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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보다는 학벌, 지연, 수상경력 블루칩 작가 선호하는우리 풍토와 너무 다른 문화적 충격!!
  • 미래환경
  • 승인 2011.06.28 10:22
  • 호수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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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작가 현숙 에릭슨(Hyunsuk Erickson)의 귀국 작품전이 지난 3월 4일부터 11일까지 8일간 경기 하남시 우명갤러리에서 열였다.

‘생명의 향기:꽃의Eros’전 “인간은 우주 앞에 작은 티끌도 안된다, 음양, 생명, 환희 등 자연이 주는 경외감에 인간은 숙연해질 수밖에 없다.” 라는 현숙 에릭슨.  그는 11년 전 미국으로 건너가 미군 로버트 에릭슨 소령(47)을 만나 결혼했다.

남편이 주한미군으로 3년간 복무한 덕에 한국에서 살기도 했었던 그는 슬하에 찰리, 벤, 페트릭, 대니, 네명의 아들 모두 그의 작품 세계에 영감을 주는 소중한 존재이다. 

미국 텍사스주에 살고 있는 그는 5개월 전에 꽃, 여성, 음양을 주제로 한 그의 작품을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페이스북에 올렸는데 모두가 하나같이 ‘작품을 보면서 마음의 평온을 찾는다’ ‘에너지를 얻는다’ ‘심오한 의미가 전해진다’ 는 등 찬사가 이어졌고,

2300명으로 늘어난 지난해 10월쯤 페이스북 친구들 사이에 작품을 직접 보고싶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었고 문화예술 커뮤니티 ‘담벼락문화포럼’의 허준혁씨가 오프라인 전시회를 성사시켰다. “각박한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휴식 같은 그림을 그리고 싶다. 페이스북을 통해 더 많은 행복을 전하겠다”라고 고국의 개인전 소감을 피력한 현숙 에릭슨을 만났다.

   
 
■ 한국에서 작품 전시회를 하게된 소감을 말씀하신다면

“한국에서의 개인전은 이번이 다섯번째 입니다. 그중에서도 이번 전시가 제게 아주 특별한 것은 단순하게 작가가 그림을 선보이는것이 아니라 작품의 전 제작과정을 함께하고 기다리고 기뻐하고 신기해 하던 감상자들 자신들의 작품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그분들과 함께 한 결실을 함께 나누고 함께 볼 수있다는 것이 얼마나 가슴설레고 벅찬 일인지 모릅니다.”

■ 작품을 보면 마치 재활용 소재를 사용한 것처럼 친근함이 예술작품 중에 많이 녹아 있는데, 여성이 일반적으로 감정이입의 경향이 강하다고 보는데 본인은 어떻습니까.

“저는 기존의 고정관념을 벗어나 어떠한 소재도 작품에 도움이 된다면 사용할 수 있다고 믿고 작업을 합니다. 단순한 캔버스나 천을 벗어나 살아있는 꽃이나 구슬, 금속들도 제 작업의 주재료들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일상에서 항상 접하기 쉬운 재료이기 때문에 보다 더 친숙함과 정서를 함께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감정이입이란 것은 개인의 차가 아주 크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은 하얀도화지처럼 한없이 순수합니다. 그렇지만 경험으로 쌓여진 잔상이나 이미지 그리고 색상 등의 폭이 어른들과 같을 수는 업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소 즉흥적이고, 또 선호하는 것들를 직설적으로 표현을 하지만 깊이에 있어서는 상대적으로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여성들은 남성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감성적인 분들이 많지만 남성들도 매우 섬세하고 색이나 이미지를 민감하게 받아들이거나 임팩드있게 기억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이런 분들은 색상이나 이미지들에 대한 깊은 잔상으로 작품감상을 한다거나 보통사람보다 감정이입이 아주 강하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습니다.저 역시 작품구상에서부터 모든 경우의 수를 다 오픈하고 그속에 최대한 몰입하는 스타일이라 작품 곳곳에 제 철학과 감성이 진하게 묻어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 전시장 한쪽 벽면을 꽉 채운 가로 17m, 세로 3m짜리 대형작품 ‘존재’라는 작품은 어떤 영감이 떠올라 대작으로 탄생 되었는지요. ‘존재’ 의 작품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뉴욕의 첼시에서 웅대한 작품전을 보면서, 전시장 전체를 하나의 작품으로 덮어 전시를 하면 그 웅대함을 뛰어넘어 어떤 위대함과 장엄함, 그리고 감동까지 줄 수 있겠다는 열정이 가슴 깊숙한 곳에서 뭉클거리는 것을 느끼면서부터였습니다.

