승인했다. 우리나라와 호주의 경우도 배양육을 신산품으로 보고 있으며, 특히 우리나라는 배양육에 특화된 지침을 개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튜브 생중계로 진행된 이날 토론은 ‘배양육’이라는 아직 경험해보지 못한 한국의 소비자들에게 관심과 우려를 함께 자아냈다. 실시간으로 댓글을 통해 질문공세가 이어졌는데, 대부분이 안전성과 경제성에 관한 것이었고, 또 배양육이 실제 육류의 맛과 풍미를 어느 정도로 따라갈 수 있는가 하는 부분도 주요 관심사였다.

배호재 교수는 “마블링 등 지방조직에 대해 많이들 물어보시는데, 최종적으로는 더 연구를 해야 할 것 같다”며, “지방은 밀도가 달라서 기존 대량배양으로는 할 수 없기 때문에 다른 방법을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이창규 교수는 “배양육은 신선육을 따라가기보다는 가공육 소재로서 접근해서 환경, ESG에 발맞춰가고자 하는 것”이라면서, “종국에는 신선육과 비슷하게 맛을 구현하는 것이 목표이지만, 근육세포와 지방세포를 따로 분화해 섞어서 가공육으로 만들어 제공하는 것을 먼저 하려 한다”고 부연했다.

안정성과 관련해 조철훈 교수는 “기술 발전하면서 항생제 사용문제는 극복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고, 배양액과 관련해 가축동물로부터 혈청을 뽑아내 사용한다는 의견에 대해서 “혈청은 쓸 수가 없다”고 일갈했는데, “가격도 비싸고 품질유지도 안 될 뿐만 아니라 안전성도 보장되지 않는 방법이며, 또한 비윤리적이다”고 이유를 밝혔다. 그는 “선도적인 기업은 무혈청 배지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혈청을 쓰지 않는 것만으로도 원가 절감이 되는 것”이라는 생각도 전했다.

대부분의 패널들은 배양육은 검증을 거쳐 안전하다고 허가가 났을 때 제공되는 것이고, 또한 배양육이 상품화된 뒤에도 그것을 먹을지 말지는 소비자들의 선택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전 세계적으로 환경문제와 식량안보에 대한 관심과 해결 노력이 증대되고 있는 가운데, 배양육 기술 개발과 산업분야 성장은 점차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배양육이 인류의 먹거리 문제 해결을 위한 중요한 수단이 될지, 아니면 열지 말아야 할 판도라의 상자가 될지, 판단을 위해서는 좀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박희정 기자  doban0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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