첼시에서의 작품전은 그 웅대한 스케일로 인해 감상자들이 압도당하는듯한 느낌과 감동은 아직도 잊을 수 없을만큼 제게 너무나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쉽게 눈에 보이는 벽뿐만아니라 천정도 바닥도 모두 그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작품으로 보여지게 되었답니다. 그래서 언젠가는 꼭 한번은 전시장 전체를 하나의 작품으로 뒤덮고, 나아가감상자들까지도 작품속에 포함시키는 거대한 도전을 머리속으로 수도 없이 그렸습니다.

한국에 있는 동안 몇몇 갤러리에 문의도 했었지만 여러가지 사정상 여의치못해 결국 미국으로 와야했습니다. 이후 페이스북에 제가 작품을 통해 표현하고자했던 이상과 감성들을 작품에 대한 간략한 설명과 함께 하루하루 일기처럼 정리해왔습니다. 그

러한 저의 일련의 과정을 지켜보던 페이스북 친구분들 중 작품을 직접 보고 또 작품에 대해 함께 의견을 나누고 싶다는 분들이 많아지면서, 뜻밖에도 갤러리를 마련할테니 작품전을 해달라는 요청이 왔습니다. 얼마나 기쁘고 감사했던지요. 갤러리도 쉽게 구하기 힘든 대형갤러리라 흔쾌히 수락하고...

그 날 이후 글자그대로 제몸속에 있는 모든 열정을 쏟아내듯 작업에 빠져 버렸습니다.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었지만 오래전부터 열망해해왔던 터라 바로 작품구상에 들어가면서 거의 매일밤을 새다시피한 끝에 마침내 꿈에도 그리던 작품을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그때의 기쁨이란...지금도 가슴이 터질듯합니다.

전시장의 가장 넓은 벽을 선택하고 방법적인 것은 미리 계획하고 있었던데로 여러조각의 천을 늘어뜨려 벽에 부착하고, 생명의 근원이자 제가 가장 좋아하는 물부터 그려나갔답니다. 저는 평소에도 물을 무척 좋아해서, 물만 보면 뛰어들고싶고 물을 느끼고 싶어 수영을 즐깁니다.

물을 가르고 나아갈때는 바람과는 또 다른 물살의 느낌과 기쁨이 있습니다. 수영을 할때면 나 자신이 자연속에 그대로 놓여져있고 자연이 온몸을 감싸는 듯한 느낌 때문에 너무나 편안하고 행복해집니다. 그러한 물을 시작으로 이 대형 작업을 시작하였습니다.

중간부분에는 우리가 서있는 땅을 담았습니다. 우리 인간들도 자연의 일부이겠기에 식물, 꽃 등과 함께 생명체들의 세상을 담았습니다.윗 부분에는 미지의 세계인 우주를 담았습니다.

학창시절, 미국에서 천문학을 듣는 동안 대형화면을 통해 수도없이 보았던 우주의 동영상들이 얼마나 충격적이고 아름다웠는지 수업시간 내내 우주에 떠다니듯 했습니다. 수업을 들으면서 비록 보이지도 않을 만큼 작은 나자신의 존재이지만 안에 자리 잡은 꿈은 얼마나 광대한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삼라만상이 음양의 조화속에 우주에서 어떻게 존재하는지에 대한 질문들을 나자신에게 수없이 하고 그 답을 찾고자 했습니다. 이렇듯 물과 땅, 우주라는 거대한 자연...그속에 꿈틀거리는 위대한 생명체들을 담고있는 자연을 인간이라는 이름과 눈으로 바라보면서 나자신의 시선을 통해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 이번 전시회 이후로 미국이나 한국에서 전시회 계획이나 페이스북을 통한 작품 제작 과정을 이번에도 공개 할 예정 입니까.

오는 5월에 있을 오스틴의 해븐 겔러리 전시는 한국의 전시 기획이나 진행 과정과 어떻케 다르게 진행되는지 페북에 공개할 것입니다. 물론 작품도 올려드릴 예정이구요. 그리고 10월17일 부터 11월16일까지 있을 전시역시 페북친구들과 함께 할 예정입니다.

■ 부군께서는 지금도 미군으로 근무를 하고 있습니까.

남편은 4월 아프칸니스탄으로 파병을 가게 됩니다. 미군이라면 다소의 오해와 편견을 가졌던 저이지만 함께 살다보면니 미처 몰랐던 많은 것들을 알게되었습니다. 목숨마저 장담할 수 없는 극도로 위험한곳에 평화라는 명목아래 일년을 가족과 떨어져 가야합니다.

저야 정치를 잘모르지만 얼마나 많은 젊은 혼령들이 어쩌면 직접적인 상관도 없는 나라와 국민들를 위해 싸우다 목숨을 잃고 다치는 것을 보면서 참을수없는 슬픔과 회환을 느끼면서 이제는 진정으로 그들을 위해 기도하고 눈물흘립니다.

누구든 자신의 형제나 자매 혹은 남편이 그렇게 머나먼 객지에서 사랑하는가족을 남겨둔채 다치고 죽어간다고 생각하면, 쉽게 비판하고 욕할 수만을 없을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들이라고 사람인데 왜 두렵고 무섭지 않겠습니까. 그럼에도 그들은 더 중요한 평화라는 명제를 위해 떠납니다.

살아서 돌아올지 모를 이별앞에 부둥껴안고 흐느끼는 수많은 가족들과 생사를 넘나들면서도 가족을 그리워하다 돌아와서는 다시 재회의 기쁨을 나누는 눈물들은 적어도 제게는 남의 일이 아닙니다. 바로 저의 일이자 제 남편의 일이고 제아이들 아빠의 일이자 우리 가족이 일이기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결혼전부터 남편은 한국을 사랑했고 지금도 사랑합니다. 아내의 나라이기 때문입니다.”

■ 끝으로 한국 미술계, 갤러리, 관람객들에 대한 소회와 전시회 동안 힘들었던 점은

“저는 사실 처음 한국을 떠나면서 제작품들을 대부분 미국으로 가져오면서 다시는 한국에서 전시를 하지 않겠다고 결심했었습니다. 작품활동에만 집중하기에는 너무나도 열악한 한국의 화단현실에 대한 실망이 너무 컸기때문입니다.

어쩔수 없는 현실 앞에 수많은 작가들이 현실과 타협하여 자신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대중에 영합해야하고, 일부는 어느정도 안정되면 더이상의 모험이나 도전없이 우려먹기식으로 안주하면서도 대접받는 풍토는 유망한 작가들의 순수한 의욕마저 무참하게 꺾어버리는 것을 수없이 많이 봐왔기 때문입니다.

당대의 대가들도 작품의 완성이라는 것이 없었기에 죽는날까지 고민하고 파헤치고 끄집어내는 일를 하다 갔는데, 조금 작품이 잘 팔리면 화랑도 작가도 색만 조금 바꾸고 형태만 조금 바꾸면서 자신의 스타일이라는 이름으로 붕어빵찍어내듯 안주합니다.

작품구매자 역시 자신의 취향이나 기호보다는 일칭 전문가라는 사람들의 소견에 따라 구매를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전문가들도 대개의 경우 자신의 수익여부에 따라 작품을 추천하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어 화단전체의 발전과 창의성을 저해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던 제게 이곳 오스틴에서의 화단풍토는 너무나 달라서 처음엔 의아스럽기까지 했습니다. 낯선 미국땅에서 처음 만난 디렉터는 다른 어떤 질문도 없이 제 그림을 보고 싶다고 했고 그이후 다시 전문가들을 동반하여 제 작업실을 직접 방문하고는 전시를 하자고 먼저 요청을 해왔습니다.

그들의 평은 제작품이 너무나 독특하고 에너지가 있다면서, 나만의 칼라가 있다는 것은 이 세상에 없는 것을 찾아 낼 수 있는 훌륭한 작가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말을 듣는 순간 작품보다는 학벌-지연-수상경력 등을 먼저 묻는 우리 풍토와는 너무도 달라 머리끝까지 소름끼치는 문화적 충격을 느끼며 바로 그자리에서 전시를 결정을 하였습니다.

그들에게 작품외적인 조건은 필요 없었으며 오로지 작가의 역량과 작품만이 있었습니다. 제 고향은 어디까지나 한국입니다. 우리 한국화단도 보다 선진화되고 투명해져 수많은 신진작가나 평생을 미술에 몸담아오신 분이 제대로 된 공정한 평가와 대우를 받으며 작품활동에 매진할 수 있는 풍토가 되기를 바랄뿐입니다.

이번에 제가 한국을 찾은 것도 이왕이면 한국인들이, 나의 친구들이 좋은 작품을 통해 작품에 대한 안목을 넓히고, 식견을 높이면서 문화적 질을 제고하기 위한 노력과 기쁨을 함께하고 싶은 마음에서, 비록 몸은 힘들지만 열심히 행복하게 전시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다시한번 고국에 계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면서 계속 지켜봐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홍순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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